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본 영화, 드라마 잡담들.
1. 노아 봤습니다. 전 상당히 좋게 봤어요. 신의 존재를 안 믿는 건 아니지만, 기독교적인 신을 믿냐고 물으면 그건 또 아니라서 전 오히려 설득력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하며 봤습니다.
특히 성경에선 설명하지 않는 부분을 설명해주니 좋더군요. 현실적이기까지 하고요. 특히 창조론을 절대 안 믿는 저에게, 노아의 해석은 상당히 와닿았습니다. 유신론적 진화론이라고 한다던가요.
확실히 근본주의 개신교가 득세하는 우리나라 교인들이 불쾌하게 여길 수 있겠더군요. 어차피 영화가지고 뭘 그리 열을 내는지 모르겠어요. 어차피 신앙 얘기는 개신교 교인들끼리 실컷 할텐데...
"비성경적" 이라는 이유로 이 영화가 별점테러를 받고, 욕을 먹는 건 정말 안타까워요. 재미없다고 욕을 하면 또 모를까.
2.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도 봤어요. 웨스 앤더슨이 국내에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감독이 아니어서 그런가 생각보다 관객이 아주 적더군요. 덕분에 거슬리는 일 없이 잘 감상하고 왔습니다만.
전 웨스 앤더슨 감독이 처음이라서 몰랐어요. 이 감독이 이렇게 좌우대칭을 좋아한다는 걸. 영화의 8할은 컷의 좌우대칭과, 대칭속에서의 대비가 주를 이루더군요. 게다가 인물들 단독 컷마저 무조건 정중앙에 배치.
영화의 독특한 분위기나, 의도된 작위적 연출도 좋았어요.(동어반복 같지만 보신 분들은 이해하시리라 믿어요.) 다만 초반이 너무 잔잔해서 밥을 배부르게 먹고 갔더니 졸리더군요.. 중반부터는 이야기가 흐름을 타기
시작해서 재밌게 봤지만. 유머가 엄청나게 웃긴 것도 아닌데, 의외의 지점에서도 나오니 이 부분에서 유머가 나온다는 자체가 재미있었던 것 같습니다. 랄프 파인즈의 연기는 좋더군요. 구스타브랑 잘 매치된 캐스팅에 연기였다고 생각합니다.
3. 감자별은 결말이 어떻게 될지 궁금합니다.
4. 앙큼한 돌싱녀도 보고 있는데, 오랜만에 보는 정통 로맨틱 코미디라 재밌네요. 물론 몇가지 설정은 좀 공감이 안 되지만 말이죠. 그러고 보니 한국 드라마에서 로코는 MBC가 잘 뽑아내는 듯 하네요.
5. 밀회.. 아주 끈적거리면서도 선을 넘지 않고 고풍스러운 느낌이 나도록 보여주는 건 정말 제작진이 대단하다고 생각되어요. 다만 김희애의 피부는 적응이 안 됩니다...;;
6. 마이 매드 팻 다이어리 시즌 2 가 끝났습니다. 공상과학드라마라는 이야기가 듀게에서도 있었던 것 같은데, 이번 시즌 2는 보다 더 진지한 고민이 담겨있어서 좋더라고요. 이래서 이 드라마가 좋아요.
분명 판타지긴 한데, 판타지에만 머무르지 않고, 현실적인 상황이나 해결책도 찾는다는 점이. 결말은 우리 모두가 공상과학으로 끝날 거라는 걸 알고 있지만 말입니다. 시청자들이 원하는 걸 놓치지 않으면서도,
하고 싶은 얘기는 무겁더라도 빼놓지 않고 한다는 것이 그래요. 가벼운 터치처럼 그려내는 것 같다가도 보면 또 아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