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신칸센대폭파] 2025를 보고 뻘글 하나
안녕하세요, 뻘소리를 진지하게 하는 DAIN_EOM입니다.
※ 1975년 일본 영화 [신칸센대폭파]와, 2025년 넷플릭스 영화 [신칸센대폭파]의 중요한 내용적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4월 23일부터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게 된, [신칸센대폭파] 2025년판을 보았습니다.
이 영화는 1975년에 나왔던 일본 영화 [신칸센대폭파]의, 50년 만의 리메이크이자 속편에 해당하는 영화인 셈입니다.
저는 이 2025년판 [신칸센대폭파] 영화를 그럭저럭 괜찮게 보았습니다.
일단 1975년 구작이 범죄에 얽힌 스릴러물 + 재난 패닉 영화에 가깝다면, 2025년 판은 원전을 따라가는 재난 패닉 영화를 기반으로 하는데 거기에 다가 요즘 일본 사회에 대한 풍자적이거나 블랙 유머적인 면이 꽤 강화되었고 조금 "요즘 젊은 것들은" 같은 꼰대스러움을 유머로 만드는 기분이 들기도 했습니다.
1975년작 본편이 70년 초반에 나름 호황이었다가 오일 쇼크 터지기 직전 시점의 영화라서 호화스러운 배우들 갖고 돈 들여서 크게 만든 영화인 셈인데, 2025년은 돈 많이 들이긴 했고 일본철도공사 JR의 협력을 받아서 꽤 볼만한 장면이 있는 영화이긴 합니다만…
이 2025년 [신칸센대폭파]의 감독은 안노 히데아키와 가이낙스 멤버였으며, 평성 가메라 시리즈의 특수기술 감독이자 [신 고지라] 등에서도 안노와 함께 작업한 히구치 신지 감독입니다. 상대적으로 철덕후 지향이고 특수촬영이나 그런 부분에서 공을 들인 영화라고 하겠습니다.
국내에서 구작 1975년 영화 [신칸센대폭파]가 개봉이 되었던가 어쨌던가는 잘 모르겠지만 본 사람은 은근히 있는 모양이고(찾아보니 애초에 수출을 노리고 이런저런 영화제에 출품을 해서 1976년 부산 아시아영화제에도 출품되었던 영화인 모양?), '타워링'이나 '대지진(Earthquake)' 등 여러 대규모 재난 영화가 유행하던 1970년대에 일본에서도 "아 우리도 이런 대규모 재난 영화 한번 해보자"라고 말 나와서 토에이 영화사에서 총 5억3천만엔을 들여서(이 중에서 실제 토에이가 직접 투자한 돈이 1억5천만엔인 모양) 만들어진, 당시에는 돈 좀 들인 대작 영화였던 모양입니다.
초기 기획 단계에서는 "신칸센 폭발마를 쫓아라!"라는 제목으로 이미 기차 하나 대차게 터지고 시작해서 범인을 쫓는 수사극에 가까웠던 모양입니다만, 실제 만들어진 영화 [신칸센대폭파] 본편에서는 '신칸센 열차에 폭탄을 실었고 80킬로 이하로 열차 속도가 떨어지면 폭발한다~ 돈을 주면 폭탄의 위치와 해체법을 알려주겠다'~라는 협박범 스릴러 + 재난 영화가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초기 플롯 이야기는 꽤 남아 있어서 북해도 유바리선 철도의 화물열차를 먼저 폭발시켜서 폭탄이 있음을 증명하는 씬이 있고, 여전히 범인 쫓는 수사극의 비중도 은근히 높았는데다가 돈을 들고 도망치는 범인을 쫓는 차량 추적 씬도 나옵니다. 게다가 구작은 마무리도 승객을 구해내는 걸로 끝나는게 아니라 진범이 어떻게 되는지 보여주는 씬으로 끝나는 영화였단 말이죠. (일단 캐스팅 단계에서 타카쿠라 켄이 주역으로 캐스팅 되면서 타카쿠라 켄의 사연을 보여주는 부분이 추가되는 등 이런저런 디테일 변화가 있었던 것은 확실하다 싶습니다.)
