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아' 본격 스포만 있는 감상평

방금 보고 온 따끈따끈한 감상평입니다.


- 노아네 할아버지랑 노아 큰아들이 실뜨기 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실뜨기는 동양권 문화인줄 알았는데

아닌가봐요? 암튼 그 실뜨기가 노아 큰아들의 본격적(?) 연애의 시작점이 되는 것도 재밌었어요.


- 노아 둘째 아들은 전세계 (모태)솔로들의 대변자 역할이더군요. 여러가지 이유로 맘이 가는 등장인물이었습니다.


- 노아의 현대적 의상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좀 이상했는데 자꾸보니 괜찮은 것 같기도 하더군요.

다른 캐릭터들 옷에서는 위화감을 못 느꼈어요. 


- 노아가 일라에게 불러주는 자장가에서 음악의 힘을 느꼈습니다. 무려 인류의 운명을 바꾼 곡이 되겠네요. 

그런데 멜로디가 귀에 잘 들어오지 않아 아쉬웠습니다. 따라 부를 수 있었으면 좋았을텐데요. 


- 타락천사 바위덩이들이 방주를 짓는 장면에서 계속 스타크라프트같은 게임이 연상되어서 집중하기 힘들었어요. 

왜 저런 비쥬얼인가, 반지의 제왕의 영향인가 했는데, 타락천사들이 지구에 떨어지면서 끈적끈적한 것에 빠져버려서

변해버렸다는 설정에 납득이 갔습니다. 나중에 다 물에 빠져서 죽으려나 걱정했는데 그래도 소원대로 고향(?)으로

돌아가게 되어서 다행이었어요. 얼굴이 잘 구별이 안갔지만 노아랑 그 중 한명의 신뢰관계가 좋았습니다.

예상 외로 애착이 갔던 등장인물이었네요. 


- 동물들이 방주안에 들어오고 나서 마취(?)시키는 발상 좋았습니다. 그리고 제니퍼 코넬리가 약사(?)인 설정도 좋았어요.

임신 테스트 방법도 신선했습니다. 


- 노아가 인류의 추악함과 대면하는 장면들은 보기가 너무 힘들었어요. 지금의 인류와 별로 다른 점이 없어 보였습니다. 

죄가 없는 동물들만 평화롭게 살고 있는 세상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 헐리우드 재난 영화다운 화려한 영상과 압도적인 음향을 기대했었는데, 그 부분에서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다른 후기에서도 읽었는데 CG가 너무 티나는 장면들이 있어서 실망스러웠어요. 그래도 배우들, 특히 아역들의 

우월한 외모를 보는 재미는 있더군요. 어디서 저렇게 귀여운 애들만 골라왔는지. 


- 동물을 좋아해서, 동물들이 모여서 방주에 들어가는 장면만 보고 와도 티켓값이 아깝지 않을것이라고 기대했었어요. 

새들이 모여드는 장면은 좋았습니다. 다른 동물들도 좀 더 자세하게 보여줬으면 좋았을텐데 아쉬웠어요. 

첫 장면에 나오는 신기한 비늘이 있는 사슴같은 동물도 귀엽더군요. 


- 어떤게 연기를 잘 하는 건지, 어떤게 멋진 연출인지 잘 모르는 막눈입니다만, 제 눈에는 전반적으로 영화가 촌스럽게 느껴졌어요. 

화려하고, 신기하고, 화면가득 충격적인 비쥬얼을 기대했는데, 배우 얼굴 클로즈업이 왜 이리 많이 나오는지요. 

물론 배우들의 심리상태를 이해하기에는 좋았습니다만 평범한(?) 재난영화를 기대했던지라 맘에 안들었네요. 


- 오랜 기간 교회를 다녔지만 역시 오랜기간 신앙적 사춘기를 겪고 있는 저에게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하는 영화였습니다. 

두발 가인이 창조자에게 말 좀 하라고 절규하는 장면에서 감정이입했네요. 


