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 그래비티랑 라이프 오브 파이 봤습니다

제목을 쓰고 보니 두 영화 줄거리가 비슷한 것 같네요.

갑작스러운 재난을 만난 주인공이 갖은 고난과 환각과도 같은 상황을 겪은 끝에 살아온다는 거요. 

영화를 본다기보다는 체험하게 하는 것 같은 방식도 비슷하구요.

쓰고보니 초딩같네요ㅎㅎ


그래비티는 극장에서 봤을 때는 스톤 박사가 막 조난당한 때부터 코왈스키 중위가 구하러 올 때까지 시간이 엄청 길었던 것 같은데

가족들과 환한 방에서 영화를 보니 그 시간이 참 짧더군요.

소유즈 안에서 코왈스키 중위에게 딸 얘기를 하면서 스위치들을 다시 켜는 장면은 다시 봐도 뭉클하더군요. 


라이프 오브 파이는 극장에서 못 보고 환한 방에서 처음 봤습니다ㅠㅠ

타고 있던 배가 난파당해서 호랑이와 같은 보트를 타고 표류한다는 얘기라길래

호랑이랑 친해지는 줄 알았어요. 제 감성은 여즉 디즈니 수준인 것 같습니다ㅎㅎ

제가 이 영화의 원작은 안 봤는데, 영화보면서 생각난 건 콘티키 표류기였습니다.

전 그 책을 읽고 태평양에서 표류하는 일은 고생스럽긴 하지만 해볼만한 일인 줄 알았어요(...)

워낙 성격들이 낙천적인지, 헤이에르달 박사가 안 좋은 일은 빼고 글을 써서 그런지

좀 고생스럽긴 하지만 매일매일이 아침에 일어나 뗏목에 떨어진 날치를 줍고 그걸로 낚시해서 밥 해 먹고

뗏목 옆에서 수영도 하고 비오면 물도 받고 상어도 잡고 뗏목타고 가면 실험해달라는 플랑크톤 그물로 플랑크톤 잡아서 수프도 끓이고 (이 대목에서 글쓴이는 누군가 태평양에서 표류하다 굶어죽는다면 그는 먹을 것이 가득한 곳에서 굶어죽는 거라고 하긴 했지만 플랑크톤 수프는 맛이 없었다고 합니다.) 

태풍이 불면 고생도 하고 세계 각지의 사람들이랑 무선 통신도 하고 고래상어도 보고 돌고래도 보고 태평양 표류 참 쉽죠 뭐 그런 거요()

파이도 고생스럽긴 하지만 어찌나 야무지게 뗏목도 다시 엮고 물도 받아서 잘 쓰고 일기도 쓰고 호랑이도 길들이는지

암튼 영화보면서 종종 생각이 났습니다.

고기 잘 먹고 살던 바이킹의 후예라 그런지 심심하면 상어 낚시를 하던 콘티키 호의 승선자들과는 달리

파이는 물고기 처음 잡을 때도 괴로워했고 음 중요한 건 이게 아니지만;;


이 영화가 하나의 거대한 은유라면 그 미어캣들이 살던 섬이 은유하는 건 뭔가요?

섬이 누워있는 모습이 비슈누 신의 모습이라는 말도 있고

표류 과정에서 식인을 하게 된 끔찍한 상황의 은유라는 말도 있던데

둘 다 이해가 잘 안 됩니다. 혹시 원작을 읽으면 더 잘 이해될까요?



    • 라이프 오브 파이는 극장에서 보면 그 감동이 어땠을지.정말 눈이 호강을 많이 했어요!근데 저도 환한 방에서 봣거든요. 심지어 딴일 하면서.그래서 줄거리 요약이 안됩니당ㅜㅜ
      • 진짜 내가 이걸 극장에서 안 보다니ㅠㅠ 구슬프더군요. 앞으로 보고 싶은 영화는 꼭 극장가서 봐야겠어요ㅜㅜ

    • 또다른 공통점 둘다 오스카 작품상 못받고 감독상만 받은 작품

      • 엇 그렇네요ㅎㅎ

    • 원작을 봐도 미어캣들이 살던 섬이 어떤 은유인지는 사실 설명을 해 놓지 않아서 원작 봐도 아마 이해 안되실 겁니다.


      끝에 보험사 직원들도 호랑이/하이에나/오랑우탄/얼룩말이 등장하는 이야기는 파이의 2번쨰 이야기로 해석하면 되는데 미어켓 섬은 뭘 의미하나 고민하는 부분이 나오니까요.


       


      다만 이 은유에 대해 훨씬 모호한 책에 비해 오히려 영화에서는 섬의 모습이 누워있는 비슈누 신의 모습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최소한 감독은 미어캣 섬을 식인에의 은유로 해석을 한게 아닌가 싶긴 합니다.


      어쩌면 파이가 생존을 위해 죽은 어머니의 살조차 뜯어먹어야 했던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할 수 있고요.


       


      또 다른 가능성은...이건 제 생각인데 미어켓 섬의 너무나도 이상적으로 보이는 겉모습으로 봐서는 몸과 마음이 완전히 지치고 고갈되어 모든걸 포기하고 자기 안으로 후퇴를 한 상태에서의 마음의 안식에 대한 은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다만 이러한 안식은 진정한 마음의 평화가 아니라 삶에 대한 포기에서 비롯된 거짓 안식이라, 아무것도 안하는 사이 서서히 자신을 갉아먹고 죽음에 이루게 되는, 그러니까 편안함을 주지만 종국적으로는 자신을 삼키게 될 식인의 섬과 같은 것이죠.


      결국 섬/포기상태가 주는 거짓된 편안함에 몸을 맏겼다가 결국 섬에 먹혀버린 사람의 치아를 통해 거짓된 안식의 종말점, 섬에 머무를 경우의 자신의 미래를 깨닿고서는 섬을 버리고 육지와 생존을 향한 고난의 항해를 계속하게 되는? 뭐 그런게 아닐까요?


      물론 순전히 제가 읽은 방식이 그렇다는 겁니다. 작가 의도야 뭐, 작가가 알겠죠.


       


       

      • 전 에고이스트님 해석이 마음에 드네요. 섬을 떠나는 걸 볼 때 그냥 밤에 조심하면서 저기 살면 안되나... 안되겠지 그런 거겠지 호랑이도 챙겨서 떠나야겠지 그런 생각이 들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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