디테일적으로 범인의 정체라던가 여러가지 면에서 구작과 신작의 차이는 제법 있는데, 일단 시대적 공간적 차이가 크고 (50년…) 구작이 토쿄에서 출발해서 하카타로 가는 신칸센 열차에 80km이하로 달리면 터지는 폭탄을 하나 실어서 1500명의 승객의 목숨을 걸고 500만 달러(당시 일본 화폐가치로 12억엔 정도였다는 듯)를 요구하는 이야기인데, 신작은 조금 바뀌어서 아오모리에서 출발해서 토쿄로 가는 신칸센 열차에 100km이하로 달리면 터지는 폭탄이 여러 개 장치되어서 500여명의 승객의 목숨으로 1천억엔을 요구하는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범인의 '정체'에 대해서는 뒷쪽 내용 스포일러가 나오는 부분으로 넘기겠습니다만…, 일단 범인 관련의 설정이 바뀌면서 구작과 신작의 주제 차이도 커졌다고 생각합니다.
구작이 전형적인 소위 그랜드호텔 스타일의 극한상황에서의 다양한 인간군상극이었으며 범인에게 어떤 사연이 있어도 나쁜 짓은 나쁜 짓이니 권선징악으로 끝나는 영화였다면,
이번 신작은 비슷한 군상극이긴 한데 좀더 현대적인 시선이 되면서 나쁜 범죄자도 구해야 하는가~라던가, 재난에서 책임 회피하고 손놓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비정한 (현실의) 일본 정부 쪽이나, 자기 중심적인 젊은 세대들 및 책임을 밑으로 돌리는 구세대들을 비꼬는 등 좀더 사회 풍자적인 블랙 코메디 요소가 늘어난 잡탕 영화가 되었다는 느낌입니다. 덤으로 하는 일 없이 입만 산 정치가(국회의원)가 열차에서, 열차 밖에선 상황실에서 그건 안된다고 구출팀 깽판 놓는 정부 관료가 나오는 등 좀 그런 식의 풍자도 있습니다.
일단, '신작'인 2025년판은 주역이 타카이치 차장은 한국에선 '초난강'으로 유명한 쿠사나기 츠요시, 배차 관리 등을 맡는 신칸센 종합관제소의 총괄지령으로는 (신 울트라맨 등의) 사이토 타쿠미가 나옵니다. 가면라이더 아기토에서 G3였던 카나메 쥰 같은 배우도 나오고 신 고지라 등에서 봤던 배우들도 지나갑니다.
1975년의 구작은 타카구라 켄, 치바 신이치, 우츠이 켄 등이 주역 배우여서, 상대적으로 신작 배우들이 조금 더 싼 배우처럼 보이는 느낌은 있지만, 구작이나 신작이나 일본에서 이름 값 좀 있는 사람들이 휙휙 나와서 지나가는 영화인 것은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1975년의 구작은 과거 한때 유행이었던 그랜드호텔 스타일이란 말을 들었던 비싼 배우들 잔뜩 나오는 70년대 재난물 유행을 따르는 대규모 패닉 영화였는데, 이번 25년 작도 그 라인을 타지만 좀더 21세기스럽게 살짝 나사 풀리고 풍자적인 느낌이 강해지면서 캐스팅의 폭이 넓어져서 '수학여행가는 고등학생들'이나 머리 물들인 유투버나 아이돌 같은 인물들도 섞여있고 합니다.
구작에서는 (제가 알아볼 수 있는 사람들은 다 오덕계통 한정이지만) 쿠로사와 아키라 영화나 원조 고지라에 나왔던 시무라 타카시가 철도청 높으신 분으로 잠깐 나오고 , 원조 울트라맨 배우 쿠로베 스스무가 경찰서에서 전화 받는 형사 역이고, ('캡틴 울트라'였던 나카다 히로히사는 언제 나왔는지도 모르겠고) 일본 여배우 중에서 액션으로 유명했던 시호미 에츠코 같은 사람도 있고, 인기 만화 [원피스]의 해군 3대장 중 '키자루'의 모델인 배우 다나카 쿠니에도 범인 관련자로 잠깐 얼굴 비치는 단역인지라… ㅎㅎㅎ
요즘 오덕들에게도 농담 삼아서 울트라맨과 키자루가 같이 나오는 작품이 있는데 그게 그냥 잠깐 나오는 단역이다~라고 말라면 뭔가 좀 캐스팅이 굉장한가보다 하겠구나 싶은 거겠죠 허허. 여담으로 신작 작중에 잠깐 나오는 여자 의사는 [가메라3 사신 이리스 각성]의 마에다 아이입니다.