- 영화가 나오기 전부터 꼭 보겠다고 맘을 먹었었고 드디어 보고 왔는데, 내가 왜 이 영화를 보려고 했었는지 기억이 안나요.

그저 재난 영화의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싶었던 것일지도 모르겠어요. 그런면에서 제 기대는 충족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두시간 정도 되는 시간동안 지루하지 않게 감독의 상상력을 즐길 수 있어서 재미있었습니다. 


- 이 영화를 어떻게 끝내려나, 감독이 참 고민을 많이 했겠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같으면 어떻게 끝냈을까 상상해보려고 했지만

힘들더군요. 나름 무난한 엔딩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고 보니 엔딩이 가장 성경적이었네요) 평범한 무지개가 아니라서 좋았어요. 


    • 한 번 봐야겠네요. ^^

      • 보신다니 스포 너무 많이 알려드린 것 같아서 죄송해지네요^^;; 

    • 저랑 비슷하게 보셨네요. 라이온킹 도입부의 온갖 동물들 나오는 거 보는 기분으로 방주에 동물들 타는 모습을 봤어요. 약으로 재우는 거 좀 웃겼지만 귀여웠고 뱀들도 타요? 대사도 귀여웠어요.
      • 침엽수님 글 읽었어요~ 뱀들이 몰려올때는 좀 징그럽더라고요. 


        동물들이 몰려오는 장면을 자세히 보셨을것 같은데 혹시 기린 기억나시나요? 덩치가 압도적으로 큰 코끼리는 보였는데 기린이 없다니! 하면서 막 찾았는데 결국 못 봤거든요. 


        쓸떼없는 디테일에 집착하느라 집중을 못했어요 ㅎㅎ



    • 제가 보고 난 감상은 '저기서 신이 제일 나빠.'였네요ㄱ-;; 자꾸 사람을 몰아대며 이래도? 이래도 나 믿을 거야? 믿어줄 거야? 그래도 나 사랑해? 시험해대는 걸 보면, 저 신은 그냥 애정결핍인가 싶었다니까요.

      • 저도, 신이 귀찮은 일을 벌려놓고 정작 마지막 중요한 선택은 노아한테 미루는 심술쟁이로 느껴졌었어요 ㅎㅎ

        • 친구 말로는 신은 '큰 그림'만 맞는다면 자잘한 건(?) 신경 안 쓰는 걸지도...라고 하더군요. 제가 보기엔 (굳이 자기가 만든 인간세상 쓸어버릴 거면) 타이밍 맞게 잘 처리했으면 잘 끝났겠구만, 일처리 제대로 안 하는 바람에 아랫사람이 완전 덤터기로 독박 쓰는 그런 느낌이었어요. 노아나 노아 가족은 진짜 뭔 날벼락에 뭔 고생임...;;; 대체 인간 알기를 뭘로 아는 거야!(버럭) 하는 느낌? ...대체 저거의 어디서 어디까지가 사랑이란 건지 누가 좀 말해줘. 가 제 감상이었달까요.

      • 근데 성경에 나오는 신은 실제로 더 그런면이있어요 실제 노아얘기는 이렇지도 않지만 욥이야기 한번 읽어보셔요 영화 노아에서 창조자가 노아를 괴롭히는건 아무것도 아닐정도같이 느껴져요
        • 성경은 어릴 때부터 옆에 끼고 (옛날 이야기책 보듯) 보던 인간이라 당연히 잘 안답니다! (모태신앙이라. 견진성사까지 다 받음.) 그때도 이상하다고 생각은 하고 있었어요. 대체 기독교의 신은 신이라면서 왜 이렇게 속이 좁고 쪼잔하고 편협하기 그지없는가! 사랑의 신이라더니 그 사랑 자기가 딱 찍어놓은 인간한테만 주고 있네! 루시퍼도 동성애자도 다 (완벽한) 자기가 만들어놓고는 왜 배척하라고 하나! 뭐 그래서 결국 중2 때부터 성당을 나가지 않게 되었지요...ㅇㅇ; 목사 딸이란 애가 이순신 장군은 예수님을 믿지 않았기 때문에 지옥에 갔을 거다. 우리 아빠가 그랬다! 란 말을 들었던 이유도 좀 있고.

