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듯한 방안에 있으면서 좋은 노래 듣고 있는게 죄스러워서...

이렇게 편하게 있는게 죄스러워요. 애들이 그 추운 곳에서 누구든 기다리고 있을 걸 생각하니까

너무 미안해요. 이럴 때는 분노는 잘 안생겨요. 누군가에게 화풀이 할 생각도 안들어요. 

제가 분노를 일으킬 때는 대부분 제 자신을 향한 공격일 때가 많아서 이기도 하고요.

어떤 사람들이, 대체로 무고하고 착한 사람들이 곤경에 몰려서, 누구도 구하기 어려운 상황에 빠져

있다고 생각하면 더더욱 맥이 풀려요. 

오늘 동네를 걸어가는데 유기견같아 보이는 개가 돌아다니고 있는 걸 봤어요. 쟤를 누구한테든 신고

해야 할텐데 생각하면서 가까이 다가가는데 저를 경계하다 그만 차에 치일 뻔 했어요. 차가 자연스럽게

개 옆을 스쳐가는데 저는 꼼짝않고 서서 "안돼, 위험해."라고 소리치고 있었죠. 개도 차도 무사했지만

저는 멀어지는 개를 마냥 쳐다만 볼 수 밖에 없었어요.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었어... 

여기 꼼짝않고 앉아서 좋은 노래를 들으며 모니터를 향해 "안돼, 위험해."라는 말만 되풀이 하네요.


    • 타이타닉을 극장에서 보는 것은 거리를 두고 보는 데서 안전감이 확보되지만 실시간 벌어지고 있는 인재를 소식을 접하는 지금은 무력함과 분노를 느끼게 될 뿐이네요
    • 비현실적인 기분이에요. 이백팔십육명의 사람들이 지금 바다 한가운데 갇혀있는데, 심지어 생사도 모르고, 어쩌면 살아서 상상하기도 어려운 두려움에 떨고 있을지도 모르는데, 그 주위를 수많은 사람들이 구하려고 맴돌고 있는데도 이틀이 지나가고 있는 상황에서도 접근도 못하고 있고, 난 여기서 편하게 티비로 그 사람들이 갇힌 배를 수도 없이 보고 있고. 어떻게 이렇게도 무력할 수 있는건지.
    • 이렇게 무력함을 느낄수가 없어요. 별걸 다 만들어내는 과학기술이 있는 현시대에 바로 지천의 앞바다에서 삼백명 가까이 아이들이, 어디에 있는지도 뻔히 알고 있는데, 배 가라앉아 가는 모습을 두 눈으로 보고 있는데 아무것도 못하다니요. 다들 발만 동동 구르고 아무것도 못하다니요.
    • 강원도 대학생 OT 때도 그랬죠. 어른이나 학생이나 사람이 많이, 그 것도 인재로 생기는 일들은 보고 있자면 속이 타 들어 가고 분노가 지글지글 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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