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금없는 고양이 바낭] 쓸데없이 충성스러운 녀석

저희 집엔 6월이면 만으로 9살이 되는 고양이가 있습니다. 얘는 거의 처음부터 식구들 중에 저를 제일 잘 따랐어요.

첫째인 개님도 절 제일 좋아하니까 전 이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네, 동물한테 사랑받는 거에 근자감 있습니다)

해가 갈수록 음 꼬마야 내한테 이렇게까지 쓸데없이 충성을 바칠 필요는 없단다?;;;; 싶은 느낌이에요.

 

이 녀석은 제가 여행을 가서 며칠 집을 비우면 하루이틀은 현관 앞에서 밤늦게까지 기다린답니다.

그러다 사흘쯤 됐는데도 제가 안 들어오면 빡치는지 새벽녘에 온 집안을 배회하며

우엉~ 우엉~ 울면서 돌아다녀 식구들의 수면을 방해한다더군요.(개랑 다른 고양이는 잠만 잘 잠)

 

저번 주 금요일엔 제가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를 보고 11시쯤 집에 갔더니 현관 앞에 나와있길래

오 꼬마~ 언니 오는 소리 듣고 나왔어? 라고 했더니 엄마 말씀이 1시간 전쯤부터 기다리고 있었대요.

평소엔 정상 퇴근 하면 7시 반~8시, 늦어도 10시 안엔 오는데 밤 늦도록 안오니까 이상했나 봐요.

언니가 말 안하고 영화 보러 가서 미안해 이러고 사과를 했습니다만 얘기하고 늦으면 안 기다릴까요.

 

이름 부르면 비교적 잘 오는 기특한 녀석인데 가끔씩 다른 식구들의 부름엔 멀뚱멀뚱 쳐다만 보면서 엉덩이 붙이고 있다가

제가 꼬마야~ 라고 부르면 기다렸다는듯이 우옹옹~ 하면서 총총총 다가올 땐 참 사랑스럽고 뿌듯하지만,

언젠가 독립해서 제가 일하러 간 시간 내내 집에 혼자 있을 꼬마를 생각하면 부담스러워요.

집에 거의 하루종일 사람이 있어도 이렇게 저를 기다리는데 아무도 없는 빈집에 있으면 어떡하나 벌써부터 걱정입니다.

고양이를 키워본 적이 없었을 때는 혼자 살면 고양이 키워야지, 고양이는 혼자 냅둬도 잘 있을테니까! 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어요.

    • 403 Forbidden.. 블라블라


      이 이미지는 클리앙.넷에서 링크되었습니다. - 엑박이래요.

    • 해서 클리앙에 가서 보고 왔습니다  : D 이불 텊텊

      • 외부링크 될 줄 알고 일부러 그쪽 경유했는데 안되는군요. 번거롭게 해드려 죄송해요.

        • 죄송할 것 까지야


          고양이는 진리니까요 : ]

    • 사진 등록을 어째해야 될 지 모르겠네요. Imgur도 안되고.ㅠ 일단 사진은 내립니다.;

    • hgdGGy8.jpg

      • 우왕 감사합니다!

        • 감사할 것 까지야


          고양이는 진리니까요 : ]

      • 근데 막상 제가 집에 와서 호들갑 떨면 왜 그래, 난 그냥 지나가는 길인데? 이러는 것처럼 심드렁하게 제 갈 길 가요.

    • 제게도 충성스럽고(저한테) 소심하고(대체로) 싸가지없는(저빼고 다른사람) 만8살 고양이 슈라가 있어요.제게 4개월차 아가가 생긴 후론 상실감에 슬퍼하고 주위를 뱅뱅 돌아요.. ㅜㅜ 일본으로 이사가야 하는데 가여워서 데려가려고요 ..
      • 그래도 슈라는 출산+외국으로 이사의 이중고에도 챙겨가는 주인을 만나 다행입니다. 아기랑 슈라랑 잘 지내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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