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잡담...(슬픈 일)


 1.요즘은 마음이 갑갑해요. 새벽에 갑자기 인터넷을 켜서 옛날에 걷던 신촌 거리를 찾아봤어요. 거리뷰를 켜서 2014년으로 시간을 돌려 신촌 골목길을 거리뷰로나마 걸어봤어요. 



 2.거리뷰로 본 신촌 거리는 내 기억보다 훨씬 지저분하고 간판들도 촌스러웠어요. 2014년 기준에서 최신 디자인이나 지금의 디자인이나 별 차이가 없을 것 같았는데, 생각보다 11년치 과거의 감각은 촌스럽긴 해요. 그러나 지금의 거리와는 다른 두근거림과 활기가 거리뷰로도 느껴졌어요. 과거로 다시 돌아가고 싶은 기분이 드는 거죠.



 3.하지만 무슨 짓을 해도 2014년의 신촌 골목길로 돌아갈 수는 없는거예요. 이제는 앞으로 나아가는 수밖에 없죠. 하지만 앞으로 나아가면 뭘하나...이제는 거리들이 영 재미가 없어요. 가고 싶은 곳도 돈을 쓰고 싶은 곳도 없단 말이죠.



 4.휴.



 5.그래서 요즘은 지방에 가서 한달살기를 해볼까 고려중이예요. 어딘가...20년 전의 신촌 거리를 방불케 하는 그런 곳이 지방에 남아있지 않을까...라는 기대를 가지고 말이죠. 


 하지만 과거의 모습을 간직한 거리가 있다고 해도, 거기에 과거만큼 사람이 북적거리지는 않겠죠. 나는 사람들을 좋아하지 않지만 사람들을 구경하는 건 좋거든요. 20년 전 서울 대학가의 모습을 한 거리에서 북적이는 사람들을 보며 걷고 싶네요.


 그렇다고 그나마 사람이 많은 서울 거리를 가면, 이젠 모든 게 개발되고 모든 게 깔끔해졌어요. 



 6.내가 싫어하는 게 그거거든요. 역사를 지워 버리는 거 말이죠. 예전에는 오래된 가게들도 거리를 지키며 남아있었고 그 가게를 가만히 관찰하면 그곳에 역사가 새겨져있다는 걸 알 수 있었어요. 


 하지만 요즘의 거리 조성은 역사 그 자체를 없애버리려는 듯한 모습으로 탈바꿈하고 있어요. 강남을 가도, 신도시에 가도, 연신내에 가도 다 똑같은 거리와 똑같은 가게뿐이란 말이죠. 



 7.지금 쓴 글은 왠지 이녀석답지 않은 것 같다...고 느끼는 사람도 있겠죠. 2014년...그러니까 11년전에 전해 들은 얘긴데 듀게 모임에서 내 얘기가 나왔다고 해요. 한강에서 흙길에 앉아 모임을 가지던 사람들이 잡담을 하다가 나를 언급했다고 들었어요.


 '듀게에 있는 여은성이란사람 말이야. 그 사람은 이런 곳에 절대 앉지 않을거야.'라고 누군가 말했고 사람들이 다들 고개를 끄덕였다고 해요. 그 모임 자리에 참여했었던 사람에게 그 말을 전해듣고, 내가 그렇게 깔끔떠는 이미지인가...라고 갸웃거렸던 적이 있어요.  


 물론 깨끗한 것이 반대의 경우보다는 좋아요. 그러나 아무리 깨끗하고 멋진 장소여도, 과거의 흔적을 모조리 지워버리면서 들어서는 것들은 나를 슬프게 해요. 요즘 거리들을 보면 캔버스에 그려진 그림들을 조금씩 고쳐 가며 바꾸는 게 아니라, 마치 이전까지 존재했었던 역사와 과정을 없애버리고 새 캔버스를 가져다놓는 듯한 느낌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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