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바낭) 지나가는 개들한테 인기 폭발

제가 자주 다니는 길에 골든 레트리버가 한 마리 있어요. 휴대폰 대리점에서 키우는 녀석인데 가게 안에 있을 때도 있고 가게 밖 우리에 있을 때도 있어요.
며칠 전, 제가 산책 나갔을 마침 골뎅이가 밖에 나와있더라고요. 녀석은 사람의 관심를 즐기는 편인 듯, 저와 눈이 마주치자 마자
에헹~~^______^ 하고 골뎅이 미소를 짓더군요
그 미소에 혹 낚여서 골뎅에게 다가가 수박만한 머리를 막 쓰다듬어 줬더니
그 녀석이 이힝~~~^_____^하고 웃더군요

웃으면서

제 목도리를 입으로 꽉 물고 당기는..
하하하하
"아잉~ 귀여운 녀석. 이건 네 장난감 아냐. 놔. 놔야지?"

개 키워보신 분은 그런 눈빛, 그런 표정을 잘 아실 거에요.
'웃기고 있네.'
이 녀석이 딱 그런 표정으로 머리를 반대 방향으로 꺽으면서 제 목도리를 물고 당깁니다. 순간
아놔. 이 놈 생긴거랑 다르게 보통 놈이 아니었구나! 라는 걸 느끼고...
간신히 목도리를 뺏었더니 이번엔 제 주머니를 주둥이로 뒤집니다. 제가 키가 작아서 개 머리가 자연스레 옆구리에 온다는 사실에 슬퍼할 새도 없이 말이죠. 이 녀석이ㅐ 제 주머니 속 에너지바를 콕 집어 노리던데요.
간신히 이 놈에게서 에너지바를 사수한 후 안녕~하고 손을 흔드는데 놈의 눈빛은..
"췟" ㅡ.ㅡ 난.. 네 놈의 사냥감이었던거냐?

정신을 차리고 보니 목도리와 상의는 골뎅이의 침 범벅.. 으으으으. 이 녀석 골뎅이의 순진한 미소로 사람을 낚아 주머니를 뒤지는 영악한 놈이었던건가요?

그러고도 같은 녀석에게 같은 수법에 넘어가 몇번 더 침범벅이 되었던 제가 더 멍청한 걸지도.

어쨌든 그게 며칠 전 일이었고,
오늘은 오랫만에 단골(이었던) 카페에 커피를 마시러 왔습니다. 옆자리에 손님이 푸들을 데리고 왔네요

아이고. 귀여운 녀석이라 자연스레 웃게 되고
제가 웃는 걸 알아챈 녀석은 제 자리로 넘어와서 저한테 막 안기고 아양을 부리고 혓바닥으로 턱을 핥고, 발을 주고, 귀염귀염한 눈빛을 막막 보내면서

제 가디건 단추를 와그작와그작하고 깨고 있더군요.


.....

헐.? 개 주인분 저, 동시에 당황.
"단추 먹었어요? 먹은 거야?"
다행이 먹지는 않았습니다. 개주인분은 너무 미안해 하시는데, 일단 개가 단추조각을 안 먹어서 다행이고, 제 옷이 작업복(?)이어서 별 문제가 없었습니다.
개 주인분 쿠키라도 사주신다는 걸 사양했습니다. 뭐 큰일이라고.ㅎ

어쨋든 며칠 사이에 개들에게 인기 폭발이었습니다.
아 그러고보니 그 동안 겉옷 두벌, 목도리 하나 버렸군요.....


으앗? 이 글을 쓰는 동안 그 개주인분이 제 커피값을 계산하고 가셨답니다. 요 말썽많은 푸들녀석;;
    • 아! 햄볶으시겠네용 

      • 그러게요. 얼떨결에 공짜 커피도 마시고요 ㅎㅎ

        이런 식으로 가면 지나가는 허스키 앞발에 따귀 맞고 주인이 합의해주는 상황도 기대해 볼만도 하죠? ㅋㅋ
      • 단추도둑, 소설인가요?

        복수하기엔 푸들녀석 미모가 워낙 출중했습니다 예쁘면 다 용서가 되니까요!
    • 아 너무 좋아요. 부럽습니다.


      저희 집 개는 저희 집 가족 포함 다른 사람들 다 무서워하거나 경계하는등 거리를 두는데 저에게만은 굉장히 살갑고 다정하게 대해줘요. 


      워낙 겁이 많고 순해서 막 애교를 부리지는 않지만 가까이 와서 몸을 붙이고 눕거나 눈가를 부드럽게 핥는다거나 하는데 


      뭔가 사랑받는 느낌이 각별해서 아주  좋습니다. 


      강아지에게라도 사랑받는다는건 좋은거니까요. 


      쓰고보니 문장이 좀 이상합니다만.. ㅜ



      • 당연하죠. 개에게서 사랑받는 다는 건 정말 행복하고 특별한 일입니다. 전 제가 키우는 개씨에게 사랑과 신뢰를 받기 위해 토요일 새벽부터 천근같은 몸을 이끌고 산책을 나섭니다.

        그랬더니 개씨가 평일엔 절 개무시하고 토요일날 아침~오후까지만 관심을 보여줍니다...

        개에게서 사랑받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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