1975년의 구작 영화는 당시 일본철도청(JNR)에 협조를 요청했지만 제목이 문제가 되었던 모양입니다. JNR은 "제목이 '신칸센대폭파'라니 말도 안된다, 최소한 '신칸센위기일발' 쯤으로 고쳐라"라고 요청했는데 그게 안 되서 결국 JNR은 당시에 하나도 협조를 안했고, 로케 촬영 등에서도 '신칸센대폭파'가 아닌 '대수사망'이나 '신칸센대수사' 같은 가짜 제목 붙이고 촬영했다고 합니다. 영화가 완성된 뒤에는 개봉하지 말라는 압력이 들어왔었다는 썰도 있었던 모양이고, 덤으로 개봉 후에는 '철도 저널' 같은 관련 잡지에서 "철도관련고증이 엉망이다"라고 대놓고 깠다는 듯합니다. (아니, 나중에 그럴거면 그냥 좀 도와주던가…)
어쨌든 75년 구작 영화는 철저하게 모형과 셋트 촬영으로 일관했음에도 꽤 박진감 넘치게 잘 나왔다는 평가였고, 이때 만들어진 철도 기찻길과 주변 도시 셋트 등은 이후 [울트라맨80]이나 다른 일본 영화나 특촬 드라마 등에서 몇번이고 재활용으로 돌려 써먹었다고 일본위키에도 대놓고 나올 정도입니다만, 역으로 25년 판에서는 'JR동일본'이 전면 협력해서 실제 열차 정비소나 시험 차량 ALFA-X을 실제로 찍게 해주는 등의 편의 협조가 있었던 모양이라, 셋트 촬영도 있지만 꽤 많은 부분을 실제 열차 촬영을 한 것 같습니다. (실제로 토쿄에서 아오모리 사이 호선 열차 한대를 전세내서 7번을 왕복해가면서 찍었다고 하는 모양이었습니다. 철도 관련 배우들은 열차 운행 관리에 필요한 조작 등을 실제 승무원들에게 벼락치기지만 철저하게 배워야 했다고 하고요.)
들리는 말에 따르면 75년판의 신칸센 열차 모형은 차량 1칸이 1m정도 크기로 12칸 1량 구성으로 나와서 대략 12m급의 큰 모형이었는데, 이걸 2대 만들어서 촬영에 사용했습니다만(열차 모형 제작에만 당시 돈으로 2천만엔이 들어갔다고), 2025년 판의 1차 승객구출작전에서 열차 두 대를 붙이는 게 나오는데, 1975년판에서도 같은 아이디어가 있었습니다만 정작 열차 두 대를 붙여서 찍는 데에 모형 단 2개 만으로는 부담이 커서 75년판 본편 내용 중에서는 '열차를 붙여서 승객을 구출하는 건 불가능하다'라고 반대 의견이 나와서 실행되지 않고 빠지게 되는 장면이었습니다만, 이 구출 기획을 2025년 판 영화에서는 그냥 해버리는 식으로 되어 있어서, 전작에서 여러가지 여건 문제로 못했던 것을 50년 뒤에는 할 수 있게 되었고 그런 식의 변화를 보여주고 그러는 것들이 25년판의 히구치 감독이 생각하는 구작에의 오마쥬 아니었나 싶기도 합니다.
여담이지만, 중간에 철로 공사를 담당하는 선로보수기술자들 중 작업반장로 나오는 배우 다나카 요우지는 실제로 젊었을 때에 JR에서 근무하다가 연예계로 뛰어든 사람이라고 하는데, 덕분에 아주 각잡힌 작업복 차림을 볼수 있긴 합니다. 이상한 데서 철덕혼을 불태우는 영화이기도 한 거지요.
