당신은 왜 웃으시나요?
이 글은 극히 개인적인 잡상을 가지고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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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람은 누구나 자기 자신은 좋게 판단한다고 하죠.
요즘은 자신의 성품에 대해 생각하고 있습니다.
나 자신은 원래부터 자기 자신의 성품을 좋게 평가하지 않았지만, 최근에 들어서는 그 생각 자체가 오산이었음을 깨달았습니다.
자기 자신에게 좋은 점이라곤 하나도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나도 모르게 나 자신을 마음속 어딘가에서는 좋은 녀석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거죠.
지금도 마음 속 한 구석에서는 그렇게 믿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자기 자신이 자신의 생각보다 너무나도 못난 인간이라, 살아간다는 것에 죄책감마저 느낍니다.
알고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사과장이라도 발송하고 싶어요.
최근 두 사람에게 편지를 보냈는데 사과하고 싶어서 쓴 편지였는데, 보내놓고 나니 사과의 말이 불충분했다는 것을 깨달아버렸습니다.
좀 더 죄송했습니다 하고 적었어야 했는데.
보내버린 편지는 어쩔 수 없지만 결국 자기 변명으로 점철된 편지가 되어버렸구나 싶어서 또 자책감만 더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작품인 <피를 마시는 새>에 이런 대목이 나와요. 상냥한 사람들이 사는 마을은 모든 사람이 서로를 깔보고 있는 마을이라고.
요즘 도통 웃을 수 없고 남에게 상냥하게 대하지도 못하는 나 자신을 보며, 내가 상냥해질 수 없는 건 마음 속 깊은 곳에서 다른 사람들을 더 이상 깔볼 수 없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타인에게 상냥하게 대하는 것은 타고난 상냥함과 성품에서 우러나는 것일텐데, 제 성품은 상냥하지도 않거니와 오만하기 짝이 없는 성품이었던 거죠.
이런 성품을 대체 어떻게 고칠 수 있을 것인가 생각합니다. 무슨 대단히 충격적인 사건이 일어나서 개심한다면 고쳐질까요?
그런 충격적인 사건이 없으면 영영 고칠 수 없는 것일까요?
2.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으면 여러 사람을 매일 보게 되는데 인상이 다 달라요.
항상 봐도 무뚝뚝한 표정을 한 사람이 있고 항상 웃는 얼굴인 사람이 있어요.
제가 주목하는 건 후자의 사람들이에요.
전 요즘 도통 웃어지지가 않아요. 그래서인지 늘 웃는 얼굴인 사람들이 신기하달지 이유가 궁금해요. 잡고 '왜 웃고 계세요?'라고 질문하고 싶기까지해요.
아마 그런 분들은 이유가 있어서 웃는 건 아닐 것 같긴 해요.
하지만 늘 웃는 얼굴이란 게 너무 신기해요.
웃는 얼굴이라서 득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전 계산적이겠죠. 실제로 저도 웃는 얼굴인 사람에게 더 호감을 갖게 되는걸요.
얼마 전 스승의 날이라 지도교수님을 뵙고 왔어요.
교수님은 제게 말씀하셨죠. 웃으라고. 능력보다 호감이 더 중요하다고.
제 얼굴은 굉장히 험상궂은 인상인가봐요. 잇몸은 돌출되어 있어서 가만히 입다물고 있어도 부루퉁해 보이고 웃어도 화낸다는 소리를 듣죠.
얼굴을 어떻게 할 수도 없으니 표정만이라도 어떻게 해야겠지만, 웃을 수가 없어요.
웃기가 너무 힘들어요. 항상 의식해서 웃는다는 게 너무 버거워요. 정신 차려보면 또 무뚝뚝한 표정으로 돌아가 있어요.
세상은 웃는 얼굴을 요구하는데, 웃는 얼굴이란 게 이렇게 노력이 필요한지는 몰랐어요.
웃는 얼굴을 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으로 가고 싶다고까지 생각했어요.
이 글을 읽고 있는 분은 평상시 웃는 표정이세요?
왜 웃고 계신 건가요?
이유는 없을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묻고 싶어요.
어떻게 웃을 수 있나요?
3.
여름이 오고 있네요.
한낮에 부는 바람이 뜨거워지기 시작했어요. 햇살은 말할 것도 없고요.
또 더운 여름이 오겠죠. 생각만해도 지치는 것 같아요.
여름 좋아하시나요?
