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바낭] 드디어 소원 하나 성취. '매드니스' 재감상 잡담입니다
- 1994년작입니다. 런닝 타임은 1시간 35분. 스포일러는 마지막에 흰 글자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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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이 포스터는 매번 볼 때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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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 포스터가 생각나요. ㅋㅋ 감독님 취향이신 듯!)
- '서터 케인'이라는 가상의 호러 작가가 스티븐 킹을 사뿐히 즈려밟고 세상을 호령하고 있는 세상입니다. 우리의 주인공은 보험 사기 조사원 존 트렌트. 언제나 모든 걸 의심하고 합리와 이성과 냉철과 냉소로 무장한 명탐정이죠. 이러한 트렌트씨가 서터 케인과 계약한 출판사로부터 의뢰를 받습니다. 이 작가의 인생 최고작이 될 작품을 당장 받아내야 하는데 작가가 사라져 버려서 망할 상황이니 보험금을 달래요. 트렌트는 당연히 출판사의 사기, 조작을 의심하고. 그래서 사라져 버린 서터 케인과 그의 작품을 찾아 나섭니다. 라는 식으로 시작하는 이야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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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자 전문 배우 샘 닐 옹께서 아예 정신병원에 갇힌 채로 시작한다는 게 괜히 웃기구요.)
- 왠지 모르게 되게 전설의 명작 호러 무비 취급을 받는 영화지만 사실 비평적으로 그리 인정 받는 작품은 아닙니다. 대충 찾아봐도 토마토 지수는 59%. 메타 크리틱 점수도 53점 밖에 되지 않아요. 부정적인 평가들을 읽어 보면 대략 '각본이 난잡하고 구멍이 많다'든가. '시작은 거창하고 형이상학적 분위기로 좋았는데 뒤로 가면서 흔한 크리쳐물이 되어 버린다' 라든가... 같은 지적들을 하고 있구요. 그나마 칭찬하는 평가들을 봐도 '아 뭐 존 카펜터 최고작이랑은 거리가 멀지만 그래도 그럭저럭 무섭네요' 라는 좀 애매한 이야기들이 많습니다.
근데 전 공포 영화 안 좋아하는 친구들을 열심히 꼬셔서 극장에 데리고 갔는데 다들 꽤 좋아했었단 말이죠. 현재 온라인상의 유저 평가 점수도 꽤 높은 편이구요. 이것도 비평가들과 일반 관객들 평이 많이 갈리는 작품이었던 것인가... 뭐 이런 생각을 했구요.

(간단히 말해 이랬던 아저씨가)

(이렇게 되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나온지 30년이 넘게 된 작품이다 보니 이제 와 다시 보면서 그렇게 신선하거나 쇼킹하다 싶은 부분은 없습니다. 반대로 당시엔 나름 강렬했던 아이디어가 이제는 되게 소박하고 익숙하게 느껴지죠. 미치광이 소설가가 써내는 이야기들이 현실에 영향을 미치며 세상을 광란의 도가니로 만든다. 제가 자주 쓰는 표현으로 '환상특급 에피소드 같은 느낌' 정도의 아이디어잖아요. 요즘 기준으론 말이죠. ㅋㅋ 심지어 존 카펜터 본인이 나중에 '마스터스 오브 호러' 시리즈에 참여해서 이 이야기의 영화 필름 버전 같은 '담배 자국'이라는 에피소드를 만들어 내기도 했었구요.
하지만 어쨌든 여전히 재미난 아이디어이긴 합니다. 이것저것 생각해 볼 구석도 많구요. 호러 소설을 싫어하거나 무시하는 사람들 입장에선 '거 봐 그런 거 읽지 말라니까?'라는 식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겠고. 정반대로 호러 팬... 을 비롯한 소설, 창작물 매니아들 입장에선 '그렇지. 픽션은 이렇게 힘이 세다니까?' 라는 식으로 뿌듯하게 받아들일 수도 있겠구요. 후반부의 대환장 혼돈, 파괴 전개까지 가면 당시엔 흔치 않았던 메타적인 이야기가 됨과 동시에 나름 종교적인 영역까지 접근하기도 합니다. 창조자와 피조물이 대립하는 이야기가 되니까요.
