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책의 날 기념 제1회 익스트림 리딩(Extreme Reading) 대회
이왕 하는 거
여럿이 참여하면 더 재미있을 것 같아서 올려 봅니다.
사연은 이러합니다.
어느 한가로운 주말,
저는 방바닥을 뒹굴거리며 멍하니 티비를 시청하고 있었습니다(네, 저는 티비 마니아입니다).
아마 XTM에서 방영한 프로그램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세상에 이런 대회가 있더군요.
이름하여 익스트림 다림질 대회Extreme Ironing.
귀찮기 짝이 없는 다림질이라는 행위를
일약 스포츠로 승화시킨 이 대회는
1997년에 영국의 어떤 젊은이가,
마찬가지로 저처럼 방바닥을 뒹굴거리다가 고안한 냈다고 합니다.
그러고 보면 인간은 역시 얼마간 머리를 비우고
뒹굴거리는 시간을 확보해 둬야 하는 걸지도 모릅니다.
어랍쇼 그런데 영국에서 조촐하게 시작됐던 이 대회가
마치 재크와 콩나물에 나오는 콩나물처럼 무럭무럭 쑥쑥 자라더니
급기야 다른 나라로까지 전파되어
지금은 전 세계에 수천 명이 참가하는 규모로 성장하고 말았습니다.
상금도 주로 트로피도 주고,
무엇보다 홈페이와 페이스북 등 공식 페이지를 만들어
다른 이들이 공개적으로 올리는 사진을 보며 서로서로 박장대소하는데(아마도 이것이 포인트),
굉장히 굉장하고 대단히 대단하기 짝이 없습니다.
잠시 감상해 보시죠.
허리가 부러지도록 웃으며 그 사진들을 바라보던 저는,
1) 세상에는 정말 제정신이 아닌 인간들이 잔뜩 있구나...에서
2) 그래도 상당히 재밌어 보이긴 해... 하고 고개를 주억거리다가
3) 가만 있자, 저걸 어떻게 좀 재활용해 보면...이라는 리싸이클적 마인드로 사고를 전환,
4) 책으로 해보는 것도 좋겠다...라는, 자못 어처구니를 상실한 생각을 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리하여 만든 것이 바로, 익스트림 리딩Extreme Reading 대회.
이 대회가 추구하는 철학(이라고까지 얘기하면 너무 거창하지만)의 핵심은 다음과 같습니다.
1) 극한의 상황에서도 책을 읽을 수 있음을 보여주겠다는 위편삼절韋編三絶적 마음가짐.
2) 그게 어렵다면, 오! 저런 상황에서도 책을 읽다니, 라는 정도도 무방.
3) 이왕 여기까지 왔는데 책 읽는 사진이나 한 방 찍어볼까, 하는 자세까지도 양호.
4) 다 필요없고 어쨌거나 웃기면 됨.
이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전,
나는 과연 어디까지 구현할 수 있을까를 시험해 보기 위해
지난 주말 피니스 아프리카에 출판사 대표와
무작정 강원도 일대를 간첩처럼 돌아다니며
하루 종일 익스트림 리딩Extreme Reading 대회에 어울릴 법한 사진을 찍어보았습니다.
하지만, 이거이거 쉽지가 않더군요. 쉽지 않아요.
안 돌아가는 머리를 굴려봤지만
도무지 적당한 컨셉을 잡기가 어려워서
결국 몸이 고생하는 방향으로 선회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과연 머리가 나쁘면 손발이 고생하는 법입니다.
하여 어떤 사진을 찍었는지 볼짝시면...
장소는 강원도 속초 근처에 있는 어느 황량한 바닷가.
그날(일요일)따라 싸늘하게 비까지 추적추적 내리고 말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훌러덩 옷을 벗어던지고 입수했다가...
삼 초 만에 얼어죽는 줄 알았습니다.
너무 차가우니까 머릿속에서 짜르릉 종이 울리는 듯했는데 아파트 차임벨은 아니더군요.
그래도 꽤 짜릿했습니다.
그 주변에서 백사장을 거닐며 사랑을 속삭이던 연인 몇 쌍은
아마 저희가 미친놈인 줄 알았겠지요.
다만 이런 노력이 무색하게도 결과물은 별반 재밌어 보이지가 않습니다.
저 옆으로 죠스 꼬랑지 몇 개가 보였다면 참으로 익사이팅했을지 모르는데.
그게 왜 지금 떠오른 거냐(한숨).
아아 실로 범인의 상상을 뛰어넘는 아이디어가 필요한 시점인 것입니다.
듀게에도 상상력 쩌는 분들이 좀 포진해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지금 막 그럴듯한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았습니까?
그럼 참가해 주십시오.
참가 요령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위에 적힌 설명들을 참고하여 컨셉을 정한다.
2) 단, 이때 도서는 피니스아프리카에의 신간 『벚꽃 흩날리는 밤』(기타모리 고)이거나
북스피어의 신간 『나는 어떻게 글을 쓰게 되었나』(레이먼드 챈들러)일 것.
3) 『벚꽃 흩날리는 밤』으로 컨셉 사진을 찍은 이는 피니스아프리카에 출판사 이메일(finisaf@naver.com)로 사진 접수,
『나는 어떻게 글을 쓰게 되었나』로 컨셉 사진을 찍은 이는 북스피어 출판사 이메일(reader76@booksfear.com)로 사진 접수
4) 마감은 4월 22일(화) 신데렐라 무도회가 끝나는 시간까지.
응모작이 모이면
피니스아프리카에로 접수된 사진 가운데 1등 먹은 작품 1장,
북스피어 출판사로 접수된 사진 가운데 1등 먹은 작품 가운데 1장을 선정하여,
4월 23일(세계 책의 날) 양 사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독자 투표를 통해 왕중왕을 가리게 됩니다.
1등 먹진 못했지만 출품한 사진 중에 재미있는 작품도 역시 홈페이지에 공개하겠습니다.
왕중왕 전에서 최고의 웃기고자빠라진 사진으로 선정된 분에게는
상금 500,000원(제세공과금 본인 부담)을 묻지도따지지도 않고 싸그리몽창 지급합니다.
익스트림한 노력의 보상으로 이 금액도 약소한 것 같긴 하지만.
자, 그럼 저는 당신의 상상력에 기대를 걸어 보겠습니다.
덧) 저 위 강릉 바닷가 촬영에 쓰인 책은 아래가 조금 젖었지만
잘 말려서 교정용 체크도서로 사용할 요량입니다.
걱정 마시길^^.
설정은 설정인데, 세상에는 무선 다리미도 많이 있으니까요.
아 귀여워라!! 사진들 보다가 육성으로 빵 터졌네요.
익스트림 리딩대회라... ㅋㅋ 참가는 못하겠고 기대만 해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