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벌 체험담

제가 초딩 때 경험담을 말씀 좀 드릴게요.
6학년 때인데 아침에 담임이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라 교실 문을 박차고 들어오더니 다짜고짜 앞줄 오른쪽부터
수학 문제를 내더군요. 그날 (공교롭게도 하필이면) 저는 맨 앞줄 맨 왼쪽 창가에 앉았는데 제 차례가 올 동안 문제를 맞춘 아이도 틀린 아이도 있었죠.
맞춘 아이는 자리에 앉았지만 틀린 아이는 뺨을 맞았어요. 제 차례가 왔고 저는 문제의 정답을 맞췄죠. 담임이 저를 무섭게 쏘아보더니
다시 맨 앞줄 오른쪽 아이부터 문제를 내는 겁니다. 뒷줄로 넘어가는 게 아니라, 다시 앞줄부터요.

또 제 차례가 오기를 반복하다가, 결국 네 번째 왕복되는 와중에 오답을 내고 말았어요.

문제는 이때부터였죠. 담임이 저를 교단으로 나오라 하더니 개패듯이 패기 시작했어요.
저는 문제 하나 틀렸을 뿐인데, 그리고 다른 아이들은 뺨 맞는 걸로 끝났는데 나는 왜 이렇게 맞는 걸까 하고 생각했어요.
억울해서 아프단 생각보단 모욕감 때문에 치를 떨었습니다. 뺨을 때리고 발로 차고 나중엔 얼굴에 주먹질까지 하면서 팼어요.
저는 정말 모범적인 학생이였어요. 성적도 상위권을 유지했구요. 지각도 결석도 없었어요.

다만, 부모님이 학교를 잘 오시지 않았고, 이른바 촌지 같은 것도 절대 안 주시는 분들이었죠.

짐작하건데 그런 것에 이유가 있지 않았나 싶지만... 확인할 수 없으니...

그때 맞은 흔적이 남았는데 앞니가 부러졌어요.
지금도 거울을 통해 이를 보면 그날이 떠올라요. 그때 담임은 왜 날 때렸을까, 일부러 날 팰 구실을 만들기 위해
앞줄만 계속 어려운 수학 문제를 낸 것 같은데, 왜 내게 그토록 화가 났을까, 아직도 의문이에요.

방과후에 담임이 날 따로 불러서 아 해보라며 부러진 이를 확인하곤 뭐라뭐라 따뜻한 말로 달래는데, 그게 참 믿을 수 없을 만큼 가증스러웠죠.
제가 집에 가서 부모님께 말씀드릴까 전전긍긍하는 눈치였거든요.

결국 저는 후환이 두렵기도 했고, 부모님이 어떻게 나오실까 걱정되기도 해서 함구했어요.
저는 그날 이후로 체벌에 대한 어떤 미화도 가식처럼 보여요. 필요악이라니, 말도 안돼!!!

일부의 교사 문제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그 일부 때문에 저는 이후의 모든 학교 생활이 몹시 싫어졌으니까요.
체벌을 균형있게 하기란 불가능하다고 생각해요. 체벌엔 감정이 실리기 마련이죠.

맞는 아이는 그걸 금세 알아 채요.

논란이 있는 것 같지만, 지금 체벌금지는 대환영입니다.

아직 대안도 없고, 인력도, 예산도 없어서 시기상조라고들 하시는 분이 있는데,

늘, 언제나, 항상 시기상조였죠.

지금이 그걸 할 때입니다.

