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GO를 읽고(스포일러있어요), 인종차별?

꽤 오래된 책인데, 이제서야 읽게 됐어요. 

리브로 할인행사때 산 책중에 한 권!인데요.


같은 작가가 쓴 연애소설이란 책을 참 좋아해서, 

다른 것도 한 번 읽어볼까 하다가 읽었는데...


처음엔 좀 낄낄거리고 웃으면서 읽다가 

중반부를 지나서부터는 정말 분노가 솟구치더군요. 


정일이의 죽음, 

그리고 그 설녀의 망언 "한국인과 중국인은 피가 더럽다...."


끝에 그 설녀를 빵 차주기를 기대했지만, 모호한 해피엔딩으로 끝나더라구요. 


사실 지금 지내고 있는 나라는 동남아시아 국가중 하나인데요,

유럽, 미국이 아닌 여기서도 사실 인종차별을 느끼고 있거든요.


이 나라 사람들, 

우선 유럽/미국/호주쪽 사람들 대하는 것과 아시아계 사람들을 대하는 것이 좀 많이 다릅니다. 

그리고 그 아시아계 사람들 대하는 것 중에서도 일본, 중국, 한국 사람 대하는게 다르죠. 


그나마 한국사람들은 요즘 드라마니, 아이돌가수니 인기가 많아서, 잘 대해주는 편인데

제가 여기서 지내면서 거의 현지인화?가 됐기때문에...

자기네 나라 사람이나 이웃나라(다른 동남아)사람이라고 생각하고 푸대접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제가 어느나라 사람이라고 밝히면, 그제서야 대우가 좀 달라지구요. 


이 나라 사람들에 의해 일어나는 차별은, 사실 감당할만 합니다. 그냥 웃고 넘기는 수준이죠.


문제는 이나라에 살고 있는 다른 저와 같은 외국인 중, 앞서 말한 유럽/미국/호주쪽 사람들입니다. 

특히 그 중에서 남자들이라고 해두죠.


아시겠지만, 동남아쪽에 일명 ST들이 많습니다. 

대놓고, 정말 파파할아버지가 20살도 안된것 같은 현지 여자들과 손을 아주 꼭 잡고 돌아들 다니시죠. 

문제는 이런 사람들이 아시아계 여자들을 다 자기들이 원하면 얼마든지 가질 수 있는 대상으로 생각한다는 겁니다. 


미국이나 유럽쪽 친구들과 다닐때는 한번도 일어나지 않는 일들이 한국친구들끼리 다닐때는 매번 일어납니다. 

쳐다보고, 기분나쁜 농담하고


뭐 이건 정말 수많은 것들중에 하나일 뿐이지만요...

이런 일 한 번 겪을때마다, 분노가 솟구치는걸 참을 수 없어요.

소설속 주인공처럼, 권투를 배워야 하나요?ㅋ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를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부딪히고, 새로운걸 알아가는 일이

그전까진 마냥 재밌고 또 신기하다고만 생각했었어요. 


국가라는것, 국적이라는것 얼마든지 바꿀 수 있고, 그냥 형식일 뿐이라고 


그동안 가끔이나마 외국에서 태어나 자란 사람들을 부러워한적이 있었고, 

앞으로도 사실 한국보단 다른나라에서 살고싶단 생각이 많았는데


이 책을 읽고, 또 의문이 듭니다.  

아무리 답답하고 때론 억울해도 우리나라 사람인 이상, 우리나라에서 사는게 맞는건가? 하고요.  


내가 원한다면 얼마든지 국가를 벗어날 수 있다는 것, 

그저 지구시민이고 싶다는 건 순진한 생각인건 아닌가 또 자신이 없어지네요. 


