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금없이 결혼이 하고 싶어졌어요.

저의 지인들이 들으면 화들짝 놀랄일이겠지만요.

요즘 들어 종종 결혼생각이 듭니다. 


제가 꿈꾸는 결혼은 어떻게 생각하면 남과는 좀 다른데요.

결혼해서 아이키우고 집사고, 집꾸미고 하는 결혼이 아니라, 

함께 세상을 여행할 수 있는 말동무 겸 여행동무가 요즘 들어 절실하게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오전에 어제 읽었던 GO란 책에 대해서 쓰면서 요즘 제가 타국생활을 하면서 느낀 일종의 차별에 대해 생각해봤었는데요.

아무래도 "여자 혼자"이기 때문에 그런 대우를 받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구요.


단순하게만 생각해도, 혼자보단 둘이 여행다니는게 비용상 크게 절약되죠. 숙소도 같이 쓸 수 있고.


무엇보다, 전 여행다니면서 이런저런 다양한 음식 먹어보는걸 좋아하는데

혼자 다니면, 부페가 아닌 이상 한 끼에 먹어볼 수 있는 음식이 많아야 한 두가지로 제한되잖아요.


혼자하는 여행보다, 둘이 혹은 여럿이 하는 여행이 좋은 이유중 하나가 바로 음식을 다양하게 먹어볼 수 있다는 것.ㅋ

단순하지만 제겐 꽤! 중요한 이유에요.


식은 최대한 간략하게, 생각같아선 식도 생략하고, 혼인신고만 하고 싶지만요.

직장생활 30여년간 축의금 부의금 내시기만 하시고 단 한번도 받아보시지 못한 저희 아버지를 위해 식은 올려야 할 것 같고요.ㅋ


집이나 혼수 마련할 비용으로 1년이든 2년이든 여행하고 싶어요.

여행다니다 마음에 드는 곳 있으면, 몇 달이든 몇 년이든 또 머물러 살수도 있구요. 


여행경비 떨어지면, 한국으로 돌아가서든지, 아님 여행지에서 이것저것 아르바이트도 하고, 

또 경비 마련해가면서 준비되면 다시 또 떠나구요. 


언젠가 직장동료중 한 분이, 꽤 어린나이에 결혼하셨었는데, 신기한 맘에 결혼하니깐 좋아요?란 질문을 드렸었거든요. 

부모님께 거짓말하지 않고 둘이 여행 마음껏 다닐 수 있어서 좋다는 심플한 답변!

친한친구와 여행가도, 스타일이 맞지 않으면 싸우거나 짜증날때가 종종 있었는데

남편과 본인은 서로 우린 정말 최고의 여행파트너다! 라고 얘길 할 정도로 너무 잘맞는다고... 


마냥 부럽다 생각이 들었었거든요. 

어떤 기분일지, 막연히 짐작이 갈 것 같기도 해요.

 

뜬금없지만, 요즘 자꾸 이러면 참 좋을텐데....하는 생각이 듭니다.