(그러고보니 일본 쪽에선 '요즘 신칸센은 거의 3분에 1량씩 달리고 있을 정도로 라인이 늘어났다고~' 같은 말이 나온 것도 본 것 같습니다만, 저는 외려 '그게 진짜라면, 그럼 도저히 차량노선 바꾸는 걸로 이런 사태에서 앞 차와의 충돌은 피할 수 없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한데요. 머 이런건 진짜 철도덕후의 영역이니 제가 말할 건 아니긴 합니다만 ㅎㅎㅎ)
여담으로 2025년판의 주연인 쿠사나기 츠요시가 일본 문화계열 유투브 채널에 나와서 인터뷰 하는 걸 봤는데, '보기 싫은 녀석은 있어도 정말 나쁜 사람은 가급적 나오지 않는 영화로 만들고 싶었습니다'라는 투의 인터뷰 발언을 하는 걸 봤습니다. 쿠사나키 츠요시는 구작을 여러번 보고 구작 출연진인 타카구라 켄이나 우츠이 켄 같은 진중한 배우들의 이미지를 생각하면서 진중함으로 설득력을 갖기를 바라면서 연기했다고 하더군요.
실제로 2025년 판에는 좀 모지리 같은 정치인도 나오고, 싸가지 없는 인터넷 방송꾼도 나오고 뭐 그런 영화가 되었습니다만, 정말로 악당인 건 읍읍…
어쨌든 덕분에 '범인'의 정체가 드러난 다음부터는 힘이 좀 빠진다는 의견은 일본에서도 있고, 저 자신도 이번 신작에서 범인의 정체는 조금 막 나간거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만…,
동시에 이런 범인의 변화는 그랜드호텔 영화였던 구작과의 확고한 차별화이자 유토리 시대니 뭐니 하는 젊은 층에 대한 불신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어른이 되어서 어린 아이에게 책임을 넘기지 말아야 한다는 이야기가 되기도 합니다.
우선 이 영화가 아주 잘 만든 걸작이냐에 대해서는 조금 미묘하게 느껴지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도 넷플릭스 만이 아니라 극장으로 갈 수 있었으면 좋았겠다 싶은 부분은 충분히 있습니다.
일단 25년작 이 영화에서는 신칸센의 승객 중에 '고등학생들'이 있습니다. 고백했다 차였다 어쩌고저쩌고 열차 간에서 시끄럽게 떠드는 철없는 아이들이지만, 우리는 수학여행 과정에서 사고로 시작했지만 결국 어른들의 잘못으로 죽었던 아이들을 기억하고 있지 않습니까. 상대적으로 이 영화에서 아이들이 무사히 살수있기를 기도하게 되는 조금 동정적인 시선과, 동시에 이런저런 생각이 들게 됩니다.
그리고 '국가가 지켜주지 않는 국민'이라는 정부에 대한 불신과 이런저런 사고에 대한 체감이 J섬나라와 K반도국에서도 어느 정도 공통적으로 공감이 가능한 이야기임을 실감할 수 있습니다. 덤으로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열차 안에는 도움 안되는 정치가가 있고, 열차 밖에는 구조작전에 딴지 놓는 정부 관료가 있는 등으로 시청자들을 긁는 정치 풍자가 조금 나옵니다.
도중에 JR종합관제소의 책임자가 어떻게든 선로를 확보하고 승객들을 구출하려고 하지만, 젊은 정부 관료 쪽에서 "그게 최선입니까"라고 따지자 "최선이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니라, 하느냐 하지 않느냐의 문제입니다"라고 대답하며 무조건 구출해야 한다는 식으로 강하게 답하면서 사람목숨보다 중요한 건 없다는 것을 확실히 표출하는 부분이 있어서, 이런 부분이 좀 일본 특유의 직업 정서가 표출되는 장면이라고 해도 보는 입장에선 나름 와닿는 부분도 있고요.