    • 저 망언의 앞에 이런 얘기가 있죠. "우리 아빠가 그러던데"
      가네시로 카즈키가 얘기하는 저 표현은 일본의 중산층 가장의 일반적인 생각을 대변한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 굶은버섯스프> 그쵸, 없죠. 왜 중간에, 주인공이 "차별하는 사람들은 몰라서 차별하는거고 우리가 잘 알고 있으면 된다"고 했던 부분, 그렇게 태연해지고 싶은데 쉽지 않네요. 나중에 영화도 한 번 보고싶어요!
    • 궁금한게 있는데요. ST가 뭔가요?? ;;;
    • 용쿠아> sex tourist, sexpat의 약자에요. 외국에서 사는 사람들?을 엑스팻(expatriate, expat)이라고 하는데 여기에 S를 앞에 붙이면 저렇게 되죠, 외국에서 지내는 목적이 성적만족?으로 치우친 사람들을 말하구요. 대놓고 부를 수 없으니 줄여서들 ST로 불러요.
    • 인종차별이라는 것도 결국 근대적 민족주의 이후의 것이 아닌가해서 전 인간본성의 그것이란 생각은 안해요.
      저만해도 의식적으로 국적같은것으로 따지지 않는데요. 세계어는 못해도 저 스스로 무국적의 세계인이라 생각하며 삽니다.
      왜 같은 인간들끼리 차별하는지 전 이해를 못하겠어요. 여전히 그저 전 순진한 것 뿐일까요. 하하
    • [GO] 속의 인종차별은 일반적인 인종차별과 다를 겁니다. 특수해요. 아마도요......;
      혹시라도 그 특수한 상황 속의 사람들을 더 알고 싶고 [고]를 더 재밌게(?) 읽거나 (영화를) 보고 싶으시면
      김명준감독님의 [우리학교]라는 다큐를 추천합니다.
      그들처럼 생명의 위협을 느끼시는 건 아니겠지만 복싱을 배우는 것은 추천합니다. 내 밖을 깨고 내 안을 지키는 행위라잖아요.
      빌리엘리어트의 아버지만큼이나 스기하라의 아버지도 멋집니다. 전 오히려 스기하라 아버지 쪽이 더 좋아요.
      하지만 이 작품의 주제는 재일교포차별문제도 조총련부모의 멋진 희생도 아닌 주인공의 연애이기 때문에 설녀를 차면 안 됩니다!

      할 말은 없는데 왠지 댓글을 달아야할 거 같아서 횡설수설했습니다. 아이고야~
    • GO> 고! 님이 댓글을 달아주셨네요. 저도 책 읽으면서 아버지가 주인공만큼이나 멋있고 맘에 들었어요. 그치만 여전히 설녀는 비호감 :( 마지막에 그 고백?도 별로 제겐 극적반전으로 다가오지 않더라구요. 추천해주신 우리학교!도 나중에 꼭 챙겨볼께요. 감사합니다. ^^
    • 그냥 잘사지 못하는 나라 국민이면 어딜 가서든 느낄 수 밖에 없는 것 같아요.(사실 한국이 물질적으로 못 사는 나라라고는 생각치 안지만..아무튼.) 동남아 자주 다니는 백인들중에는 이상한 인간 많은 건 확실히 사실같아요. 동남아 아니더라도 외국에서 동양여자면 괜히 접근하는 나이 많은 백인남자들 정말 추해요. 외국에 있다거나 외국인들 만나면 나의 인종과 국적이 무엇인지부터 확실하게 느끼게 되는 것 같아요..
    • 차별은 어디든 어떤 방식으로든 이루어지잖아요. 재일교포는 일본에서 그렇게 아주 세세하고 또한 모호하게 차별을 받고 있다는 것을 그 책에서 보여주고 있는데요. 재일교포와 재중교포 이중에서도 조선족은 또 다른 차별을 받아요. 재외동포법 발의할 때 그 취지는 일본에게 우리는 이렇게 차별하지 않으니까 니네도 어서 빨리 재일교포 차별 안한다고 해! 라는 취지에서 시위적 성격이 강했다고했어요. 지금 현실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지도 않고요. 범위도 재미, 재일 교포와 재중동포는 또 차별을 두고, 재중동포 안에서 또 구분을 짓고요. 세상 어딜가나 어떤 부류를 만들어내어 '그들'이라고 하며 2등시민이라는 격으로 차별하고 배제하는 건 쉽게 없어지지 않나봐요.
      저는 GO라는 책이 참 슬펐어요. 영화도요. 이건 연애 이야기다 하지만 진하게- 더 많은 것을 말하고 있잖아요. 재일교포에 관한 것으로 우리학교, 안녕평양도 재밌어요.
    • GO를 보고 쭈~~욱 건너서 월드컵에서의 정대세의 눈물을 보면 뭔가 울컥하는게 있어요... 슬퍼요.
    • 전 이런틱한? 일본 소설중에 가네시로 가즈키 GO만한 소설을 못봤어요.
      청춘도 느껴지면서 쉽게 읽히고 그리고 뜨겁고 울컥하면서 쿨한.
      여러가지 형용사가 막 떠올라요. 좋은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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