다만... 이런 요소들이 그렇게 충분히 잘 살아 있지는 않습니다. ㅋㅋ 그냥 여기저기 툭 툭 떨어져서 뒤섞여 있고 또 그게 그렇게 깊이를 보여주지는 못하는 느낌. 보는 사람이 알아서 의미 부여하고 이것저것 수다를 떨 수 있겠지만 영화 자체에는 거기에 대해 체계적으로, 진지하게 논평을 할만큼 푸짐한 알맹이는 없어요. 아마 비평가들이 이 영화를 별로 안 좋아했던 것엔 이런 이유도 있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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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는 책 속 모험! 전세계 문학도들, 특히 소설가 지망생들에게 사랑 받아야 할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 1994년이면 이미 존 카펜터의 전성기는 확실히 지난 후가 되겠습니다만. 그래도 이 정도면 리즈 시절 포스를 여기저기서 부분적으로라도 느낄 수 있을 정도는 됩니다. 인상적인 장면들이 많아요. 주인공이 동료와 식당에 앉아 대화하고 있는데 화면 저 멀리서 도끼를 들고 다가오는 미친 자의 모습이라든가. '홉스의 끝' 마을로 가는 길에 새까맣게 어두운 도로에서 겪는 불길한 징조들. 도착한 후에 묵게 되는 호텔의 주인장 할머니, 그 옆에 위치한 검은 교회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들... 등등 좋은 호러 장면들이 많구요.
또 그걸 온몸으로 구현하는 게 우리 샘 닐 아저씨 아니겠습니까. ㅋㅋㅋ '포제션'에 나온 젊은 시절 샘 닐이 멀쩡하게 생겨서 은근 광기를 내비치는 미친 자라면 이 영화의 샘 닐은 어차피 미칠 사람이고 사실 이미 많이 미친 사람 포스를 풀풀 풍깁니다. 그야말로 '매드니스' 그 자체라서 영화랑 혼연일체라는 느낌. 너무 훌륭하셨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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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이었어요. 30년이 넘었는데도 기억에 선명히 남아 있으니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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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장면 역시 진짜 아무 것도 아닌 장면인데 지까지도 기억에 선명했습니다. ㅋㅋ)

(잭 니콜슨 안 부러운 샘 닐 옹의 광인 연기!!! 역시 선명 그 자체!!!)
- 암튼 결론은 재밌게 봤다는 겁니다.
세월이 흘러 강도는 약해졌지만 그래도 꽤 준수하게 뽑아낸 호러 장면들과 영화 내내 이어지는 광기 어린 분위기는 충분히 즐길만 했구요.
이 정도면 이 영화에 좋은 기억(?) 갖고 계신 분들이 지금 다시 봐도 즐겁게 보실만한 작품이다... 라고 생각은 했습니다만. DVD를 사지 않으면 볼 수 있는 플랫폼이 없다는 게 가장 큰 단점이네요. 뭐 영어 능력자분들이라면 고민할 것도 없이 유튜브로 가시면 되구요. 한글도 영문도 아예 자막이 없고 자동 자막 생성 기능도 막혀 있지만 어쨌든 영화 전편이 떡하니 올라와 있습니다. 하하(...)
그래서 제게는 충분히 돈값을 해 준 지름이었어요. 못 봐서 더 보고 싶은 영화이긴 했지만 어쨌든 다시 봐도 재밌었다는 거. 그러합니다. 끄읕.
+ 참고로 한국 정발판 DVD에는 상황에 따라 좀 치명적일 수 있는 문제가 있습니다. 한글 자막이 2초 정도 늦게 나와요. 이게 상품 설명란에 떡하니 적혀 있더라구요. 우린 말해줬으니 이걸로 환불은 안됨!! ㅋㅋ 그래서 처음엔 엑박으로 틀어서 거실 티비로 보다가 결국 컴퓨터로 옮겨서 모니터로 봐야 했습니다. PC용 디비디 플레이어 앱에는 자막 타이밍 조절 기능이 있으니까요. 화질도 좋은 편은 아닙니다. 480p 해상도라는 매체의 한계를 감안하더라도 좀 지저분해요. 뭐 영화 분위기랑은 잘 맞아서 그냥저냥 보긴 했지만요.
++ 옛날 영화들을 다시 볼 때 즐거움 중 하나가 당시에 무명으로 작은 역할 맡았던 배우가 나중에 유명해진 경우를 발견하는 건데요. 이 영화에도 딱 한 명...

이 아이는 8년 후 머나 먼 은하계에서 광선검을 휘두르는 젊은이가 됩니다... ㅋㅋㅋㅋ
+++ 극중에 나오는 '검은 교회' 건물이 꽤 독특한데, 이게 저 쌩뚱맞은 위치와 디자인에도 불구하고 세트처럼은 안 보여서 찾아봤더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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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에 실제로 있는 건물이라고 합니다. 짓기 시작할 때 무려 교황이 와서 축성해 준 건축물이라는데...