여름에 좋은 기억은 거의 없지만, 태풍이 오는 날 집 안에서 거센 비와 바람소리를 들으며 멍하고 있을 때가 좋네요.
최근에 애니메이션을 하나 떠올렸어요. 무더운 여름날 보았던 애니메이션이었는데, 그 애니메이션을 보면 여름날의 생각이 나요.
그리고 그때는 아직 미래를 믿고 있었던.... 그런 작고 그리웠던 나날을 떠올렸어요.
지금의 전 헤메고만 있을 뿐이지만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
2. 저도 눈이랑 눈썹만 보면 화난 사람처럼 보이는 인상이라 입이라도 웃자며 연습을 많이 했습니다. 사십줄 넘어가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얘길 듣고 삼십대에 의식적으로 노력을 많이 했죠. 무표정하게 가만 있다가도 입꼬리가 처지는 느낌이 나면 부러 '히힛' 하고 한 번 웃어 봅니다. 얼굴이 먼저 웃으면 기분이 따라서 좀 밝아지기도 하더라고요. 하루종일 인상쓰고 부루퉁하게 있으면 이제 오히려 얼굴이 피곤해서 그냥 얼굴도 풀고 마음도 풀어버립니다. 전 그냥 심호흡 길게 한 번 하고 '히힛' 이 정도로 기분바꿀 계기를 만들어요.
1. 스스로에게 이상형의 인간을 요구해서 그래요. 이만하면 괜찮지라고 말해도 그 이만하면 자체가 이미 높은 경지에 있는걸요. 모자란 자기 자신도 사랑해주는 사람만 있다면
(가족이든, 연인이든, 친구든 간에.) 가까스로 여기서 그만 만족할까하는 수준에는 갈 수 있지 않을까해요. 그런데 저 역시 제게 될 수 없는 인간형을 요구하는 사람인지라
말하시는 바, 모두 동감하고 있어요.
2. 전 잘 웃어요. 안면근육마비를 겪고 오른쪽 안면이 아주 살짝 마비되어 있는 상태로 이십년이 흘렀으나 여전히 잘 웃습니다. 물론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을 때만요.
그 외에는 글쎄요, 그닥 웃을 일이 없네요.
3. 여름, 싫어요. 정말 싫습니다. 특히 작년에 입었던 원피스를 입을 수 없는 복부가 되어버리고 나서는 더더욱 싫어졌습니다.
생각하면 똑똑하게 저절로 세상을 반쯤 이해하면 산 사람이 얼마나 있겠습니까.
있어도 자신도 모르는 우연이었겠죠 난 우연이 없었다고 위로해야죠.
무게 잡으려 일부러 잘 안웃으려는 사람들 많아요.
교수님 참 좋은 말씀 하시네요.
저도 전엔 여름에 세상이 소용돌이 치게 막 불어 고요한걸 즐기곤 했죠.
지금은 우리집 날아갈거 같아 제발 바람아 빨리 가 그러고 있어요.
타고난 것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전 잘 웃는 편이에요. 원래 웃음이 많기도 하고, 의식적으로도 타인에게 따뜻한 표정을 보여주려고 하죠. 전략적인 건 아니에요. 그냥 제가 좋은 표정을 보여줬을 때 상대도 마음이 부드러워지는 그 분위기가 좋아서 그래요. 제가 볼 때는 일부러 웃어야지 하면 좀 피곤할 거예요. 그런 느낌 자체를 즐기는 게 좋을 거 같아요. 호감을 주고 호감을 받는 일상의 사소한 기쁨이요.
1. 제가 심리상담 받으면서 느끼는 답답한 부분이 에아렌딜님 문장을 읽다보니 막 떠오르네요. '나는 이런 상황에서 이런 생각과 행동이 반사적으로 올라오는데, 그래서는 좋은 사람이 될 수 없는데, 어떻게 해야 바뀌는가?'
상담사의 조언을 받긴 하는데 들어도 그게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어요..
2. 어릴 때부터 '넌 입술이 두꺼우니 항상 웃고 있어야 입술이 좀 얇아보인다' 라고 어머님이 말씀하셨어요. 그게 습관이 되었고 지금은 기본 표정이 웃는 표정이긴 한데..
"밝으신 것 같아요" "즐거워보이네요" 란 류의 말을 들으면 거부감이 듭니다. 잘 속고 멍청하게 생겼다는 얘기 같아서. 네 저 -_-비뚤어졌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