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완동물 들이는 것을 상상함.



 고양이는 싫고, 개 보고 만지는 것을 아주 좋아하는데, 그러다보면 동물권에도 좀 관심이 가고, 오보이 같은 잡지도 찾아서 읽게 되고,


반려동물보호 단체 같은 것에도 어슬렁거리게 됩니다. 그렇게 개를 모에하다보니 주변에서는 왜 개를 키우지 않느냐. 라고 물어오게 되요.


길강아지나 유기견 같은 사안에 관심이 있는 것을 알면 아예 입양을 해 윤리적 가치도 실현하고 분양비도 덜고. 뭐 이런 식.




그리고 이 부분에서, 오프라인서는 감추고 싶은 욕망이 드러나게 됩니다. 그래서 대화를 멈추는데, 이곳의 익명성을 통해서 제가 하고 싶은 


말을 이어가자면, 



동물권 보호에 적극적으로 동의하고 있지만, 그게 내 생활에 들어와선 안돼. 라는 것이죠. 



저는 순종, 희귀종에 대한 집착이 아주 지긋지긋하게 많은 편이라 최근에 결국 특정 종-아주 고가의-을 타겟으로 펀드를 하는 지경에 이르렀거든요. 


저에게 '일반적인 개'는 지켜야 할 종이고, 인류의 친구입니다. 그런데 '제 집에 들일 개'는 상품과 친구 사이에 있어요. 절대로 나중에 팔아치울 건


아니지만, 적어도 데리고 있는 동안 그 종족 특유의 특징과 습성을 확인하고, 또 아는 사람들에게 이 아이를 소개하면서 그 희소가치와 상품성을 자


랑할 대상이기도 합니다.  그래요.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순종, 양산형 강아지에 대한 수요는 강아지를 '생산'하는 어미에게 좋지 않습니다. 기계적인 출산이 좋을 리가 없죠. 


수명도 기형적으로 짧아집니다. 정신적으로도 좋지 않고요. 


좀더 넓게 생각하면 개를 상품으로서, 전문 브리더에게 분양 받는 것은 주인을 잃거나, 없는 유기견들의 생존 가능성을 꼭 그만큼 줄이는 일이기도 


합니다.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다고 주장하면 인과의 오류지만, 단순 통계적으로 계산하면 무시할 수 없는 관계지요.



제 논리는 아니고, 변명도 아니고, 그냥 이런 결정이나 생활 방식의 꼬리를 좇게 되면 아주 단순해요.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안이지만, 그게 나 하나가 욕망을 누르고 사회적 도리를 실천한다고 해서 해결이 되거나 해결의 기미가 보이는 건 

아니라는 거죠. 또 유기견 위탁등의 방식으로 만난 짐승에게 과연 정을 줄 수 있을 지 확신이 서지 않고요 그래서, 저는 돈을 모으고 있습니다. 


겉으로는 여전히 오보이를 읽고 앉았지만요. 


이건 참 웃기는 일입니다. 





    • 앞으로도 댁에 동물을 들이지 않는 것이 더 나은 결정으로 보입니다.

    • 나 혼자로는 바뀌지 않는다 하면서 은근슬쩍 동조하는 사람들과,

      나부터라도 바뀌어보자 / 이 실상을 알고서도 계속 이러고 앉아있으면 안 되겠다. 하는 사람들이 있겠죠.

      저는 대체로 후자이지만 (실제로 유기동물을 만나 사랑을 쏟으며 살고 있고 앞으로도 브리더에게서 동물을 살 생각은 전혀 없어요) 글쓴분은 전자이신가봅니다.

      • 네.. 전 그 부분에 관해서 빼도박도 못하고 인정..

    • 별로 동물권에 적극적인걸로 보이지 않은데요.

    • 하시려는 말씀은 이해하겠는데, 브리더가 유기동물의 수를 줄인다는 논리는 이해하기 힘드네요. 적어도 한국에서, 견종에 대한 근원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분별있는 브리딩을 하는 브리더들을 보거나 들은 적이 없어서요. 

      • 논리까지는 아니고... 브리더를 통한 분양이 많을 수록, 그 사람과 살 수 있는 유기 동물의 수가 줄어든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라는 뜻이었어요. 인과라기보단 단순 수치계산을 두드려보면 그렇다는 것. '견종에 대한 이해~~'는 왜 말씀을 해주셨는지 모르겠네요. 브리더들의 전문성 부족을 욕하고 싶지는 않았는데요... 

        • 앜, 제가 완전히 오독했습니다. 죄송해요. 그리고 브리더의 전문성을 욕하는 건 아니었어요. 다만, 제 개인적인 경험 상 좋지 않은 기억이 있었는데 일반화한 것 같아요. 정확히 말하면 브리더가 아닌, 브리더에게서 분양받은 개를 키우는 지인이, 지나친 순혈주의에 사로잡힌 발언을 잘 하는 편이었는데, 그게 좀 거슬렸었거든요. 

          • 그런데 제가 그 지인에 거의 가깝다고 보시면 되요..-_-...

    • 근데 여기가 무슨 새벽반 고해 성사의 장도 아니고, 이런 글을 굳이 올리시는 이유가?? 

    • 우리가 지금 "순종"이라고 불리는 개들의 역사는 200년밖에 안 된다고 합니다. 무슨 태고적부터 그런 모습으로 태어난 게 아니지요. 어떻게 말하자면 모두가 잡종인데, 그 중 몇몇에게 순종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뿐. 며칠 전 본 책에 나온 도베르만의 기원 설명이 웃겨서 기억에 남았어요. 독일인 도베르만씨가 '가장 사나운 개를 만들어볼테닷'하고 가장 사납게 보이는 길거리 개들을 모아모아 교배를 시켜 탄생한 개가 도베르만이라고요. 이런 '잡종개'가 또 있을까요?




      <개에 대하여>라는 책을 쓴 스티븐 부디안스키라는 사람은 현재의 지나친 '순종' 집착을 상업성, 돈 이런 문제가 아닌 유전자 '개악'일 수도 있다는 관점에서 봅니다. 정확히 저런 용어를 쓴 건 아니지만요.




      "순종을 고집하는 번식 전문가들 때문에 화가 나서 못견디겠다면 똥개들을 생각하고 마음을 가라앉히자. 주변에서 늘 보는 그런 똥개들 말이다. 신우생주의자들의 박멸 노력에도 불구하고 똥개는 여전히 개 유전자의 다양성을 보장하는 팔팔한 생명체들이다. ... 개다가 잡종 강세 현상 덕분에 아주 건강하다. 대개는 성격도 좋다. 이들이야말로 진화의 전통을 잇는 '진정한 개'인지 모른다. 인간과 같이 진화했고 인간 사회를 근거지로 삼았으며 자기 멋대로 규칙을 만들어 인간에게 강요했던 바로 그 동물 말이다. 인간의 바람을 가볍게 무시하고 오로지 고대로부터 이어온 진화 법칙에만 충실한, 그리하여 괴상하기 짝이 없는 인간이라는 존재와 공존하는 능력을 익혀 온 동물이 바로 개다. 최악의 경우에는 이 똥개들이 상황을 바로잡을 것이다. 지난 10만년 중 9만 9900년 동안 그 선조들이 그래왔던 것처럼."




      사람들에게 개의 역사에 대한 이해가 조금만 있다면 순혈 집착이 우스꽝스러운 일일수도 있다는 걸 알게 되지 않을까요.



      • 믹스견들이 더 이쁜 이유가 있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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