이런저런 사정으로 결국 완공을 포기하고 속 빈 건물로 남아 있다네요. 이젠 심지어 교회도 아니라고. 공포 영화 소재로 쓰기 딱 좋은 걸 잘 찾았네요.
++++ 스포일러 구간입니다. 얼마 안 남은 주말이 슬퍼서 대충 간단하게요.
일단 인트로(?)에서 주인공 트렌트는 정신병원에 갇혀 있어요. 그리고 바깥 세상의 누군가가 찾아와 서터 케인과 그의 책에 대해 질문을 하죠. 온 방을 십자가 그림으로 도배하고 자기 얼굴과 몸까지 그렇게 해 놓은 미친 자 트렌트는 헤헤 히히 괴상한 표정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사건이 터지기 전. 지구 최고 인기 소설가 서터 케인의 책들이 연일 화제가 되고 그 책을 읽고 미쳐 날뛰는 사람들이 창궐하지만 우리의 주인공 트렌트씨는 이성과 합리 그 자체인 분일 뿐더러 공포 소설에도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출판사에서 자길 불러다가 서터 케인을 찾아주든가 아님 보험금을 달라고 하니 이게 다 사기극일 거라는 굳건한 믿음을 갖고 출판사에서 붙여 준 서터 케인 전문 편집자 스타일스씨와 함께 작가님의 행적을 쫓는데요. 그러다 왠 광인에게 백주 대낮 도끼 테러를 당할 뻔 하지만 그 믿음은 변치 않아요.
하지만 아무 단서가 안 나와서 갑갑해하던 어느 날 밤, '서터 케인을 찾으려면 책이라도 좀 읽어 봐라'며 스타일스가 건네 준 이 작가님 작품들을 술 마시며 노려보다가... 작가님이 직접 그리셨다는 책들 표지가 사실은 어떤 장소의 지도라는 걸 알아냅니다. 다 뜯어서 합쳐 보니 뉴햄프셔의 어딘가... 쯤 되는 위치가 나와요. 아싸 난 역시 대단해! 라며 스타일스와 둘이 차를 몰고 길을 떠나는데요. 서터 케인의 작품 세계와 광기, 현실 세계의 난동 등에 대해 한참 언쟁을 벌이며 길을 가다 보니... 언제부턴가 괴상한 일이 벌어지기 시작합니다. 마을이나 인가라곤 전혀 보이지 않는 어두컴컴 허허벌판 한 가운데에서 자전거를 탄 누군가를 앞질러 가고. 근데 잠시 후 갸가 또 나타나고. 또 나타나고. 그러다 결국 들이 받았는데 소년의 행색을 한 그 양반이 알고 보니 노인이었고. 그나마도 어느샌가 벌떡 일어나 사라져 버리고... 그런 식으로 꿈인지 생시인지 모를 일들을 막 겪다가 정신을 차려 보니 어느 새 대낮이고, 어떤 마을에 도착해 있는데 그 마을의 이름이 바로 서터 케인의 대표작 '홉스의 끝'이더란 말이죠.
아무 생각 없이 걍 즐겁게, 역시 난 천재야! 라며 눈에 들어오는 유일한 호텔에 체크인 하는 둘인데요. 스타일스가 이 장소의 괴상한 점을 지적하기 시작합니다. 그러니까 서터 케인의 소설에 등장하는 호텔과 너무 정확하게 똑같다는 거죠. 호텔 여주인 할매도 완전히 소설과 똑같은 인물인데 소설 속에서 이 양반은 자기 남편을 토막내서 지하실에 숨겨 둔 캐릭터이니 긴장이 아니될 수 없겠구요. 방에 들어가서 창문을 열어 보니 역시 그 소설에 나오는 악마의 성전, 검은 교회가 딱 소설 속 설정 그대로의 위치와 모습으로 존재하고 뭐 그렇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긴장하는 건 스타일스 뿐이고 '아 뭐 그냥 현실 기반으로 소설 쓴 거잖아요!!' 라며 태연한 트렌트씨.
