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달에 전장연 집회 연속으로 다녀왔습니다

11월달에는 전장연이 기존의 혜화역에서 집회를 하면서 국회의사당역에서도 집회를 나눠서 했습니다. 전장연 집회를 갈 때마다 연차를 썼어야 했고 혜화역은 또 제가 다니는 직장에서 매우 멀리 있어서 가기가 좀 어려웠는데요. 마침 국회의사당역에서 제가 출근을 하러 가는 길이 아주 멀지 않아서 이번에 색다른 결심을 해보았습니다. 집회에 처음부터 끝까지 같이 있진 못하겠지만 그래도 제가 출근하러 떠나기 전까지만 참여를 해보면 어떨까 하고요. 그 결과 업무일 7일 연속으로 집회에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전장연 집회를 또 오랜만에 나가니까 첫날에는 조금 뻘쭘했습니다. 처음 보는 사람이 일단 피켓들고 있는 사람 주변에 와서 주섬주섬 이러고 있으니까 여쭤보시더군요. 어디서 왔냐고요. 지하철 타고 집에서 왔다고 바보같은 대답을 해버렸습니다. 나중에서야 어디 단체 소속이 아니고 일반 시민이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리고 저도 피켓을 들고 서있는데 또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국회의사당역에 출근하는 분들은 당연히 유수 금융기관이나 건축 관련 혹은 어떤 고가의 가치를 다루는 곳에 소속되어있을텐데 그런 분들한테 이런 전장연 집회가 씨알이나 먹힐까 하는 별별 감흥에 휩쌓였습니다. 저는 어떤 집회든 나가면 나갈수록 이게 특정 정파나 반대진영, 무슨 기관에 항의를 하는 게 아니라 보통 시민의 보통 자본주의적 일상에 침투하는 거라는 확신이 생깁니다.
두번째 날부터는 많이 익숙해졌습니다. 어쩌다보니 발언도 하게 되고 살면서 처음으로 전장연과 함께 지하철도 타보았습니다. 이게 지하철 문 앞에서 서서 발언하는 건 아무렇지 않았는데 휠체어를 탄 분과 전장연 조끼를 입고 지하철에 같이 타는 건 좀 다른 느낌이더군요. 제가 정말로 시민들에게 폐를 끼치는 느낌이 막 들었는데, 이것도 자주해보면 익숙해질 문제겠지만 저는 이 날 처음 해봐서 좀 긴장이 됐습니다. 막 욕하고 괴롭히는 분들도 많다고 해서 돌발상황이 생기면 어쩌나 싶기도 했고요. 다행히 국회의사당역에서 당산 역으로 딱 하나만 이동했고 그동안 별 일은 없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게 지하철 내부에서 포체투지를 하는 전장연의 시선이겠구나 어렴풋이 짐작도 했습니다. 이미 알고 있던 사실도 체험해보지 않으면 잘 상상이 안가긴 하더군요.
나중에는 활동가분들이 인사도 해주시고 아 그 시민분? 하면서 익숙하게 맞이해주셨습니다. 활동가분한테 명함도 받았습니다. 속으로 좀 웃기기도 했습니다. 길게 있어봐야 꼴랑 30분 있는 정도이고 저는 출근시간이 되면 딱 떠나버리는데, 그래도 저한테 어떤 감사를 표해주시는 게 좀 과분하게 느껴져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도 막상 박경석씨나 다른 분들이 서울교통공사 직원들한테 폭력적으로 제지당하고 수모를 당하는 현장에는 가지 못한 게 좀 찜찜하기도 했습니다. 저한테는 몇분 들렀다 떠나면 그만인 곳이겠지만 당사자들에게는 이상할 정도로 무한하고 또 되풀이되는 그런 일상이겠지요. 이제 어떤 식으로든 권력이 있는 주체들이 책임을 져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 연혜원 님의 광장 스펙터클에 저항하기 가 저에게 아주 큰 동기를 부여했다는 걸 밝힙니다.
링크하신 글까지 잘 읽었습니다.
출근 길은 그 자체가 부담인데 대단하시네요. 감사합니다.
항상 고생이 많으십니다. 저도 대신 감사의 말씀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