    • 타락천사들의 지상모습은 유대신화의 골렘을 떠오르게 하죠.




      유대교(구약)의 신과 크리스트교의 신과 이슬람교의 신은 다 성격이 다른데 우리 나라 (일부)크리스트교는 구약의 신을 더 좋아하는 듯 보입니다.  

      • 골렘이라는 것이 있군요. 덕분에 새로운 것 알게 되었어요. 감사합니다. 

    • 영화 재미있게 보셨나요? 전 재미있게 봤습니다. 그렇지만 취향이 갈릴 거라고 생각했고, 그 중에 제일 재밌게 볼 수 있는 게 어린 시절에 성경공부 열심히 하다가 나이 들면서 여러 이유로 교회와 멀어진 지금의 20-30대일 거라고 생각했어요. 제가 꼭 그랬고, 제 동생도 그래서 재밌다고 하더라고요. 성경적 지식이 전혀 없는 사람은 일단 전개 자체가 이해가 안 될 수 있고, 반대로 지금도 교회 열심히 다니는 사람들은 성경을 왜곡시켰다고 불편해할 수 있으니까요. 




      방주 안의 동물들을 약초로 재우는 설정은 어린 시절에 언젠가 기독교 잡지의 질답 코너 같은데서 봤던 기억이 납니다. 방주 시절에 그렇게 많은 동물이 몇 주 동안이나 갇혀서 먹을 건 어떻게 했을까요? 배가 고파져서 서로 잡아먹으면 어쩌죠? 하는 질문에 아마 동물들은 전부 동면 상태에 빠졌던 게 아닐까 싶습니다 라는 내용의 답변이 달려 있어서 과연 그럴싸하다 라고 생각했었거든요. 

      • 딱 저네요! 제가 그래서 재미있게 봤나봐요

    • 매체가 전혀 없는 세계에서 과거를 떠올릴 몇가지 소재(노래와 뱀껍질, 구전)들은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책도 TV도 심지어 문자도 없는 세계를 그려야 했을테니까요. 오직 자연광으로만 아름다운 상을 만들어내는 것도 좋았구요. 인간종을 끝낼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면, 빨간색 원폭 스위치를 누르는 것처럼, 어떤 결과를 선택한다고 해도 후회가 남지 않을까 생각이 들더군요. 이미 끝났어야 할 세계가 (앞에 the가 붙어야 할듯한) 인간의 자의로 연장 혹은 지연되었단 느낌이었습니다. 어느쪽으로든 그 선택이 인간에게 주어졌다는 그런 느낌. 신이 있다면 인간을 개체가 아닌 군체로 이해할 것이란 느낌이었어요.
      • 자연광하니까 노을을 보던 노아와 부인의 그림자 실루엣이 생각나요. 잔인한 오후님 댓글처럼 진짜 책도 문자도 없는 시절에는 노래와 구전, 유물같은 것으로만 기억을 보존할 수 있겠네요. 뱀껍질을 팔에 두를 때 빛이 나던데, 전 그 때마다 혹시 팔이 변하거나 마법을 쓸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살짝 기대했었어요. 개체가 아닌 군체로 인간을 이해하는 신이라면 개인적으로 슬플 것 같아요. 인간이 개미 한마리를 보는 느낌으로 나를 내려다보는 신이라면요. 

    • 감독에 대한 정보가 미리 있었다면 아마도 재난영화의 블럭버스터를 기대하진 않았을텐데 말이죠. 광고가 잘못했어요...
      • 역동적인 포스터에 지레짐작해버렸네요 ㅎㅎ 다음부터는 꼭 감독이름을 체크할 것! 기억해두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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