    • 제 이상형도 이래요. 여행도 같이 하고, 책도 같이 읽고, 영화도 같이 보며 함께 얘기할 수 있는.
      그런데 이런 사람을 만나기가 어렵다는 것!
    • 파트너를 구하기 위한 조건으로 결혼하기에는 감수할 대가가 너무 크지요. 전형적인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이라고 생각됩니다.
      저런목적이면 맘맞는 동성 파트너 찾으시는게 나을듯. 그리고 잘은 몰라도 저런 조건으로 배우자를 찾고 있다.라고 하면 결혼하겠다는 남자 진짜 찾기 힘들겁니다. 남자들의 결혼목적은 말씀하시는 부분하고 완전히 대척점에 있는 경우가 99%라서요.
    • stardust> 대척점이라고 하시면, 제가 예로 든! 아이 + 집 + 안정된 생활? 쯤 될까요? 굳이 찾고있는건 아니고, 저런 조건에 맞춰 결혼해달라는 것도 아니구요. 그냥! 이러면 좋을텐데 정도? 지금은 이 쯤이 제 생각이에요.
    • 헬마스터님이랑 라디오스타님
      잘/됐/으/면/좋/겠/다
    • 티타니아> 아무리 힘들어도 그정도는 해드려야죠. 저희 아버지의 한을! 풀어드려야 해요.ㅋ "할머니 할아버지 돌아가시라고 할 수 없지 않겠니? 그러니 네가 결혼을 하도록 하렴"
    • 이것저것 먹어보는거 너무 중요하죠!
      배우자가 맘맞는 여행파트너라는건 상상만해도 행복하네요.
    • 라디오스타☆/맞습니다. 결혼상대자가 저러기는 쉽지 않겠다는거죠. 정말 저런 방향에 대해서 동의하고 같이 살아줄 배우자가 있다면.인간극장에 섭외되셔도 될듯.
    • stardust> 세상에 다양한 인생이 있듯, 다양한 결혼도 있지 않을까요?ㅎ 나중에 인간극장 섭외되면! 출연료로 stardust님께 곱창이나 백순대쏠께요. 메뉴는 제가 먹고싶은걸로ㅋ
    • 호밀> 이것저것 먹어보는거 저는 무슨 유적가는 거보다 훠얼씬 제일 중요하더라구요.ㅋ
      그냥 졸음도 깰겸 행복한 상상 해봤어요. ^^
    • 갑자기 그.. <산티아고 가는 길>인가 비슷한 제목이었던 여행집이 생각나네요. 기자 출신의 부부가 함께 여행을 가는 내용이었는데..
    • 헬마스터> 꼭! 만나시길 :) 폴라포> ^-^;;
    • 주변에 그런 생각을 갖고 계신 여성분들은 가끔 보지만, 남성분들은 찾기가 어렵더라구요...하지만 분명 비슷한 생각을 가진 상대를 만날 수 있을겁니다. 희망을 버리지 마시길~
    • 골치> 아 그런책이 있었나보군요? 저는 여기서 지내면서 가끔 몇 달이나 길게는 몇 년씩 장기 여행다니는 부부나 커플들 만나거든요. 그 중 한 커플은 예술가들 이었는데, 공짜로 다른 사람들 남는 방에서 지내면서, 남편은 사진찍어주고, 부인은 그림그려주고, 같이 벽도 칠해주고 하더라구요.
    • 하미덴토> 네! 버리지 않을께요 ^-^
    • 연애할 때 교제기간 동안 충분히 대화가 통하고 취미가 통하면 결혼해서 저렇게 사는 분들 꽤 있어요. 결혼하면 사실 친구랑 여행 가기도 여의치 않고 배우자가 가장 좋은 여행파트너가 될 수 있거든요. 저도 그렇지만 제 주위에도 몇 커플이 그렇게 살거든요.. 뭐 애니매이션 보기라든지 음악회 가기라든지 이런 취미를 공유하는 것과 비슷하게요. 다른 데다 돈 쓰는 대신 여행 다니는 걸로 돈 쓰면서 사는 그런거.. 애를 낳는다면 약간 힘들어질수도 있지만 애가 말귀알아듣는 나이 되고나선 저는 애도 같이 여행다녀요 어디든 그냥..
    • 그런 남자분들도 여럿 뵙긴 했는데 메인스트림에선 못봤어요. 그러니까 엔간한 대학 나와서 비교적 좋은 직장 다니시는 분들 중에선요. 보통은 비주류로 사시는 분들이시라 사회경제적 지위가 낮다면 낮지요. 그러니까 윗 어느 댓글에 나온 것마냥 부부 모두 기자 혹은 그에 준하는 전문직이면서 이런 가치관을 가진 분을 찾으려면 정말 방송나갈 정도로 드문 것 같고요, 아예 그런 주류적 가치관에서 한 발 떼고(글로 적으면 간단하지만, 이건 연봉에서 거주지역 자녀교육 쇼핑리스트에 이르기까지 아주 총체적인 거죠) 사실 작정 아니시라면 찾기 어려운 배우자감 맞는 것 같아요.
    • 댓글들이 "모두 그런 것 아니었어요?" 식으로 달릴 줄 알았는데.
      결혼식도 부모님 생각해서 하신다 하셨구요. 현실은 많이 다른가 보네요.

      /라디오스타
      저는 유적보다 먹는 걸 중요하게 하는 여행을 하니깐 항상 여행기간이 짧아져요.
      여행 시작하면 혼수 순식간에 탕진할까봐 걱정이ㅋ
    • 첨언하자면 언론계 종사자들은 비교적 개방적인-표현이 좀 그런데 딱히 적당한 어휘가 없네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1~2년 같이 여행다니는 인생이 가능 할수도 있긴 있습니다. 뭐 자기 능력만 되면 외부에서 기자들 해외유학 지원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하지만 이것도 어디까지나 1~2년 휴직하고 그런다는것이지.말씀하시는 경우와 같이 아예 일반적인 가정구성은 배제하고 돈 떨어지면 그때 일해서 돈 벌고.이러한 경우는 극히 드물죠. 그리고 그거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피디 기자들은 솔직히 정상적인 출퇴근이 안되는 직업이라. 그 부분도 고려해야죠; 최근에 kbs 고민정 아나운서가 집팔고 남편이랑 1년동안 중국에 있다가 왔다고 하더군요.

