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돌아보며는.

그냥 하루를 살다가 잠깐 돌아보면은(대개 이런 날은 몸 상태가 좀 안좋거나(웃음) 스트레스를 좀 받은 날에 돌아보게 되는 것 같아요. 하하)...


결혼을 하고 나서, 아기를 낳고 나서.

아 이제는...내가 나중에 하면 되지 뭐, 내일이나 아니면 다음주나. 조만간 할 수 있을 거야하고 미뤄두었던 어떤 일들.  내가 하고 싶었던 어떤 일들을 영원히 할 수 없는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 때,  그래그래 어쩔 수 없지-하면서도..

여전히 이해는 가지만 납득은 안되는(!) 상황이  참 힘들어요.


결혼하고 나서도 많이 느꼈는데, 아기가 있으니 이제 좀 더 "내 시간"이라는 게 없어져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아기랑 조금 더 시간을 보내고 싶어요. 그리고 내 일도 하고 싶고, 여행도 다니고 싶고요. 그리고 내 일과 관련된 사람들과 좀더 관계를 다지고 싶고, 그래요.

집안에 작업실을 두고, 일러스트를 하면서 아이를 키우면 참 좋겠다- 생각했었는데 일러스트 쪽을 준비하는 사이에 임신을 했고, 아기를 낳았고, (변명같지만) 이제는 도무지 시간이 나질 않아서 연필을 잡아도 아무 생각도 안나요.

회사에서 집으로 오면 이미 파김치고, 반기는 아기랑 11시까지 놀아주고 먹이고 재우고 하면 이제는 물먹은 곰인형 수준이 돼서 절로 눈이 감겨요. (역시 변명같지만.)


아아. 이렇게 해서,  그림쟁이가 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오늘 같은 날 합니다.

회사 업무 외에 윗사람이 저에게 감정적인 서비스-라고 말하면 너무 거창하고. "아부/아첨"-를 바랄 때. 이런 때요. 제일 힘들어요. 하하.

일도 바빠 죽겠는데 상사의 자랑과 허세에 "아아 ~~님 너무 대단하세요, 아무나 못하죠. 호호"하고 미간의 주름을 억지로 펴가며 웃음을 지을 때.

아 그러고 보니 제 상사분은 억지로 웃으면서 칭찬해주면 또 금새 알아채고 짜증냄 ㅠ_ㅠ


며칠전에 공모전 하나를 발견하고 회사에서 살금살금 그리려다가, 시간도 재주도 안되는 구나하고 일하던 서류사이에 그림을 쉬익 쑤셔놓고 포기해버리는 제가 참 속상했어요.

일러스트 일을 준비하는 동안은 나름대로 잘한다고, 현업으로 바로 나가도 되겠다고, 칭찬 받았었는데! 같이 준비하던 친구들이 속속 작가 데뷔하고, 전시회하고 그러는 걸 보니 좁디좁고 여유없이 서두르기만 하는 제 마음이, 제 성정이 참...나를 괴롭힙니다.


+

주제 하나 잡아서 제대로 글을 못쓰겠어요. 하다보면 그냥 자유연상 의식의 흐름일 뿐.(...)


    • 꿈이 있는 게 행복한 건지, 꿈이 없는 게 행복한 건지 모르겠어요.
    • 저는 학교 시절을 돌아보면 내내 알바하며 다니느라 정신이 없었거든요. 집에서 지원받으며 다니던 친구들 보면 묘한 박탈감 같은 걸 느꼈었는데. 한 친구가 졸업해서 회사다니다가 얼마전에 그 친구가 원하던 데로 취직했거든요. 나보다 못하던(웡? 웬 자만심) 친구가 제가 예전에 가고싶던 자리에 취직한 걸 알았을 때, 비슷한 기분이었을려나요;; 사실 내가 힘들고 귀찮아서 열심히 안한 건 맞는데, 왠지 그것 이상으로 속상한 기분. 뒤쳐진다는 사실이, 타협한다는 사실이 좀 못견디겠어요. (아아 문장이 왜 이리 엉망이죠;;?)
    • 꿈이 있다는 게 부러워요. 현실이 받아주지 않더라도요.
    • 저는 이런 글이 좋아요. 사는 얘기, 그 속의 고민얘기...
      그래도 언젠가 하고 싶은 게 있다는 건 그것 자체만으로 행복한 거 아닐까요?
      하고 싶은 것 마저 없다면 삶에 치이는 것 밖에 남지 않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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