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데로 하세요
내가 카로를 처음 만났을 때 한 대답이다.
카로는 나의 미용사. 어떻게 자를 까요? 란 질문에 당신이 하고 싶은 데로 하세요 라고. 동그랗게 눈을 뜨고 에,,, 하고 있는 그녀에게, 내 머리카락에 대해서도, 나의 얼굴 형에 어떤 스타일이 어울리는 지도 전문가인 당신이 더 잘 알테니까 당신 마음데로 자르세요 라고 다시 대답했더니 정말로? 정말로 ? 라고 하면서 자르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내 전에 있던 손님이, 자신이 이렇게 자릅시다 했는 데 반대하더니 다 끝나자, 맘에 안든다고 결국 다시 자르게 되었다고, 그래서 내 시간이 늦었다고, 그것만으로도 너무 미안한데 내가 당신맘데로 하세요, 라고하는 데다 이런 동양의 완전 직모라니! 덕분에 오늘이 훨씬 좋아졌어요 라고 말했다.
그때 카로는 내머리를 약간 언바란스로 잘랐었다. 굉장히 맘에 들어서 그뒤로 계속 그녀에게 내 머리를 맏기었다.
그리고 한 일년쯤 지나자, 비달 사순을 우상으로 삼던 그녀는 내 머리를 한때는 4층 계단처럼 자르기도 했고, 자기 시간이 남는다고 한쪽 머리를 붉은 색으로 염색도 했다. 그때 와아!!! 하는 반응을 모든 동료로 부터 받은 후, 그 다음 주에 그녀가 좋아하는 초컬렛을 사가지고 가서 나를 내가 상상한 것 이상으로 멋있고 용감한 모습으로 만들어줘서 고맙다고 하고 그녀를 살짝 놀라게 한적이 있다. (이때 소피아 말, 넌 꼭 그럴 때는 한국인이야) 친구들과 동료들이 맏기는 너나 용감하게 자르는 카로나 참 대단하다고 했다.
그때 마다 내가 한말
머리카락이야 말로 해도 괜찮은 실수이지. 금방 자라나잖아. 실수한 거 한달이면 다 잊혀져. 다른 실수들과는 달리.
카로네 미용실은 가족회사이다. 아빠랑 여동생 둘이랑 같이 헤어숍을 운영하고 있다. 한 1년 반 쯤 카로는 경영에 대해 배워야 겠다고 스톡홀름으로 이사갔다. 이때만 해도 반년만 공부할거라고 하고 거짓말! 하고 갔는 데. 반년 지나서 내 머리 자르고 있던 카로 아빠 한테 언제오냐고 묻고, 몰라란 답을 들었을 때의 상실감이라니.
어저께 중요한 일도 끝났고, 주말에 스톡홀름도 올라가고, 왠지 변화를 주고 싶어서 미용실을 향했다. 제니가 머리를 자르면서 사실 지난 주에 카로가 와서 너한테 전화할까 했는 데, 예약시간이 삼주나 남아서 전화 안했다고, 다음에 카로가 오면 나한테 전화하겠다고, 너의 머리카락을 그리워 하고 있을꺼야 라고 말해서 웃었다. 카로 없는 사이 가족 구성원들이 돌아가면서 내 머리를 자른 게 생각나서 내가 내 머리카락은 완전 너희 가족 소유라니까 라고 하자 제니가 그렇지? 그렇지? (제니의 말버릇)하면서 웃는다. 카로랑 웃는 입이 똑같다. 이집 식구들 번갈아 가면서 다들 내 머리를 일본 인형처럼 잘라 놓았다. 가늘고 힘없는 스웨덴 머리로는 절대 할 수 없다고 하면서. 카로가 수첩에 적어 놓은 데로 머리에 빨갛게 색깔도 넣어 준다. 결과물을 보더니, 아까 전에 한 손님이 80 년대 스타일로 머리를 잘라달라고 했어, 내가 아무리 그렇게 자르면 안예쁘다고 해도 그렇게 잘라달라고. 나 정말 울뻔했다니까, 라고 한다.카로가 돌아오면 번갈아 가면서 내 머리를 자르겠다고.
진짜 이집 식구들 소유가 되었구나!
선물이가 머리를 보더니, 엄마 빨간색! 이라고 말한다.
응 엄마 예뻐?
엄마 빨간색...
유심히 보더니 갑자기 씩 웃고는 엄마 자르자! 라고 한다.
엄마 이거 자른 머리야 !
아들이 까르르까르르 웃는다.
여자가 부러운건 머리로 이것저것 장난칠 수 있다는 거에요.
근데.. 그동네는 비용이 엄청나게 비쌀 것 같네요.
은근히 비싸요....
닉스님 오래간만이에요. 감사합니다. 저 이번 겨울에 정말로 한국가요. 엄마가 표사신다고.
해도 괜찮은 실수... 맘에 듭니다..ㅎㅎ
해도 괜찮은 실수 별로 없습니다. ㅎㅎㅎ
저는 보통 미용실에 가면,(단발 길이로) 마음대로 잘라주세요.이러곤 하는데,사람에 따라 곤란해 하더라고요.정말 알아서 잘 잘라주던 미용사는 어디론가 사라지고...(어디 간건가요 SM씨ㅠㅠ) 책자를 갖다주거나 구체적인 스타일을 말해달라거나 해요.아무래도 머리모양에 엄격한 손님들이 많아서 그렇겠죠.진짜 마음대로 잘라도 되는데!_!
as you like it 이거 셰익스피어
여기.. 모든 '데로' -> '대로' . 죄송해요 ㅠㅠ 후다닥
아니 왜 죄송하세요? 가르쳐 주시면 감사하죠.
네 세상에서 제일 예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