신작의 경우 구작과 시대가 달라져서 인터넷과 모바일 환경 때문에 다이하드2처럼 (구작보다 한참 일찍) 열차 내부의 정보가 유출되어 버린 탓에, 열차 안에 탄 승객 중에서 소설가 겸 유투버인 사람이 '몸값 클라우드 펀딩'을 열어서 일본 국민들에게 돈을 모으는 장면이 나오는게 좀 웃기기도 합니다만, 그 몸값 펀딩이 나름 막판에 좀 희망적이면서도 묘하게 블랙유머스러운 결과로 되돌아오기도 합니다.
★이제 (구작과) 신작의 스토리 간략 설명인데, 당연하지만 중요한 내용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사실 유투브 등에서 제목으로 검색하면 구작의 중요한 장면들은 금방 찾을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쪽을 더 주의해야 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ㅎㅎㅎ
일단 범인의 협박 전화를 받은 신작의 JR 철도공사측은 과거 1975년에 일어났던 신칸센 히카리109호 사건의 파일을 가져오라고 합니다. 예, 이 영화는 1975년에 신칸센 사건이 일어났었던 세계관이라, 리부트나 리메이크 같이 보이지만 결국 텀이 좀 긴 속편인 것입니다.
구작은 정부가 협박을 받은 시점에서 비교적 빨리 범인에게 돈을 주기로 결정해서 범인이 지정한 외곽 산길에서 접선해서 돈을 넘기려고 하지만 이런저런 액시던트가 터지는데, 신작은 일본 정부가 '테러리스트와 협상은 하지 않는다'고 똥배짱을 튕겨 버려서, 승객들 사이에서 빨리 패닉이 일어나 버립니다. 앞에서 이야기 했듯이 열차 내부의 정보가 더 빨리 공개된 탓에 정부의 어쩔수 없는 선택인 것처럼 굴지만, 외려 정부의 그 똥배짱 때문에 더더욱 빨리 승객들을 구출해야 하게 되는 상황이 되는데, 정작 범인이 추가 요구를 해오지 않는다는 게 뭔가 수상한 복선이 됩니다. 그리고, 구작과 이런저런 디테일이 겹치면서도 다른 부분이 나오게 되는데…
구작에서는 중심 범인이 회사가 망해서 돈이 필요하게 된 타카구라 켄인데, 신작에서도 타카구라 켄과 비슷한 포지션의 인물로 회사가 망해서 도망가는 중이던 사장 아저씨가 나옵니다만 이 사장 아저씨는 범인이 아닙니다. 다만 이 아저씨가 승객 중에 있던 인터넷 유투버에 의해서 신상이 털려서 린치를 당하고 그런 탓에, 이 사장 아저씨가 자기는 이 열차에서 죽겠다고 역으로 깽판을 치는 탓에 부상자가 생기고, 폭탄 신칸센과 구조 열차와의 연결 부위가 엉망이 되어버리기도 합니다. 그리고, 주인공인 차장이 이 사장과 싸우는 승객들을 진정시키는 과정에서 작은 부상을 입는데, 열차에 탄 고등학생 중 한명이 "그런 사람을 구할 가치가 있느냐"라고 묻는데 주인공은 "나는 이 차량에 탄 승객을 무사히 내릴 직업적 의무가 있고, 그런 불쌍한 사람도 구하고 싶었을 뿐이다."라고 원론적인 이야길 합니다. (이 악덕 사장 아저씨를 린치한 유투버는 이후 비중이 없어지지만, 카나메 쥰이 연기하는 소설가이자 유투버가 몸값 클라우드 펀딩을 여는 등 인터넷 시대 다운 묘사는 꽤 나옵니다.)
신작에서는 예비용으로 보관해둔 시험차량을 구조 열차로 보내서, 확실히 폭탄이 실린 걸로 추정되는 맨 뒤 차량을 떼어낸 뒤 구조 열차를 붙여서 승객들을 옮겨 태운다는 구조 작전을 실행합니다만 (구작에서는 열차 차량 모델이 부족해서 이렇게 합체 분해하는 걸 찍기 어렵다는 현실적인 이유 때문에, 구작 작중에서 "그건 불가능하다"고 결론을 내리고 실행되지 않은 구조 작전입니다만, 신작에서는 해버립니다), 그 와중에서 대부분의 승객은 구조 열차로 옮겨 탈 수 있었는데 어쩌다 보니 누군가가 친 깽판 후 반작용 때문에 주요인물 8명+범인 1명이 구조 열차로 옮겨타지 못하고 폭탄 신칸센 열차에 남게 됩니다. 그런 위기 상황에서 범인이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고, 범인 자신의 심장에 연결된 기구에서 심장 고동 신호가 멈추면 자기 핸드폰에 설치된 앱이 신호를 감지하고 폭탄을 멈추게 한다고 말합니다.
