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까 말까 망설이다가 결국 봤습니다. 걱정했던 대로 보는 동안 괴로웠고, 보고 난 뒤에는 평소보다 더 많이 걸어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돌아오는 중에 길거리 현수막 하나가 눈에 들어 오더군요. '"불법" 이제는 숨을 곳이 없습니다' 라고 적혀 있는 지방선거 홍보물이었는데, 보고 있자니 허망하더라고요. 정말로 숨을 곳이 없기는 한가, 그리고 선거가 공정하게 치뤄진들 그게 갈 곳 없는 다른 한공주들에게 얼마나 도움이 될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무튼, 보길 잘 한 것 같아요. 평소에 그런 사건을 다룬 뉴스를 대충 넘겨버리는 편이었거든요. 아마 앞으로도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그런 뉴스들을 무심하게 지나치겠지만 그래도 '한공주' 생각을 한 번 쯤은 하겠죠. 누가 이 영화 볼만하냐고 묻는다면, 저는 그렇다고 말하겠습니다. 누구든 보고 괴로울 수는 있어도 후회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몇 가지 생각나는 것들을 적어 보면, 아카펠라 반 친구들의 캐릭터는 약간 작위적인 느낌이 들더군요. 일부러 현실이 아닌것 처럼 묘사된 게 아닐까 싶기도 하고요. 몇몇 관객들은 중간에 이 사람들이 나오는 장면에서 웃기도 하던데, 저는 그러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수영장 장면들은 처음 봤을 때 '세가지 색 : 블루' 생각이 났습니다. 오마쥬 같은 느낌은 아니었고 그냥 비슷한 소재라 연상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