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다른 나라 말보단 일본어 발음이 쉽긴 합니다. 근데 개인적으로 스페인어 발음이 제일 쉽더군요. 일본어 발음중에도 약간 애매한 발음이 있긴 합니다. つ(tsu) 발음인데, 예전 일본인 속에 숨은 독립운동가를 잡을 때 저 발음이 되냐 안되냐 여부로 조선인인가 일본인인가를 가렸다는 풍문도 들었어요.
한국어를 배우는 일본 사람들을 몇 명 봤던 바로는.. 물론 개인적인 생각이니 근거는 없습니다만; 우선 한국어 발음이 일본어 발음보다 가짓수가 월등하게 많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본 사람이 익혀야 하는 발음 가짓수가 훨씬 많아요. 사실 한국사람이 하는 일본어 발음도 아주 정확하지는 않지만, 대체해서 비슷하게 쓸 수 있는 모국어 발음 가짓수가 많으니까 어떻게든 알아듣게는 할 수 있다... 랄까요. 한국어와 일본어가 언어적으로 가까운 점 역시 크겠지만요. 또 일본 사람들은 알아들을 수 없을 정도만 아니면 발음이 네이티브 수준이 안 되어도 지적하거나 고치게 하려 들지 않더라구요.
그리고 보통 성인들은 글자를 배우면서 글자에 대응해서 언어를 익히게 되는데, 조합형인 한글의 특성상 글자 하나에 발음 하나.. 가 안 되니까 거기서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것 같아요. 그리고 같은 글자라도 초성일 때와 종성일 때의 발음이 달라지고요. 게다가 한국어는 그 글자에 대해 한번 익힌 이 발음이 영원히 이 발음이 아니라 이런 받침 뒤에 오면 또 다른 발음이 되는 복잡한 사정이 있는데, 일본어는 한 글자에 정해진 발음은 불변이라서요. 발음쪽 문제만이 아니더라도, 그래서 일본 사람들이 어학원 등에서 한국어를 배울 때 초기의 고비를 넘기기 힘들어 하는 것 같았어요.
1. 상대적입니다. 학습자의 모국어가 일본어와 비슷한 계통의 언어일 수록 쉬울 거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발음 가짓수가 적다는 점에서 그 계통의 언어 중에서는 쉬운 편이라고 할 수 있을지도.. 2. 네이티브 수준으로는 할 수 없겠지만 비슷하게 흉내내긴 비교적 수월하겠죠. 물론 한국어 발음을 완벽히 마스터한다는 전제 하에서.. 3&4. 전문가가 아니라 잘 모르겠네요.ㅎㅎ
한국어의 음운체계에 익숙해져있어서 우리가 일본어를 잘 발음한다고 생각하지만, 한국인 특유의 발음과 억양 없애는 게 힘들어요. 우리 음운체계와 다른 음성은 듣는 것도 어렵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식으로 일본어 발음하면서 잘하고 있다고 착각을 하게 되죠. 4번은 질문의도에는 맞지 않는 답변이지만, 몽골사람들이 한꾹어를 배웠을 때 상당히 잘한다는 이야길 언어학자분께 들었습니다. 같은 연구실에 있던 몽골 유학생 누나도 한국어 발음이 아주 자연스러웠어요. 언어 습득이 쉬우냐 어려우냐는 아무래도 본인 모국어와 대상언어의 연관성이 관건이고, 언어 학습의 효율성은 문법적 연관성보다 태도에 더 영향을 받는다는 논문이 있습니다. 미국인들이 외국어 학습 효율이 낮은 게 바로 타문화에 대한 보수적 수용성때문이라더군요. 한국어와 일본어는 계통적으로 현재 인도유럽언어의 저 반대편이라고 해서 요새 공부하다 가끔 한숨이 나옵니다.
한글로 조합이 되는 음절 수가 많다뿐이지 어느 언어가 음절이 제일 많다 식의 언어계의 끝판왕은 없죠 뭐. 일본어가 음절수가 턱없이 부족하긴 하지만 그래도 한국어보다 순 일본어 어휘나 구사력이 풍부한 걸 보면 음절수가 어떤 언어의 발달을 견인해 온 주요 요인은 아닌것 같더군요. 아무튼 1,2,4 전부 해당사항 없음으로 보이네요.
