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결혼식, 절망 vs. 소녀

1. 이번 주말 한 결혼식에 참석했습니다. 조그마한 교회에서 검소하게 치른 결혼식이었습니다. 하객의 수도 많진 않았지요. 오십명 정도였을까요. 음악은 신부의 친구 다섯 명이 담당했습니다. 첼로, 바이올린, 피아노, 기타, 바순. 신부가 들어오는 길을 하얀 종이로 깔고, 핑크색 장미꽃잎을 뜯어 뿌렸습니다. 피로연 테이블의 식기는 모두 플라스틱. 식탁보위에 월마트에서 산 것으로 보이는 자줏빛 플라스틱 다이아몬드를 뿌렸더군요. 식사로는 오이 샐러드, 닭고기 조금, 짓이긴 감자, 삶은 깍지콩이 나왔고 디저트로 도브 (Dove) 초콜렛 세 개씩이 나왔습니다.  한쪽 구석 테이블에 콜라, 다이어트 콜라, 레모네이드, 냉홍차를 얼음과 함께 2리터 들이 통으로 세워놓고 각자 따라가라고 하더군요.


신랑 신부는 중국인이었습니다. 제가 금쪽같은 주말에 먼 거리를 운전해서 그 결혼식에 참석한 이유는 신부때문이었습니다. 아니 그 결혼식에 참석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신부때문에 참석했을 겁니다. 이 신부 대단히 성실한 여자입니다. 어떤 일을 하든지 120% 로 일을 마치고, 상대에게 솔직하게 말하지요. 결혼식에 온 사람들 대부분이 신부의 태도에 대해서 한마디씩 말했습니다. 이국땅에서 오로지 자기의 성실함만 가지고 하객을 그만큼 모을 수 있다는 건 대단하지 싶습니다. 이 결혼식에 참석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신부가 이국땅에서 만든 새로운 친구들이었습니다. 신부 들러리와 몇몇 하객들이 한 마디씩 말했습니다. 우리는 이 아가씨를 우리 인생에 입양했다고 생각하고 있다. 자기의 인생을 이방인들에게 이만큼 연결시킨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닌데요.  


2. 레진닷컴에서 절망 vs. 소녀를 봤습니다. 마사토끼의 스토리 텔링 능력은 출중하네요. (그림은 못그리지만.) 제 마음을 사로잡는 바가 있습니다. 할 수 있는 방안 중에서 최선의 선택을 고르고 실행한다는 룰만 가지고 이만큼 줄거리를 풀어가다니 대단합니다.





      • 예. 그런데 쓸쓸해보이기도 했어요. 뭣보다도, 어떻게 된 영문인지, 신부측 부모님이 참석하지 않았거든요.

    • 2. 전 솔직히 절망VS소녀 마사토끼 만화치고 너무 기대이하였습니다. 특히 마지막의 트릭은 무슨.... 개연성과 현실성 전부 밥말아먹었다고 밖에는--;; 레진코믹스 보면서 돈아깝다 생각한 유일한 만화였습니다.......내 코인 ...흐흑....

      • 다시 생각해보니 마지막의 트릭이 약했다는 생각도 드네요. 저는 마사토끼 만화 중에서 가장 만족스러웠어요. 매치스틱 트웬티보다 더요. 제가 그 소녀같은 캐릭터를 좋아해서요.

      • 저는 도현님의 작화 덕분에 상상과 현실이 뒤섞인 상태에서 현실이 상상을 짓이기는... 트릭이었다고 생각했어요. ㅎㅎ


        그리고 마사토끼가 그림을 잘 못그린다뇻! ㅋㅋㅋ 단지 콘티에 최적화된 그림체일 뿐인겁니당 ㅎㅎㅎㅎ

    • 저도 레진닷컴에서 '절망vs소녀'를 무척 재밌게 보고 있었는데, 마지막 부분에서 실망했어요. 요즘엔 같은 작가의 '가후전' 기대하며 보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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