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 사진들 많이 가지고 계세요?

지금 막 호주에 사는 한국 친구가 걱정되서 연락한다, 면서 카카오 연락 하면서, 사진좀 보내라 문자가 왔습니다. 

내 사진 없어, 찍어주는 사람이 없어서. 온통 선물이 사진 뿐인데. 


생각해 보니 살짝 서럽네요. 사진이란게, 누가 뭔가 기억하고 싶은 대상을, 순간을 찍는 건데 (그래서 제 사진통은 온통 선물이) 지금 내 모습 이대로 기억해 주고 싶어하는 사람이 없어서, 사진이 없다니. 


언젠가 커피 마시는 데 햇살이 코에 와 닿아 만드는 명암이 예뻐서 누군가의 사진을 찍은 적이 기억나네요. 


사진 찍어 기억하겠다는 사람은 없어도, 출근해서 일하다 너 걱정되어 카카오 보낸다란 친구는 있으니 별로 안불쌍한 인생입니다. 

    • 전 제가 찍기 싫어서 안 찍어요. 제 얼굴이 맘에 안 들기도 하고, 나중에 보면 괜히 부끄럽더라고요.



      그래서 엄마가 난리를 쳐서 찍으라고 했는데도 이런 저런 핑계로 고등학교 졸업식 사진을 안 찍었어요. 대학교 졸업 사진도 안 찍었고요.

    • 그래서 페이스북 하는거같애요 저는. 멀리 있는 사람들한테 굳이 묻지 않아도 내가 어떻게 살고있는지 알려 주기 위해서.

    • 저도 주로 찍는 쪽이라서, 제 사진은 거의 없어요. 사진 찍히는 걸 그리 좋아하지 않아서, 아쉽진 않아요.

    • 저는 좀 아쉬워요. 저 자신을 좀 기억해주고 싶어요. 

    • 셀카는 평소에 안 찍어서 몇장 없고(사랑니 뽑고 볼 부어서 기록차원에서 찍은 사진 뭐 이런 것만 몇장 있어요) 여행지에서 동행이 찍어준 사진은 그보다 조금 많아요. 카메라를 바라보고 표정을 짓는 게 불편해서 대부분이 도촬(?) 당한 거라 정면으로 선명하게 나온 사진은 거의 없어요.

    • 트레킹갔을때 모임 멤버중 한분이 멀리서 망원렌즈로 도촬한 사진을 다음번에 크게 인화해서 가져다주셨는데 그게 참 맘에 들어요..



      자연스럽게 나왔거든요..



      흑백이라 분위기도 좀 있고...



      액자에 넣어 방에 걸어두고..



      거참.. 이뿌고나... 하면 엄마가 혀를 차셔요...ㅡ,ㅡ



      당시에 개인적인 친분이 크게 있지도 않은 사람을 피사체로 인물사진을 그렇게 도촬씩이나 해서 또 인화씩이나 해서 일부러 전해주는 그 성의에 감동받았었어요.

    • 10대 까지는 사진에 대해 권한이 없어 좀 있지만 20대에 찍은 사진은 없어요. 찍지도 않았고 있는 것도 폐기했지요. 앞으로도 그럴 거고.

    • 어릴 때는 <내가 이렇게 생겼을 리 없어> 현실부정하느라 안 찍었는데,현실을 인정하고 나서는 어차피 이렇게 생긴 얼굴 더 늙기 전에 남겨두는 것도 괜찮다,로 바뀌었어요.그래봤자 주로 여행가서 찍은 사진 뿐이고......그나마도 많진 않네요.

      • 깔깔 저도요! 나이드니 그 때 사진 많이 찍어둘걸 싶더라고요 지금도 사진 찍은 후에 아웃풋을 확인하고 으악 뭐야! 하고 후다닥 지우는 버릇은 못고쳤어요ㅋ 얼굴 포함된 인생사진은 잘해야 일년에 한두 장 뿐이라 그것만 남겨놓고 있습니다

        그래도 얼굴 안나온 사진(주로 맛있는거)이나 소소한 기록(넘어져서 까진 물팍이라든지 산책하다 만난 청둥오리)들은 생각나면 찍어놓으려고 노력해요
    • 저도 제 사진 100% 셀카입니당.. 아무리 찍어주는 사람 없어도 꿋꿋이 혼자 찍어요. 어디 올리려는 것도 아니고 내가 지금의 나의 모습, 지금의 기쁨, 슬픔 담아두고 싶어서요. 전에 어떤 영화를 봤는데. 아이낳아 기르면서 일하는 싱글맘으로 엄청 고생만 하던 여자가 갑자기 시한부 인생 선고를 받았는데 제일 먼저 한 일이 미용실 가서 머리 하고 손톱에 매니큐어 바르고 사진찍고 그런 거였어요. 여자로서의 나를 잊고 있었다면서.. 지금 남은 생에서 가장 젊고 아름다운 나를 기억하고 싶다고 했던가 그랬어요. 그 장면이 엄청 와닿은 이후로는 열심히 셀카를 찍어요. 나라도 찍고 나라도 보자 하면서. 

    • 질문에 답은 아니지만... 문득 생각이 났는데, 예전에 대학교 2학년 때, 모임에서 새내기들 데리고 엠티를 갔는데, 제가 카메라를 들고 1박 2일 동안 열심히 아이들 사진을 찍어줬거든요. 찍는 걸 좋아하는지라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집에 돌아갈 때 쯤에 새내기 중에 한 명이 "선배도 찍어 드릴게요."라면서 카메라를 뺏어서 저를 찍어주었어요. 굉장히 많은 새내기 중에서 이름도 잘 기억못하던 애였는데, 그 때부터 그 애가 좀 달라보였던 기억이 나네요. 그 때가 아마 이 맘때였겠네요.

    • 사진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그렇지만 역시 그건 내 얼굴이 문제겠군요

    • 저는 사진 많이 찍는 편인데ㅎㅎ 특히 사진발이 무척 잘받는 편이라 예쁘게 나온 사진을 보면 기분이 무척 좋아져요. 오늘 예쁘다 싶을 때, 카페에서 누구 기다리면서 심심할 때 셀카 많이 찍습니다ㅋㅋ 잘 나온 사진 중 하는 얼마 전 이사하고 방 꾸밀 때 프린트해서 방에 걸어놨어요(그것만 떡하니 있는 건 아니고 이런저런 사진과 그림 열몇장 사이에 끼어있습니다. 우리 조카 사진도♥) 카톡 프로필이나 페북 프로필도 '더 잘나온 사진이 나타나면' 바꾸구요. 어린애같이 무슨 짓이냐 싶을때도 있지만.. 매우 즐겁습니다ㅎㅎ 가끔 나이든 게 느껴지면 급 슬퍼지기도 하는데... 그게 심해지면 매우 슬플 것 같긴해요..^^;

    • 이런 식으로들 나오면 나도 최강 동안 사진을 인증할 수 밖에 없...

      • 캡쳐완료. 기대하겠습니다

        • 으으..이 이공계 악마

    • 동안은 저도 동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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