범인의 정체는 작중 초반부터 나오는 고등학교 학생 중 하나로 주인공에게 "그런 사람을 구할 가치가 있느냐"라고 물었던 삐딱한 학생이었는데, '구작의 폭탄 담당 범인'이 경찰에 체포될 위기 상황에서 폭탄으로 자폭했음에도 당시 일본 경찰은 범인이 사살되었다고 거짓말을 쳤고, 구작에서 범인을 사살했다고 가짜 명예를 얻은 젊은 경찰(이게 구작에선 이름도 안나오는 몹캐릭터급이었기에 가능한 신작의 설정…)이 아버지였던 고등학생은 아버지가 '자기가 하지 않은 공로'를 자랑하면서 허풍을 떨고 막살았기 때문에 이 막장 아버지에 의한 가정폭력의 피해자가 되었고 해서 신칸센과 경찰에 질려버렸으며 사회에 대한 불신이 쌓인 불행한 아이였던 것입니다. 이 고등학생이 '구작의 폭탄 담당 범인의 아들'과 연결고리가 생겨서 '구작의 폭탄 담당 범인의 아들'이 폭탄을 준비해주고 자신의 심장기구와 연결된 트랩을 설치가 가능했던 것이다 라는 것인데… 조금 무리수인 설정이긴 합니다만, 적당히 21세기다운 과장된 라노베 스타일의 신작 설정이라고 주장할 정도는 되겠습니다. (허허) 그리고 신작 만의 설정인 1천억엔 모으기 몸값 펀딩은 아무래도 실패할 것처럼 보입니다.
폭탄 신칸센에 남은 주요인물들 중에서 범인인 고등학생을 죽여서 폭탄을 멈추는 걸로 살아남자는 말이 나오고, 희생자가 8명이 나와서 회사가 망했던 사장 아저씨가 그 고등학생을 죽이면 이 자리의 8명을 살리는 거니 쌤쌤 아니냐는 말까지 나옵니다.
차장인 주인공이 그런 말은 부정하지만, 한순간 헷까닥 해서 고등학생의 목을 조르지만 자신은 사람을 죽일 수 없다고 풀어주고, 이 이야기를 들은 철도공사 종합관제소 책임자가 '당신은 차장으로 옳은 선택을 했고 나는 그걸 존중한다'는 투로 말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한편 일본 정부는 이런 상황에서 좀 문제 있는 결정을 내립니다. 결국 신작이건 구작이건 일본 정부는 똑같이 작중에서 폭탄이 터지던 말던 열차를 도시 외곽에서 강제로 멈추게 해서 폭발을 유도하는 걸로 철도 노선 외부로의 피해를 최소한 줄여야 한다는 식으로 냉정한 결정을 합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직업에 충실한 일본철도의 근무자들은 그 결정에 반발하고 어떻게든 해결할 방법을 찾아내려고 합니다. 물론 도쿄 역에 들어와서 터지면 정말 장난 아닌 재난이 되겠습니다만, 남아 있는 승객은 죽던 말던 무시할 수 밖에 없고 그게 정치라고 말하는 젊은 관료에게 철도공사 직원들이 분노합니다. 그리고 최후의 수단으로 위험한 방법을 떠올리게 됩니다. 일단 고속으로 달리는 중간에 선로를 바꿨다가 빨리 되돌리는 것으로 열차가 두개의 철로를 비스듬하게 달리는 '복렬 주행' 상태로 만들어서 중간에 폭탄이 실린 칸과 그렇지 않은 칸을 억지로 끊어지게 만들자는 위험한 방법을 실행합니다.