1. 다른 분들이 말씀하셨듯이 일본어 발음은 대체로 개음절구조이고 한국어는 폐음절이 있기 때문에 일본인이 한국어하는 것보다 한국인이 일본어하는 게 상대적으로 쉬운 편입니다. 거기다 모음의 갯수도 한국어가 더 많으니까요. 그렇지만 한국어의 발음으로 일본어의 모음을 발음하는 건 정확한 발음은 아닙니다. 그리고 자음에 있어서도 안 되는 일본어발음이 있어요. 언어마다 소리영역이 조금씩 다른 부분이 있으니 당연한 얘기구요. 어느 정도 연습하면 할 수 있긴 한데 가끔 보면 중급이상인데도 그 발음이 죽어도 안 되는 사람도 있긴 하더군요. 언어경제학이라고 언어학습의 난이도에 따라 언어를 분류해보는 학문에 대한 입문격에 해당되는 책을 읽은 적이 있는데 그에 따르면 폐음절언어보다 개음절언어쪽이 학습난이도가 낮은 편이라고 하니 일본어 발음은 그래도 쉬운 편에 해당되는 걸지도 모르겠네요. 그런데 스페인어를 배운 일본인의 얘기를 들으니 특정자음의 발음에서 한국인보다 일본인이 혀가 더 부드럽다고 해야 하나 그래서 잘 되는 것 같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으니 절대적으로 딱 떨어지게 말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닌 듯 합니다. 사실 현대언어학은 특정언어가 다른 언어의 우위에 있다는 식의 얘기를 꺼려하는 편이라 이런 식의 잣대를 두고 비교하는 걸 단선적으로 설명하지 않습니다. 사실 좀 더 섬세하게 얘기해야 하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이 부분에서 언어전공자와 전공자가 아닌 사람들이 개념을 잡거나 얘기하는 방식이 달라지는 부분이 있어서 얘기가 잘 안통하는 면이 있는 것 같더군요.
2. 한국어 발음을 잘한다고 일본어 발음을 잘하게 된다는 건 좀..... 1에서 말씀드린 대로 모음이나 자음이나 모두 언어에 따라서 잡는 영역이 다르기 때문에 일본어가 발음이 쉬워보이지만 사실 정확한 발음이 안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국어 모음을 기준으로 발음하면 대충 알아들을 수 있는 수준으로 발음하긴 하지만 뭔가 느낌이 이상한 그런 거죠. 그래도 한국어와 일본어는 대충 비슷한 범위 내에 있는 편인데 그게 더 멀리 있는 언어들도 있더군요. 심지어 한국어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모음이 있는 언어도 있습니다.
3. 제가 언어학에 대해 많이 알지 못하는 고로 자신할 수는 없지만 딱히 이런 개념에 대한 설명을 들은 적은 없습니다. 다만 언어경제학에서 언어학습의 난이도를 상대적인 관점과 절대적인 관점에서 설명하는데 한국어와 일본어의 발음이 그나마 비슷한 편이라면 -사실 다른 언어권에서 온 학습자들의 발음과 비교하면 그래도 한국인의 것이 훨씬 나아보이긴 합니다- 발음학습에 있어서 한국인에게 일본어가 상대적으로 난이도가 낮은 편이다라고 말할 수 있겠죠. 아마 일정부분 그런 건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인의 일본어학습은 다른 언어권에 비해 쉬운 편이라고 제가 읽었던 책에서 밝히고 있었거든요. 그렇지만 주의할 건 -위에서 댓글을 다신 분들도 말씀하셨듯이- 그게 한국어발음=일본어발음이 절대 아니란 겁니다. 그저 다른 언어들에 비해 더 가깝다는 걸 의미할 뿐이죠.
4. 어떤 언어를 잘하면 한국어를 잘한다는 건 들은 적이 없지만 한국어와 비슷한 어족으로 추정되는 우랄 알타이어족-사실 얘네를 하나의 어족으로 묶는 것에 대한 반론도 있고 한국어는 이 어족일 거라고 추정하긴 하지만 100% 확실하다고 보기에는 아직 여러모로 부족하다고 하더군요-에 속하는 언어의 발음이나 어휘가 한국어와 비교적 비슷해서 배우기 쉽다라는 식의 말은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연구로 본 적은 없어서 확언할 수 있는 말은 아니에요. 아무래도 비슷한 계열의 언어면 배우기 쉽겠죠. 그렇지만 언어학습은 발음외에도 여러영역에 걸쳐져 있기 때문에 간단히 말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구요.
dlrauddlraud> 일본어가 한국어에 비해서 고유 일본어 어휘가 풍부하고 활성화되어 있는건 사실이죠. 더 자세하게 말하면 우리말에서는 한자어에 밀려서 없어지거나 격이 낮아져 못쓰게된 고유어 낱말이 꽤 많아요. 예를 들어 板이나 生이란 한자에 대해서 "널"이나 "날"같은 우리말 형태소는 안써서 생산력을 잃어버렸지만, 한자어 형태소 "판"이나 "생"은 활발히 쓰이죠. 반면에 일본어에서는 いた나なま란 고유어 형태소도 왕성하게 쓰입니다. 저는 일본어 공부할때마다 이 차이를 느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