하지만 혹시나 해서 그 검은 교회를 찾아갔다가 '세뇌해서 끌고 가 버린 우리 자식들 내놓아라' 라며 총을 들고 돌격하는 주민들을 마주치고. 그 주민들이 뭔진 모르겠지만 악마임이 분명한 누군가에게 탈탈 털리는 걸 보고. 그러고 나서 숙소에선 또 주인장 할매의 아주 수상한 모습을 목격하고. 그 와중에 스타일스는 뭔가에 끌리듯 교회로 찾아갔다가 서터 케인을 만나 자기가 받아야할 최신작의 완성을 목격한 후 정신이 나가서 이상한 행동을 해대고... 이쯤 되니 트렌트도 마냥 침착할 수가 없게 되죠. 그래서 스타일스를 끌고 탈출을 시도하지만 스타일스는 괴물로 변해서 덤벼들고, 우와아앙 대체 이게 뭔데!!!? 라며 차를 몰고 도망가던 트렌트는 계속해서 같은 장소를 맴돌다가 결국 서터 케인과 마을 사람들에게 사로잡힙니다.
의외로 서터 케인은 트렌트를 죽일 생각이 없습니다. 넌 내가 쓴 마지막 책을 바깥 세상에 전달하는 역할을 맡은 캐릭터거든. 그러니 이 책 갖고 나가렴. 이라는데 당연히 트렌트는 헛소리 말라고 외쳐대지만 이후에 자신이 서터 케인이 읊어대는 책 내용과 정확히 똑같은 생각과 행동을 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된 트렌트는 대충 멘탈이 흩날리기 시작하는데... 어쨌든 이때 와라락 달려드는 괴물 떼를 피하느라 정신 없이 달리고 또 달려서 마을을 벗어납니다. 본인이 도망쳤다기 보단 밖으로 쫓겨난 듯한 느낌이지만, 어쨌든 손에 들고 있던 서터 케인의 최신작부터 내던져 버린 다음 어찌저찌 마을을 찾아 들어가서 그 모텔에 숨어 지냅니다만... 어느 날 여기로 택배가 왔네요. 자기가 여기 있는 건 누구에게도 말 안 했지만 아무튼 택배는 왔고 그 택배란 당연히 케인의 책이었습니다. 또 다시 이걸 내버리고 도망가는 트렌트.
그러다 시간이 지나 출판사 사람들의 연락을 받고 책임자를 만나게 되는데. 어라? 이 사람들은 자기를 스타일스 없이 혼자 보냈다고 주장하네요. 그게 무슨 개소리냐고 화를 내다가 어쨌든 그 책은 절대 넘겨주지 않겠어!! 라고 외치자 책임자는 어이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이봐요. 이미 몇 달 전에 주지 않았음? 이미 전세계 베스트셀러 되고 대박 나서 영화까지 만들어졌는데?' 라는 말을 하구요. 트렌트는 세상 억울한 표정을 짓지만 뭐 어쩔 수가 없겠죠. 그래서 뭐에 홀린 듯 길을 걷다가 근방 서점에 들르고. 케인의 책을 들고 나오며 피눈물을 흘리고 있는 젊은이에게 '벌써 읽었어? 그렇담 내가 이렇게 해도 아무 불만이 없겠군.' 이라며 도끼를 뽑아 들고 그 남자의 머리통을 내려칩니다.
그리고 다시 도입부의 정신병원. 대충 암울한 대화를 나누다가 손님은 물러가고. 독방에서 혼자 부들거리던 트렌트는 뭔가 이상하다는 걸 깨달아요. 병원이 지나치게 조용하네요? 게다가 가만 보니 자기 병실 문이 열려 있습니다. 그래서 나가 보니 사방이 피와 시체에 사람은 보이지 않고... 그래서 터덜터덜 밖으로 나간 트렌트는 차를 타고 시내로 가요. 역시나 무슨 생화학 병기라도 터진 것처럼 거리는 다 비어 있고, 파괴되어 있죠. 그런 거리를 미친 놈처럼 웃으며 걷던 트렌트는 문제의 그 소설의 영화판이 상영되고 있는 극장 상영관에 들어가 앉구요. 스크린에 비쳐지는 모든 장면들이 지금껏 자신이 겪었던 일이라는 걸 확인하며 더더욱 미친 놈처럼, 쉬지 않고 웃어댑니다. 그렇게 끝이에요.
드디어 매드니스 후기가!!!! 으헝 좋습니다.
저도 이 영화를 친구 끌고 극장에서 봤는데요. 친구랑 둘밖에 없는 극장에서 긴장하면서 보다가 갑자기 등장한 어떤 아저씨 때문에 소리지르고 난리 친 기억이 있어요ㅋㅋㅋ
저 자전거 장면 진짜 별거 아닌데 무섭고요(아 쟤 또 왜 지나가 했던 기억이ㅋㅋㅋㅋ) 식당 장면도 기억이 나네요.