      brunette 님 말씀대로 일반적인 메인스트림에서는 저런 라이프 구상 자체가 거의 불가능합니다. 직장 때려치고 해야 하는데 그 다음 커리어가 문제죠. 그냥 구상으로 하신 말씀 같긴 한데 제가 너무 진지하게 반응하는건지도 모르겠네요.
    • 헬마스터> 혼수탕진.ㅋ 그치만 걱정마세요! 먹는게 남는거라고 하잖아요 ^-^
    • stardust, brunette> 전문직, 언론계종사자 사실 동반자의 직업을 한정지어 놓은 것도 아니고, 사회경제적 지위는 이 정도식의 가늠을 한 것도 아니구요. 그냥 맘맞는 사람과 여행 하면서 살아보는 건 어떨까, 그랬으면 좋겠다! 식의 말씀하신 것 처럼 구상정도의 단계입니다. 한국에서 고정된 직장을 가지고 이렇게 생활하는건 물론 불가능하다는거 저도 잘 알고 있구요. 여행다니면서도 어디에서나 할 수 있는 일이 필요하겠죠. 두 분 진지한 댓글, 감사드려요. 제 친구들은 대부분 이런 얘기들 제가 하면! 야 좋다. 그래 너는 왠지 어울려, 멋져 등의 이야기들로 뭐랄까, 저를 마구 업시켜주기때문에 때론 저를 모르는 제 3자의 시각, 그리고 현실적인 조언도 필요한 것 같아요.
    • 여행지에서의 아르바이트와 마음에 드는 곳에서 몇달 몇년 머무르는 건 보통 체류상 지위때문에 어렵죠.
      같은 뜻을 가진 좋은 상대를 만나도 그건 비자 때문에 불가능한 경우가 많지 않나요?
      하긴 통장에 예치금이 많으면 또 얘기가 달라지는군요.
    • 아이 없고 동갑에 그런 상대와 결혼을 했습니다만, 맘처럼 떠나기가 쉽지 않아요.
      먹고 살려면 결국 돌아와야하니까요. 능력이 없어서 떠나기 전 직장으로 돌아가는 건 꿈도 못 꿀 일.
    • 저 그런 남자입니다만 위에 얘기 나온대로 주류인생? 쪽의 남자가 아니죠 하하



      이런저런 이유로 결혼은 포기(또는 거부)하고 살아가고 있어요; 메인스트림 조건들 중에 해당사항은 학벌뿐이네요-_-



      주위에 친한 여자는 많은데 대부분 학벌이 좋은지라 맞는 결혼관을 가진 여자는 없더라고요. 인생관도 그렇고요. 한량 같은 거죠;; 된장녀라거나 그런 의미는 아닙니다만 일반적이고 메인스트림스러운 결혼을 해야겠죠들ㅎㅎ



      여행하고 책읽고 음악 들으며 사람답게(?) 사는 게 목표예요ㅎㅎ 유럽갔을 때 느낀 건 삶의 속도가 각자 다르고 각자의 가치가 있는 것 같아서 부러웠습니다.



      얼마전 알게된 교포 여자분 성격이나 세계관이 아주 마음에 들었는데.. 굳이 그분이 마음에 들었다기보다 외국인 여자와 인생관 맞을 확률이 더 큰 게 아닐까 생각하게 됐어요.
    • Chekhov/ 저도 혹시 제가 내수용이 아니라 수출용으로 제작된 거 아닐까 생각한답니다.:)
    • 오! 이 조건에 맞는 남자애(?)를 하나 알고 있는데...
      전 웬만하면 혼자 여행하는걸 좋아하는 편인데, 중국여행할땐 위험하기도 하지만 주요 이유가 음식때문에(..)
      (중국에선 주문을 반찬 한접시씩 따로 하니까 혼자 먹으면 좀 곤란하죠. 반찬 하나만 놓고 먹기는 싫고)
      그 친구랑 한달간 동행을 했더랬죠.
      직업이 약사라서 "몇달 알바하다가 몇달 여행다니고"가 가능하더라고요.
      물론 개업전까지지만. 약대 나온 남자애들 중에 이런 친구들이 꽤 있는듯해요.
    • http://baseballpark.co.kr/bbs/board.php?bo_table=bullpen2&wr_id=584180
      오늘 베팍부터 들렀다가 듀게에 왔는데 이 글이 기억나네요. 이 분들은 국내여행이십니다만-ㅂ-
    • 두번째 댓글, 스타더스트님 이야기가 제가 하고픈 말이네요. 남자들은 그런 이유로 결혼하지 않는다는.
      그렇게 사는 부부가 되서 희망의 싹을 널리널리 전파해주시면 좋지요.
      여행을 좋아하는 것까지는 두사람이 같더라도 소소한 취향까지 같을 수는 없고, 저는 배려가 오가면서 만족도 같이 느끼는 그런 여행은 잘 상상이 되질 않습니다. 이거 뭐 희망을 가지라는 건지 말란건지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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