구작에서는 폭탄 차량을 분리해서 터트리는 걸로 승객들을 살리는 데에 성공하지만 결국 돈만 챙기고 도망가려던 진범=타카구라 켄이 공항에서 외국으로 도망가려 하다가 들켜서 사살되는 것으로 끝납니다만, 여기서는 승객 칸을 분리하고 폭탄 차량이 앞에서 터지는 식인데 어쨌든 마지막까지 남은 승객들+범인 1명이 살아남는데 성공하고 경찰에 인도된 고등학생 범인에게 형사가 '세상이 그렇게 나쁜 것만은 아니다'라면서 결국 1천억엔 모으기 몸값 펀딩이 성공했음을 보여줍니다.
구작은 범인이 3명인데, 망한 회사 사장 + 사장 밑에서 일했던 젊은이 + 과격파 운동권 출신이 협업해서 벌인 일로, 1명은 협박 전화와 상황 관리, 1명은 폭탄과 기술 제공, 1명은 몸값 받기 (도바리) 요원으로 분업이란 설정이었는데…,
신작은 범인이 2명인데, 기술 제공 1명 + 원한&동기 제공 1명~인데 이 두 명만 갖고 이런 큰 일을 벌일 수 있느냐? 하는 의문이 좀 남습니다. 여기서 시대변화상 때문에 설정이 바뀔 수 밖에 없는 부분은 있지만 최대한 구작의 오마쥬를 넣었던 신작이다~라고 생각하면, 신작에서도 사실 제3의 범인이 있고, 나중에 속편을 만들려고 숨긴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다만 구작에서 망한 회사 사장(이자 진범)에 해당하는 위치의 신작 인물은, 관광 헬기 관련 회사로 헬기 추락으로 사람이 8명 희생되서 회사가 망해서 도망가던 (앞의 스토리 부분에서 설명한 악덕 사장) 아저씨입니다만 이 아저씨가 제3의 범인일 것 같진 않은데, 영화 초반부터 수상한 분위기를 풍겼음에도 범인은 아닌 걸로 나왔기에 머 그런 망상과는 관계가 없을 것 같습니다.
뭐 이대로 끝나도 충분한 영화긴 합니다만, 만의 하나 넷플릭스에서 흥행 결과를 맘에 들어해서 속편을 만들게 된다면, (본작에선 안나온 듯한?) 제3의 범인이 새로 일을 벌이게 되고 이번 주인공인 쿠사나기 츠요시가 "잊을만하면 빌어먹을 철도폭파범이 나타나서~"하고 다이하드 비슷한 농담 던지는 망상 전개가 또 떠오르기도 하고 그렇습니다만. (허허)
하여튼 이번 영화는 나름 이런저런 사회적 이슈에 대한 풍자나 블랙 코메디 적인 부분이 구작에 비해서 나름 강해졌기 때문에 그런 관점에서 평가받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론 나름 만족한 영화입니다만, 그건 비슷한 교통 관련 대규모 사고들이 이어지고 있는 K반도국 국민으로 가질 수 있는 시선에서 나오는 추가점이기도 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시간 나시는 분들은 굳이 구작을 볼 필요는 없지만, 이번 영화 자체만으로 볼 가치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본에서는 신 고지라나 다른 영화들과 비교하면서 '신 신칸센대폭파'라고 놀리는 의견도 있더군요.
서양 쪽에서도 반도국 좀비영화 부산행처럼 높은 평가를 받지는 못하겠지만, 그쪽과는 또 다른 맛이 있다고 하겠습니다.
쓸데없는 뻘글이 길어졌습니다. 좋은 주말 밤들 되시길.
:DAIN_EOM.
스포일러가 있다는 제목을 보고도 굳이 클릭한 후에 가늘게 뜬 흐린 눈으로 후다닥 훑으면서 읽어서 드릴 말씀이 거의 없습니다만. '어쨌든 호평이시네?'하고 일단 찜은 하였습니다. ㅋㅋㅋ
이것도 리메이크라니 말씀대로 '신 신칸센 대폭파' 드립이 충분히 나올만 하네요. 하하. 그래도 이렇게 리메이크로 우려 먹을만한 대중성 있는 영화들이 수두룩하다는 게 일본 영화판에 도움이 되고 있는 것 같구요. 오랜 세월 (사실 지금도) 문화 강국으로 이름 날려 온 경력이 다 의미가 있는 듯 싶고. 언젠가 한국 영화판이 기근에 가까운 침체를 겪게 되는 시절이 오면 (이미 많이 온 것 같습니다?) 한국 영화들 중에 이렇게 우려 먹을만한 작품은 또 뭐가 있을까... 라는 뻘생각을 해 봅니다.