    • 부모님께서 촌지를 안 주신 게 체벌사유라고 생각됩니다.
      앞니가 부러지셨다니 속 많이 상하셨겠어요...
      저도 체벌이 이렇게 애들을 통제하는 수단화가 된 현실이 짜증납니다. 애들은 그렇게 해서 통제가 되지 않죠.
      그건 교사분들의 잘못된 믿음 혹은 합리화에 불과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정말 동감합니다. 체벌엔 감정이 실린다는 말, 그리고 그걸 애들도 느낀다는 말. 정말 맞는 말이에요.
    • 일부라고 하기에는 너무 많죠. 개신교의 경우처럼.
    • 그건 좀 무섭군요... -_-;
    • 형사고발해서 파면시키고 합의금받아낸뒤 집유때릴 사안이네요...
    • 교사들에게 바라는 거는요 그냥 국어교사는 국어나 잘 가르치고 수학교사는 수학이나 잘 가르치고, 수업 중간에 인생교육한답시고 헛소리 하지말고 본인들 수업에나 제발 좀 충실하고 학생들 '애들이라고' 함부로 대하지 말고(아이들도 다 알거든요). 교사라는 직함에서 온갖 도덕적 가치를 떼어버리고 오로지 직업인으로서 본문에 충실하면 더 바랄것이 없겠어요. 다른 직업인들처럼요. 교육직이라고 특권의식 갖고 특별대우 요구하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사람을 때릴 수 있는 권리라든가..
    • habibi/ 맞아요. 그 특권의식을 버리고 열심히 교육현장에 뛰어드시면 애들의 존경과 사랑을 받을 수 있다는 걸 왜 모르는지...
      교육 자체에 열성을 안 보이시는 분들이 너무 많아요.
      근데 그 권위의식을 버리기가 힘들다는 것 자체를 머리로 이해하긴 해요. 아무리 짧은 시간일지라도 아무리 적은 애들 앞일지라도 전권을 부여 받고 앞에 나온 사람에게는 어느 식으로라도 권위를 보여야한다는 관념이 생기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도 그건 아니지만 싶죠.
    • habibi/ 글쎄요 저도 어렸을 땐 그렇게 생각했는데 저도 성인이 되고 교사하는 친구들 얘기 들어보니까 그게 아니더군요.. 교사에게는 학교 밖에서 일어나는 문제들도 다뤄야 할 책임이 있거든요. 가출하고 무단결석하고 무단조퇴하고 담배피고 술 마시고 밖에서 동급생들을 때리고 돈 뺏고 다니는 애들을 모른 척 할수만 있다면 교사도 훨씬 편할거에요. 제 친구들도 때리지는 않는데 도대체 어떻게 해야할 지를 모르겠다고 하더라구요. 부모를 만나도 답이 없고.. 민주적으로 인격적으로 대해준다고 그만큼 책임있는 행동을 할 수 있는 나이에 있는 애들이 아니라서요.. (민주적으로 대하지 말아야 한다는 말이 아니에요)
      의사나 교사는 사명과 인간에 대한 사랑을 가지고 일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성인은 될 수 없지만 최소한 평범한 직업인과는 달라야 하겠죠. 그렇지 않으면 버티기 힘든 직업이라고 생각합니다..
    • 망치/ 아 그건 담임으로서의 문제 말씀하시는 건가요? 담임 선생님의 교육방침 문제가 사실 가장 중요하긴 하죠.
      근데 정말 모른 척 하지 않은 분들이 계신다는 게 기쁘군요.
      저는 좋지 못한 고등학교를 나와서 모른 척 하시는 분들을 많이 본 게 너무 ... 슬퍼요.
    • habibi /

      그냥 국어교사는 국어나 잘 가르치고 수학교사는 수학이나 잘 가르치고, 수업 중간에 인생교육한답시고 헛소리 하지말고 본인들 수업에나 제발 좀 충실하고 학생들 '애들이라고' 함부로 대하지 말고(아이들도 다 알거든요). 교사라는 직함에서 온갖 도덕적 가치를 떼어버리고 오로지 직업인으로서 본문에 충실하면 더 바랄것이 없겠어요.

      => 그런 식으로 하려면 학교 안 가고 집에서 인강 듣는 게 낫죠. 선생님이 그냥 지식만 전달하는 기계는 아니죠.

