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톡홀름 주말 여행

1. 기차안 제가 앉은 자리는 네사람이 마주보고 앉게 되어 있었어요. 제 옆에 분과 제 앞에 분은 서로 아는 사이. 우연히 같이 만났나봐요. 음악을 듣고 있어도 대충 대화가 들렸는 데, 제 옆에 분은 암환자인 의사인가봐요. 단지 여자분이 머리를 밀으셔서 그렇게 믿는 게 아니라 아픈게 보였어요. 본인의 환자들 이야기 하면서, 저보다 젊어보이던데. 무슨 걷기 대회에 나갈거라고, 그런데 너무 연습을 안했다고, 체력이 따라 줄까 걱정하시더군요. 


2.호텔은 기차역 코앞에다 예약했죠. 아직은 때가 아니라 참 싸게. 스톡홀름 기차역에 있는 중가의 호텔들은 방이 참 작은 듯. 그런데 너무 너무 조용한거 있죠. 어떤 호텔들은 옆방 사람 코푸는 소리도 다 들리는 데. 예전에 스털링 콘퍼란스 때 호텔에서 쉬고 있는 데 누가 웅얼 웅얼 소리가 계속 들리는 거에요. 순간 자다가 깨서 무서웠어요. 제대로 들어보니까 옆방에서 누가 발표 연습을 하고 있더라고요. 발표 시간은 20분이어야 하는 데 이게 자꾸 안맞으니까 열심히. 계속. 

중심가라 어디 있다가 들어와 잠깐 쉬고, 다시 나가고 그럴 수 있어 좋았어요. 


3.현대미술관 까지 걸어가는 데 한 30 분. 다리도 짧고 하히힐은 신은 저는 거기다가 날씨가 너무 너무 좋아서 중간 중간 물가 벤치에 앉아 보내던 저는 45분 가까이를 소비했답니다. 

웃으셔도 좋아요. 그날 저는 몸에 붇는 검은 실크 셔츠에, 60년 대식 다홍색 미니스커트를 입었거든요. 거기에 맞는 힐을 신고 계속 걸어다녔더니.... 발이 저를 어찌나 미워하던지 

스톡홀름 중심가에는 여러 언어가 공존해요. 요즘같은 때는 더욱 더. 좋더군요. 


제가 간 전시회 작품 사진 

http://blog.art21.org/2008/09/18/gabriel-orozco-mobile-matrix/#.UzkjM6h_tdw

솔직히 전 기대했던 만큼은 좋지 않았어요. 

그것보다 이 전시회에 있던 아이들 표정, 특히 dark wave를 보던 한 한살 반 정도의 사내아이 표정이 정말 예술이었어요. 순간 아이를 안아 올리고 싶었는 데 만약 그랬다면 미술품을 만졌을 때 경고음으로 나오는 소리의 100배로 엄마 아빠가 소리를 질렀겠죠. 

이 사진, 이 타이틀이 맘에 들어요. 

http://artecony.blogspot.se/2010/02/my-hands-are-my-heart.html


4. 일요일 아침에 친구를 만나 아점 (혹은 브런치)를 먹었는 데 갑자기 제가 지난 번에 쓴 사진 이야기 생각이 나서 사진 한장 찍었어요. 아무 생각 없이 커피마시는 데 사진 찍으니까 왜? 그러더군요. 사진기를 보고 있지도 않았는 데 왜? 


5. 책을 두권이나 가져갔는 데 한 권의 한 챕터만 읽었어요. 누군가랑 수다를 떨었거든요. 책보다 그 누군가랑 수다 떠는 게 더 좋았어요. 


6. 마치 주말은 꿈이었듯이 지금 하늘은 완전 회색이에요. 

꿈이었는 지도 모르죠. 어른이 꾸는 상상놀이. 

    • 신기하네요. 서울도 주말엔 하늘이 파랬는데 오늘은 텁텁한 회색이에요.

      날씨 좋은 날은 아무 때나 걸을 수 있게 편한 신발이 좋은 것 같아요.
      • 그러게요. 누가 그러던데, 머리가 안좋으면 몸이 고생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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