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일상...(장기투자)


 1.2월달에 쓴 '10배 오른 주식'은 이제 20배를 넘어 22배까지 찍었어요. 물론 22배가 됐다고 해서 인생이 바뀌는 건 아니예요. 


 그야 많은 돈이 좋기는 한데 인생이 바뀌는 것과, 인생이 편해지는 건 완전히 다른 거거든요. 예를 들어 로또가 되면 그건 지금 살고 있는 인생의 난이도가 낮아지는 돈일 뿐이지 지금 살고 있는 인생과 아예 다른 인생을 살게 되는 돈이 아니니까요.


 전에 썼듯이 내가 원하는 건 멀티버스로 가는 거란 말이죠. 내가 엄청난 무언가가 되는 멀티버스는 꽤나 멀었거든요. 확연히 다른 멀티버스로는 못 가고, 그냥 내가 살고 있는 인생이 한껏 편해지기만 하는 액수에 머물러 있는 중이예요.



 2.물론 이것도 발전이라고 할 수 있겠죠. 예전에는 다른 인생, 다른 멀티버스를 살아보겠다는 생각을 아예 못했거든요. 돈이 생기면 여자를 만나거나 도박을 하거나 여행을 갈 생각을 했으니까요.


 한데 여자를 만나든 여행을 가든, 그건 결국 지금 살고 있는 인생에서 못 벗어나는 상태로 여행을 가고 여자를 만나는 거란 말이죠. 그런 건 멀티버스에 간 뒤에 다시 해도 되거든요.



 3.어쨌든 지금은 장기투자 중이라 꽤나 힘들어요. '장기투자라는 건 주식을 사놓고 그냥 아무것도 안하는 거 아니야?'라고 누군가는 말하겠죠. 그러나 그렇지가 않아요.


 이게 드라마라면 재미없는 일상 파트는 스킵되면서 지나가겠지만 인생이란 건 그렇지 않거든요. 차라리 드라마였다면 지난 3년간이 스킵되고 자막으로 '3년 후. 그 주식은 22배가 되었다'라는 나레이션이 뜨겠죠. 


 하지만 나는 3년간 매일 매일...아침, 점심, 저녁 이 모든 시간을 체험하면서 보냈단 말이예요. 그건 절대로 쉬운 게 아니예요. 



 4.휴.

 


 5.매일매일 올랐다 내렸다 하는걸 계속 보고있으면 미친듯이 팔고 싶은 날도 있고, 조금만 팔아서 호화롭게 써버리고 싶은 날도 있어요. 그러나 그 모든 날을 참아내야만 영광의 날이 오는 거죠.


 물론 그건 힘들어요. 주식이 두배가 오르고, 세배가 오르고, 거기서 또다시 마구 불어나면? 저기서 조금만 빼서 써봤자 티도 안날텐데 내가 왜 이런 구도자 같은 짓을 하며 삶을 보내고 있나...라는 유혹이 드니까요.


 사람은 돈이 들어오면 자신이 지닌 돈의 힘을 어떻게든 느껴보고 싶어지거든요. 마구 소비를 함으로서 말이죠. 그런 마음이 들지 않도록 계속 마음을 다스리고 있는 중이예요.



 6.낮에는 뭐 그럭저럭 견딜 만 해요. 한데 밤이 될때마다 한번씩 뛰쳐나가고 싶은 기분이 드는 거죠. 지금 내가 마음만 먹으면 밖에 나가서 강남을 뒤집어버릴 수 있다! 이제 무림고수가 됐으니 강호로 나가 멋진 초식을 마구 선보이고 싶다! 라는 기분과도 같아요.


 그리고 가만히 생각해 보면 오늘이 내 남은 인생에서 가장 젊은 날이거든요. 오늘 놀지 않으면 언제 놀겠냐? 다음 달? 반년 뒤? 내년? 오늘 하루를 또 이렇게 허비하지 말고 그나마 놀수 있을 때 나가서 놀아야 하지 않나? 라는 유혹이 자꾸만 들죠.



 7.그리고 그 유혹을 이겨내면 그 다음 유혹이 시작돼요. 


 '오늘 나가면 그냥 노는 걸로 끝나지 않고 멋진 만남, 멋진 인연이 기다리고 있을지도 몰라. 나가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 뭐가 되든 밖에 나가서 사람을 만나야만 무언가 멋진 일이 일어나는 거야.'라는 생각이 드는 거죠.


 사실 그 말 자체는 맞아요. 이렇게 또 우두커니 하루 지내고...다음 날 복리의 수익률을 맛보고 해봐야 느는 건 숫자뿐이니까요. 낮에 나가서 옷도 맞추고 바버샵도 가고, 밤에는 어딘가 사람이 모이는 곳에 가야 인연이 생기는 거거든요.



 8.하지만 그래도 그런 날들을 몇백번...거의 천번정도 참으면서 여기까지 왔어요. 이건 마약을 끊는 거랑 비슷해요. 다시 마약을 하려고 해도 그동안 자신이 참은 기간이 1000일이라면? 그 마약중독자는 그 천번의 금자탑을 깨기 싫어서라도 한 번은 더 참을 수 있으니까요.


 물론 마약중독자는 하루 또 참아봐야 그냥 평범한 인생 사는 거지만, 그래도 나는 하루 참을때마다 복리 마법을 발동시킬 수 있거든요. 그리고 나는 복리마법을 하루 하루 쌓아가며 천번정도 발동시킨 셈이예요. 처음에는 효과가 미미하지만 쌓이면 쌓일수록 강해지는 마법이니...이제 꽤나 강한 마법으로 발전됐죠. 어쨌든 눈덩이가 커지면 커질수록 하루 참는 게 점점 쉬워지긴 해요.



 9.그야 완전히 아무것도 안하는 건 아니긴 해요. 하지만 옛날과는 다르게 딱 노동소득으로만 식사하고 놀러가고 하니...꽤나 힘든 일이예요. 차라리 놀러가지 않는 게 나을정도로 존재감이 없으니까요. 휴.


 뭐 어쨌든 아직도 많이 인내하며 복리마법을 계속 시전해야 하니...언젠가는 좋은 날이 오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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