      그리고 선생님들한테 권위는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권위의식은 나쁜 거지만.
    • 교사가 지식전달 외에 인성교육시킨다는 것은 환상입니다. 인성교육은 보고 느끼는 것에서 출발하는 것이지, 말한다고 때린다고 되는 건 아니라는 거 아시잖아요. 학원선생들보면서도 얼마든지 인성교육 가능합니다. 다만 좋은 선생이고 좋은 인간이라는 가정 하에서요. 공교육 교사들의 특권일 수 없죠.
    • 그리고 학교가는 이유는 사회화를 위해서지 학교 선생들 때문이 아니죠.
    • habibi/ 말씀대로라면 교사에 대한 책임을 줄이는게 먼저라고 생각해요. (저도 그래야 된다고 생각하는게 아니라 habibi님의 논리에 따르면) 학원에선 애가 탈선한다고 집에 전화해서 상담하고 그러진 않잖아요. 무단 결석해도 상관 안하죠. 분명히 학교 교사와 학원 강사의 역할이 다른데 동일선상에서 비교하는 것은 무리에요.
      사실 학교에서 배우는 것보다 가정에서 배우는게 훨씬 크죠.. 학교에서 가르칠 수 있는건 한계가 있어요. 그렇다고 교사가 무단결석, 무단조퇴 등을 방치하고 퇴학 처분만 내리면 되는 것인가.. 글쎄요 잘 모르겠네요. 학생 입장에서도 학교가 자신을 포기하고 내버려두는 모습을 보고 오히려 좌절하게 되지 않을까요. 누구도 나에게 관심 갖지 않는구나.. 하구요. 어렵지만 제자리로 끌어올 수도 있는 학생이 몇 명이라도 있다면 시도해 봐야 하지 않을까요. 제가 교사가 아니라 너무 이상적으로 말하는건지도 모르겠네요.
    • 인성교육이라.
      글쎄요. '인성교육'이 뭔지부터 얘기하고 교사가 그게 가능하냐 아니냐를 따져야 할 것같군요.
    • 망치/ 저도 예전에 교사에게는 사명감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했는데요. 주변을 보고 그게 아닐 수 있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좋은 직업이니까 붙어있는거지 사명감으로 붙어있는 사람은 못봤거든요. 요즘에는 그야말로 '선생이 진리'인 시대인데, 굳이 사명감 없어도 좋은 유인으로 얼마든지 직장생활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반드시 교사에게만 필요한 사명감이 아니라 그냥 인간으로서의 양심으로도 충분하다는거죠.
    • 망치/ 전화해서 애 상담하는 쪽은 학원이든데요. 무단결석하면 학원에서 난리나든데요.
      동일선상의 비교는 무리라고 해도, 공교육 교사에게만 반드시 필요한 권위같은 건 옛날얘기같아요.
      얘기 더 하고 싶지만, 일이 있어서 이만.. 죄송해요.
    • habibib / 듀나님 그런 칼럼 썼다가 교사들한테 고소 당했죠.
    • 저와 비슷한 경험이 있으시군요.
      저도 국민학교 6학년때 그랬던 적이 있습니다.
      수업시간에 책상 서랍에 손을 넣고 있었는데 거기에 만화책을 넣고 보거나 한 건 아니었어요.
      담임이 절 보고 나오라고 하더니 뭐 보고 있었냐고.
      암것도 안봤다고 했더니 그때부터 얻어맞기 시작해서 귀싸대기, 발차기로 이어지다가 제가 넘어진 후에는 문자 그대로 밟혔어요.
      담임이 저를 패고 나서 제 책상으로 가서 뒤지기 시작했는데 뭐가 나올리가 있나.
      아무것도 안나왔죠.

      근데 더 웃기는 건 그 이후였어요.

      당시 담임이 고령이었는데 저를 때리고 나서는 지가 지쳐서는 바닥에 털썩 주저앉아 버리더군요.
      그리곤 숨을 헐떡거리다가 교무실인가 양호실인가로 가더라구요.
      반장이랑 부반장인가 담임 따라가고.
      반 여자애들 울면서 저한테 너때문에 선생님 쓰러졌다고...-.-;;;
      순식간에 잘못없이 얻어맞고 담임 쓰러지게 만든 놈이 되어버리더군요.
    • 망치/ 저 학원 선생이었는데요 무단결석하면 전화드리고요 애 따로 불러서 혼내고요 태도 안좋으면 학부모 상담 한시간씩 해요 ㅠㅠ
    • 진지하게 말씀드리시는데 사적 복수가 필요한 사안으로 보입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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