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는 맥주 - 미제 맥주의 역습

항상 취향은 넓고 얕음을 추구하는 삶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재작년까지는 그중에서도 취미는 맥주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었는데,

이제는 어디 가서 맥주 좀 마신다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정보에도 뒤처지고 애정도도 엄청 떨어졌습니다. 

일상에 함몰된 시간이라고 해야하나, 암튼 그런 것들이 맥주를 포함한 저의 모든 취미 생활에 파고든 요즘이었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10분 정도 걸어서 있는 동네 시장 한 편에 있는 작은 동네슈퍼에 요상한 물건들이 있었습니다. 

이런 게 여기 있을 리가 없는데... 그럴 리가 없는데... 하며 요리조리 살펴보니 실제 물건들이 맞더군요.


이태원, 녹사평 등지에 있는 마켓이나 강남 신세계가 아닌 강북 그것도 서울 끄트머리 어딘가에 위치한 이곳에 요즘 국내에서 구할 수 있는 가장 맛있는 맥주라고 평가받고 있는 

올드 라스푸틴 (Old Rasputin), 스컬핀 IPA (Ballast point Sculpin IPA)이 있을 줄이야! 동네 수퍼 냉장고에 필스너 우르켈만 있더라도 황송할 지경이었는데!


  North-Coast-Old-Rasputin.jpg                              beers-sculpin-grid-image.png

러시아 인물인 라스푸틴을 당당히 맥주 이름으로 쓰는 미국인!            우리나라로 치면 둑중개 또는 쏨뱅이. 물고기맛 나는 맥주는 아닙니다. 



특히 스컬핀은 전 세계 맥주 평가 사이트 등에서 시에라 네바다 IPA를 제치고 IPA계의 일인자로 등극하고 있다는 소문을 듣고 있어 궁금만 하던 차에 동네 슈퍼의 진열장에 있다니 순간 여기가 한국 맞나 하는 의심이 들 정도 였습니다.

참고로 스컬핀을 만든 발라스트 포인트 회사 사장은 미국 샌디에이고 앞 바다에서 낚시를 취미 이상으로 즐기는 분이라 대부분의 맥주에 청새치 등 물고기 그림이 그려져 있습니다.

http://www.ballastpoint.com/beers/year-round/


아무튼 올드 라스푸틴은 임페리얼 스타우트라는 자신들의 설명 그대로 리얼 스타우트라는 게 이런 것일까 하는 맛을 보여 주었고 (기네스는 이제 필요없어)

스컬핀은 또 다른 샌디에이고 맥주인 그린플래쉬사의 홉 헤드 레드(Hop Head Red)맥주, (이것도 위 슈퍼에 같이 있었습니다)와 비교 해보려고 대기 중입니다.

이 외에도 이 마트에 맥주라기보다 와인에 가까운 올드 스톡 에일, 듀체스 드 부르고뉴도 있어 오랜만에 취미 생활에 몰두하려고 합니다. 대신 지갑은 매우 가벼워지겠지만요. 

그래도 잠시나마 살 맛나네요. 





    • 상계동의 그곳에 다녀오셨나봅니다. 마트집 아들이 맥덕이라는 곳. ㅋㅋ

      지방이라 스컬핀을 자주는 못 마시지만 그나마 홈플러스에서 구할 수 있는 IPA 중 으뜸인 그린플래시 웨스트코스트IPA로 연명하고 있어요.
    • 정말 이 정도면 맥덕이 운영하는 동네 수퍼라고 해도 되겠네요. 라인업 훌륭. 올드스톡에일도 있다니.


      홉헤드레드도 무척 훌륭합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맥주 중 하나. 그린플래시 PALATE WRECKER를 최근 마셔봤는데 그건 솔직히 그닥... 너무 독하기만 한 느낌이었어요.

    • 전 며칠 전에 안암동 바에서 올드 라스프틴 병맥주하고, 스컬핀 IPA '드래프트'로 마셨어요! ESB나 Honeydew도 흡입!

      • 아우 스컬핀 드래프트라니... 한 번 마시려면 손모가지가 부들부들 (비싸서요. ㅠㅠ)

        • 그렇죠. 한 잔에 12000원 (...) 그래도 목요일은 할인해서 10500원일 겁니당.

      • 얼마전에 발라스트 포인트사의 사장이 한국 방문했다 하더니 이제 드래프트로 수입하나 보네요. 가격은 역시 자비가 없네요. 동네슈퍼는 7천원 초반대이던데 그냥 두 병 마셔야겠습니다. 

        • 요즘 속속 오고 있어요. 브루독 사장도 왔었고요. (잘 아시겠지만) 현재까지는 펑크, 세인트5에이엠, 데드포니클럽 3종이 출시되어 있는데, 곧 3종이 추가로 국내 출시된다고 합니다.

    • gourmet / 듀게 맥덕분들이 서서히 모이시는군요. 상계동의 그곳 맞습니다. 친구분들하고 먹기 위해 시작하셨다던데 어느정도 팔리면 다른 라인업도 갖출 모양입니다. 열심히 가보려구요. 

      nixon / 올드 스톡 에일 3병 정도 구입해서 3개월, 6개월, 9개월 단위로 시음할 계획입니다.   PALATE WRECKER의 IBU가 148이나 되네요. 엄청납니다. 그야말로 홉즙에 가까운 맛이겠네요. 이 동네슈퍼에 텅버클러(Ballast Point Tongue Buckler)가 있는데 이것도 IBU가 107라 한 번 도전해볼까 고민중입니다. 

          
    • 만약에/ 아 그러고보니, 예전에 원주 크라켄을 소개해주셨던 분 아니시던가요? 그 덕에 저도 원주부터 시작해 맥덕이 되었나이다. (책임지세요 얇아지는 지갑)

      • 죄송합니다, 저 맞습니다. 맥덕은 좋은 겁니다. ^^; 

    • 듀게 맥덕 소환 글인가요?


      20일 전에 앰버 만들어서 이제 발효 다 끝났고, 내일 탄산 + 병에 담기 합니다.  2주 후면 탄산 과정이 끝나는데 꽤 기대하고 있어요.


      IPA는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쏨뱅이는 통과, 그렇지만 올드 라스푸틴은 꼭 한번 접해보고 싶네요.

    • 상계동 어디에 가면 구할 수 있나요? 상계+라스푸틴+스컬핀 으로 구글링해봐도 전혀 안 나오네요. 당장 오늘 퇴근 후에 달려가고 싶습니다

      • http://www.beerforum.co.kr/board_news/247855


        여기가 아닐까 합니다. ㅎㅎ



        • 감사합니다. 방금 사가지고 와서 빈 사무실에서 kula shaker의 hush 볼륨 만땅 배경으로 어깨춤을 추면서(?) 먹고 있습니다. IPA보다 스타우트를 더 좋아하는데, 스컬핀 맛있네요. 맥덕 아닌 사람에게도, 맥덕인 사람에게도 모두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사실 이게 굉장히 성취하기 어려운 덕목이거든요, 거의 대부분 둘 중 하나만 만족시킬 뿐이었고 둘 다 만족시키는 맥주는 여태 없었습니다). 그리고 기네스 덕후인 제게 새로운 만남이 열렸네요. 당분간 올드 라스푸틴만 파야겠습니다. 은혜로운 게시물 감사드려요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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