음. 근데 생각나는 게 없네요(...)
리메이크이긴 한데, 동시에 1975년 구작의 속편이기도 합니다. 트위터에서는 구작에 서사 일부를 떠넘기고 철도덕후짓만 했다는 의견도 있지만 그 정도는 아니고 ㅎㅎㅎ 일단 생각보다 사회 풍자적인 부분이나 블랙코메디 부분이 있어서 개인적으론 취향에 맞았네요.
한국 영상물 중에서 재탕할 만한 거라면 으음… 고래사냥 21세기판 같은 걸 만든다면, 포경수술 안했던 강남 부잣집 고등학생이 대입시험 본 후 쉬는 동안 포경수술하자고 끌려가게 되니 갑자기 존재에 회의감을 느껴서 가출을 했다가 세상의 추한 모습에 접해서 충격받았다가 머 그런 이야기가 망상전개로 펼쳐집니다만, 현실적으론 쉬리 21세기판 같은 게 가능성 있지 않을까 싶긴 하네요. 허허허 :DAIN_EOM.
그 75년작은 전혀 모르는 사람인데 이번 넷플 리메이크가 평가가 상당히 좋긴한데 일본영화 특유의 감동을 쥐어짜는 그런 연출들이 있다고 해서 고민이 되던 차에 DAIN님 글을 대충 완성도에 관한 부분만 읽으니 그래도 봐볼만 할 것 같네요. 자세히 후기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썼듯이 원작을 전혀 몰라서 제목만 보고 자연스럽게 떠오른 건 역시 이거네요. 이건 신칸센 '대탈선'이지만 ㅎㅎ
구작은 굳이 안 봐도 되긴 하는데, 일단 봐두면 도움이 되긴 하고 생각보다 닮았으면서도 다른 디테일 차이나 두 영화의 분위기 차이 같은 게 꽤 비교가 된달까요. 감동을 쥐어짠다기 보다는 공중 교통망의 대형사고나 정부가 재난에 대해 손놓아버리고 그러는 부분은 묘하게 극동 한자문화권을 공유하는 섬나라와 반도국에서 의외로 겹치는 부분이란 게 어필되는 쪽이라고 하겠네요. 개인적으로 한국 웹에서 신파가 어쩌고~라고 욕하는 인물들 대부분이 신파가 뭔지 제대로 모르고, 개연성 어쩌고 따지는 인물 대부분이 '자기가 작중 전개에 대해 보는 개연성'과 '작품 속 인물이 작중 전개에 대해서 보는 개연성'이 다를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인식 못한다는 편견이 있습니다. :DAIN_EOM.
예상 외로 재밌긴 했는데, 그건 열차 붙여서 구조하는 부분까지였고 그 이후는..
사실 후반부도 트롤리 딜레마나 이런저런 좋은 소재를 갖고 있긴했는데, 긴박했던 이야기 속도가 갑자기 느려지는데다 일본 감동물, 중2병물이 우수수 튀어나오는 바람에..
극장 개봉했으면 일본에선 나름 흥했을 듯도 한데, 그 외 국가에선 결국 내수용 영화에 머물렀겠지요.
스케치이긴 하지만 구조를 위해 철도 노동자나 소방대원 등의 움직임이 묘사되는 것이나(이건 '신 고지라'같은 재난물에도 나온 듯), 사건이 끝난 후 전개되는 흔한? 마무리는 좋았습니다. 요즘 워낙 재난이나 사태가 국내외에서 많다보니 그런 마무리가 좋더라고요.
머 근육떡대가 몇놈 뚜까패는 것만으로 해결되는 세상이 아니니까, 이런 쪽 내용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DAIN_E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