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실록은 명작이라고 생각됩니다.

각종 장르의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게 어느 문학작품보다 훌륭해요.


아무데나 펼쳐서 읽어도 재미있네요. 세종25년 (1443년) 이 궁금해서 1월만 보는데도 재미있어요.


1.2일 부터 세종의 애민정신이 보이네요.

지기장현사(知機張縣事) 이효상(李孝常)과 지면천군사(知沔川郡事) 김숙지(金叔篪)와 보은 현감(報恩縣監) 최청강(崔淸江)이 사조하니, 임금이 불러 보고 이르기를,
“너희들이 임지에 가거든, 모두 형벌을 삼가고 백성을 사랑하라.”

1.3일에도 "환자와 사알의 일을 구분하여 환자의 과중한 업무를 줄이다"를 보면 관료사회의 재미있는 장면이 나옵니다. 임금앞에서 눈물을 보이는 관리도 나오고요.

 이에 앞서 임금이 승지를 꾸짖을 때 환자 김충(金忠)이 울면서 조서강 등에게 말하기를,
“하루의 만가지 일을 환자 한 사람이 출납하는 데에 노고가 견디기 어렵사오니, 여러분께서 힘써 상감께 청하시어 사알로 더불어 모든 일을 나누어 맡게 되면 여러분의 베푸신 은덕이 되겠사오니, 저희가 감히 그 은덕을 잊겠습니까.”

"온천욕을 취소하다" 에서는 당시 사람들의 의학적지식의 한계가 드러나고 있어요. 온천욕을 하면 눈이 좋아진다는게 진지하게 어전회의에서 당대 지식인들의 입에서 나오고 있는데 세종은 경험적 방법을 통해서 그건 근거없는 소리라고 일축하고 있고 백성들 피곤하게 하지마라고 하는데도 신하들은 충남이 풍년이라서 백성들도 익스큐즈 할 거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 장면을 보게되면 왜 신하들은 왕을 도성에서 멀리 떨어지게 하려고 저리 애쓰는가 싶어 음모론적 상상력이 모락모락 피어납니다. 그 다음날에도 신하는 왕에게 온천욕을 권하지만 허락하지 않습니다.

"이궁을 간의대 자리에 만들려다 취소하다" 에서는 살아서 왕위을 아들에게 물려주고 이궁을 지어 따로 나와 살려고 했는데 백성들이 힘들어 하는것을 걱정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 이후에도 상당히 재미있는 내용들이 하루에도 여러개가 있습니다.

1.5일에는 조선시대 사극에서 피 지배자를 옭아매던 강상의 도를 세종은 백성들의 억울한 일을 해결하는 수단으로 역으로 사용합니다. 아 이분은 정말.... 

1.6일에는 세종의 노동탄압의 현장을 볼 수 있는 재미있는 내용이 올라왔는데 '나이 70세 이상의 관리는 사직서를 제출해야만 사직할 수 있는 것을 이조에서 그 나이가 된 사람들에게 사직을 통보하게 한다는 내용같습니다. 그 당시 평균연령이 몇이기에 나이 70까지 부려먹었는지... 

1.7일에는 행정의 간소화로 
승정원에 전지(傳旨)하기를,
“이제부터는 외직으로 나가는 자 및 특별한 일로 멀리 나가는 자가 하직할 때, 2품 이상만을 불러 보도록 한다.”

혼인 연령에 대해 예조에 전지하다
예조에 전지하기를,
“남자는 16세 이상, 여자는 14세 이상으로 혼인을 허가하되, 그 중에 부모의 나이가 50이 지나서 사정상 혼인시킬 것을 원하는 자는, 남자나 여자가 모두 나이 12세 이상이면 관에 고하고 성혼(成婚)시킨다는 것을 이미 앞서 수교(受敎)하였으나, 이제 남자나 여자의 부모가 다 같이 50세가 지나야만 혼인시킬 것을 허가한다면 사정상의 소원을 이루지 못하는 자가 있을 것이니, 금후로는 남녀의 부모 중 한 사람이라도 연세가 50에 차면, 남녀가 다 12세 이상으로 혼인하도록 허가하라.”
아 어쩌면 이곳이 진정한 복지국가 아닌가 싶어요. 요즘 혼인가능 연령은 어찌 되나요.


    • 1.10일 웰컴 투 동막골 같은 마을을 발견했다는 제보를 받고 그것을 찾기로 결정하는데 비용/편익분석을 합니다.

      “이제 박원(朴原)이란 자가 역시 새 땅을 보았노라 하기에 원(原)의 말을 들어본 즉, 그것이 그 땅같이 의심되는데, 단출한 인원으로 깊숙이 들어가자면 변고(變故)를 헤아릴 수 없고, 여러 사람을 동원해서 멀리 가자면 막대한 비용을 당할 수 없으니, 어떻게 해야 할까 의논하여 아뢰라

      같은 날 또 신하들은 온천욕을 청하고 세종은 완곡하게 거절합니다. 

      아무튼 재미있습니다. 상상력도 자극하고 세종과 신하들의 논리싸움도 만만치 않고요. 각종장르가 아주 재미있게 펼쳐지는 작품이라고 보여집니다. 조상들의 과거 실생활이 활자로 옮겨져 전해져오니 이제는 문학작품이라해도 손색이 없어요. 
    • l'atalante/ 저는 조선왕조실록이 세계 최고의 역사서라고 생각되네요. 제대로 한번 정독 하고 싶은데 완결판(?)은 없겠지요??



      • 조선왕조실록은 오래전부터 민족문화추진위원회 사이트에 가면 완역본을 왕별로 읽을 수 있어요. 폰이라 링크를 못긁었는데 검색하심 사이트 나와요.
    • 그 중 최고의 개그 장면은 뭐니뭐니해도 태종의 낙마 사건.

    • 민족문화추진위원회는 한국고전번역원과 같은 곳인가요? 저도 보고 싶네요



      • 네 같은 곳입니다. 이름만 바뀐거죠

    • 관련 민법 규정입니다.


       


       제807조(혼인적령) 만 18세가 된 사람은 혼인할 수 있다.


       제808조(동의가 필요한 혼인) ① 미성년자가 혼인을 하는 경우에는 부모의 동의를 받아야 하며, 부모 중 한쪽이 동의권을 행사할 수 없을 때에는 다른 한쪽의 동의를 받아야 하고, 부모가 모두 동의권을 행사할 수 없을 때에는 미성년후견인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② 피성년후견인은 부모나 성년후견인의 동의를 받아 혼인할 수 있다.




      그렇다면 18세 미만자가 혼인을 하면 무효인가하면 그렇지는 않습니다.


      민법 제816조 제1호에서 '취소사유'로 규정하고 있기때문에, 취소되기 전에는 유효한 혼인입니다.


      (법률상은 이렇게 되어 있긴 합니다만, 아마도 구청에서 혼인신고 접수를 안해줄거에요 아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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