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브리엘, 엄마는 모든 것에 감사하게 되는 구나.

지난 목요일, 자폐아 부모 교육에 처음으로 다녀왔다. 부부동반으로 대부분의 쌍들사이로, 혼자 앉아서 준비해온 펜과 노트북을 펼치고, 기다리는 시간 소피아가 전화를 해왔다. 오늘이 교육날 맞지? 라고 물어보는 목소리는 하루 전까지만 해도 좋았는 데 감기로 확 쉬었다. 혼자있다니까 잠시 조용하다. 그리고는 아파서 금요일에 출근 못할 것 같으니 월요일에 보자고 하고, 교육 잘 받아 라고한다.

부모들이 돌아가면서 소개를 하는데, 누구의 부모인지 아이가 어떤 진단을 받았는 지 말을 한다. 교육 중간에 아동심리학자는 한 엄마가 쓴 글을 읽는다. 이 엄마의 아이는 정신지체아다. '... 그 순간 어른이 되서 대학을 갈 카이사, 사랑에 빠지고 결혼을 하고 엄마가 될 그런 내 딸 카이사는 죽었다.'라는 대목에 한 엄마가 소리내어 운다. 한때 뇌에 손상이 있을 지도 모르다는 의사와의 전화 통화 뒤 사무실 바닥에 주저 앉아 내가 울고 있자 헨릭이 ' 가브리엘은 변함이 없어'라고 말하며 위로하려 했다. 그떄 내가 '그렇지만 내가 그릴 수 있는 아이의 미래는 변하잖아' 라고 답했던게 기억난다. 헨릭은 나를 일으켜 세우더니 말없이 자기가 마시던 아직도 온기남아 있던 차를 건네주었다. 


자폐아  진단을 어떻게 내리는 가에 대한 설명을 듣는 데 어떤 면에서는 자꾸 가브리엘은 아닌데 란 생각이 많이 든다. 사실 진단을 받은 날 나에게 카타리나 (아동심리학자)는 이렇게 말했다. '당신이 이 진단을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걸 이해합니다. 가브리엘이 당신과 함께 있을 때 나도 이아이는 자폐아가 아니야 라고 생각했으니까요. 당신과 가브리엘은 아주 가까워서 서로 잘 이해해서 당신은 미리 가브리엘에게 이런 저런 행동을 하게 인도하고, 또 가브리엘도 당신과 함께 있으면 그걸 합니다. 이건 좋은 싸인이에요. 아이가 완전히 닫쳐 있지 않다는 의미니까요. 얼마든지 발전할 수 있어요.'

기본적을 자폐아는 자신외의 세상에 별 관심이 없단다. 그래서 말이 느리고, 다른 사람과 시선을 맞추지 않고,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이해하지 못하며, 자기 동년배들과 사회생활 (같이 놀지) 않는다. 가브리엘은 말이 무척 느리다. 4월이면 만 다섯인데 아직 두살 반 정도의 언어를 구사한다. 지난 여름까지는 친구들한테 별관심이 없었다. 요즘에는 그렇지 않다. 특히 유치원의 카밀라에게 사랑에빠진 뒤로. 매번 카밀라 말이 나오면 오 카밀라 카밀라 라고 해서 가브리엘이 카밀라를 사랑한다는 걸 알았다. 내가 이 이야기를 하자 유치원 내에 모든 선생님이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거린다. 언젠가 카밀라 아빠를 만났는 데 가브리엘이 자기 한테도 항상 hug 해 주다면서 우리딸을 너무 좋아한다며 웃는다. 


어제 시내 도서관에 친구 헬레나와 아들 알바르를 만나러 갔다. 버스안에서 조금 있으면 알바르를 만나다고 말하는 데 별 반응이 없다. 버스에서 내려 도서관에 가는 데 저기서 기다리는 알바르와 헬레나를 보자 알바르! 라고 외치면서 달려간다. 둘이 서로 보고 말그대로 웃으면서 팔짝팔짝 뛴다. 도서관내 어린이 코너에는 작은 성이 있다. 이 작은 성의 네 구석에는 탑이 있고 그 탑 밑 공간에는 아이들이 앉아서 책을 읽을 수 있게 되어 있다. 그리고 그 탑들 사이에는 벤치가 있다. 큐선들도 많이 있다. 가브리엘은 탑밑에서 책을 읽다가 탑과 벤치 사의 구멍을 통해 큐션을 한쪽으로 옮기더니, 이제는 벤치로 와서 다시 탑쪽으로 큐션을 옮길려고 했다. 그때 어디서 나타났는 지 가브리엘 보다 조금 더 큰 처음 보는 로케라는 사내아이가 나타나서 장난을 건다. 그러자 가브리엘이 소리내어 깔깔 웃으면서 아이랑 소위 베게싸움을 한다.처음보는 아이랑 깔깔대는 것은 처음 본 듯하다. 엄마는 이 작은 웃음에 감동받는다. 희망을 갖는다. 행복하다. 


점심때가 되어 레스토랑을 향해 가는 데 판커카 (pancake) 멀을래? 했더니 요즘들어 복수를 깨우치기 시작한 가브리엘이 판커코르나 (the pancakes)라고 고쳐 말한다. 너 복수도 잘 하는 구나! 


몇주전 교회에서 세례받으로 온 아가가 울자 가브리엘이 누가 말리기도 전에 아기 한테 다가가더니 이마를 쓰다듬어 주었다. 그러자 아기가 울음을 뚝 그쳤다. 아이의 엄마는 그냥 웃으면서 아이 참 착한 아이네 했는 데 나한테는 큰 사건이다. 


가브리엘의 작은 발전들은 나한테는 큰 희망이다. 큰 위안이다. 큰 감사다. 

사랑하는 가브리엘 너의 미래에 사랑이 풍성하게 넘쳐나길 엄마는 기도한다. 그럴거라도 믿어 

    • Stay close to me, you will be safe

    • ASD 진단기준을 어렴풋이밖에 알지못하지만, 정말 가장 가벼운 쪽의 스펙트럼에 속하는 정도같아요. 일단 interaction이 활발하다는 면에서요. 제가 알기로 자폐증진단이 최근 크게 늘어났다고하는데, 아무래도 부모들의 자각이 좀더 빨라지고 예민해지고해서라는 분석도 있다고 들었어요. 진단을 빨리해서 intervention이 잘되면 정말 정상인과 다를바없는 사람들이 많아요. 조그마한 것에 감사하시는 모습이 정말 아름답고 강하십니다. 가브리엘은 그런 엄마를 만나서 정말 행운이 가득한 아이에요.

    • I love reading your excerpts. It's like getting to know Gabri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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