쿠팡에 있다고 알려주셔서 일단 찜은 해두었는데 생각해보니 제가 dvd를 볼 기기가 없… 일단은 로이님 후기로 만족해야겠어요ㅜ
본문에도 적었듯이 전 호러 영화 안 좋아하는 친구들을 끌고 간 거라 보면서 심적 부담이 꽤 있었는데요, 의외로 다들 좋게 봤다 그래서 안심했었죠. 다만 영화 성격상 보고 나서 기분이 유쾌해지는 작품은 아니었던지라 다 보고 떡볶이집 가서 뭔가 마가 뜨는 분위기가 조성됐던 기억도.... ㅋㅋ
근데 놀랍게도 요즘엔 PC에 꽂아 쓰는 USB DVD 플레이어를 2만원 안쪽으로 구입할 수 있답니다. 하하. 저도 PC 본체에는 ODD가 없어서 몇 년 전에 '케빈은 열 두 살' 박스 세트 리핑하려고 사놓은 걸 몇 년만에 꺼내서 다시 쓰고 있어요. 소음이 좀 과하긴 하지만 가격 생각하면 뭐...;
그렇죠? 주변 사람들이나 온라인(당시는 PC 통신이었...;) 상의 반응들은 꽤 좋았는데. 뒤늦게 비평가 평들을 확인해 보니 의외로 야멸차서 당황했습니다. ㅋㅋ
저 자전거 씬은 정말 '아무 것도 아닌데 무섭고 기분 나쁨'의 샘플로 오래오래 기억되어도 될 것 같구요.
사실 샘 닐이 멀쩡한 역도 많이 했는데 제겐 늘 미쳐 버린 아저씨 역할들만 기억에 남습니다. 이벤트 호라이즌에서도 그랬었죠. ㅋㅋㅋ
대여점 비디오로 분명히 보았는데 저는 그렇게 깊은 인상을 받지는 않았던 듯 합니다. 스티븐 킹은 좋아하지만 그렇게 공포 소설/영화 팬이 아니라서 그냥 그랬나 봐요. 저도 '쥬라기 공원'으로 샘 닐이 누구인지 알게 된 사람이라 미친 연기도 좀 낯설게 느껴졌어요. 저는 미치광이 연기 말고 '포제션' 이후 그의 다른 페르소나라고 하는 오쟁이진 남편 역으로 나온 '피아노'가 항상 더 기억에 남네요^^
위에도 적었듯이 애초에 평가가 그렇게 높은 작품도 아니었고, 존 카펜터의 필모에서도 상위권에는 못 들어가는 편이구요. 걍 범상한 공포 영화 한 편으로 봤다고 해도 전혀 어색할 게 없는 위치의 영화이긴 해요. 하지만 또 이상할 정도로 여기 꽂혀서 명작으로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기도 하더라구요. 짤들 구하느라 웹 검색을 좀 해봤더니 해외에도 매니아들이 참 많던.
오쟁이진 남편... ㅋㅋㅋㅋㅋ 맞아요 좀 그렇게 찌질하거나 궁상 맞은 역할도 참 잘 하시죠.
샘 닐은 '오멘 3'에서, 어둠속의 빛나는 안광으로 아주 무섭고 인상적인 이미지로 처음 만났는데, 그 당시 샘 닐이 누군지도 모르고 봤었죠. 공룡 씨리즈에서도 약간씩 빛이 나오고 번뜩이는 안광이 보여서, 선한 언굴이기는 하지만, 뭔가 내면에 광기 같은게 비치는 게 느껴졌습니다. 매드니스는 보지 못했지만, 이벤트 호라이즌에서도 '왔다 갔다'하는 연기를 잘 하시니, 말씀대로 '광인 전문' 배우시네요. 룻거 하우어 비슷한 이미자 있는 것 같습니다.
룻거 하우어는 좀 광인 같은 캐릭터를 맡아도 늘 고유의 카리스마 같은 게 더 강하게 느껴지는 데 반해 샘 닐이 광인을 맡으면 그냥 완전히 미친 자... 같은 느낌이 들고 그런 것 같아요. ㅋㅋ 아. 이렇게 언급하시니 갑자기 그리워지네요 하우어옹... ㅠㅜ
전 오멘3을 아직도 못 봤답니다. 사실 2편도 안 봤어요. 1편은 좋아해서 꽤 여러 번 봤는데 속편들엔 이상할 정도로 관심이 안 가더라구요. 아마 본편 하나로 끝내는 게 가장 말끔한 마무리 아니었을까... 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런 것 같아요.
이 배우는 '쥬라기 공원'으로 각인된 배우인데 지난 번 영화(포제션), 이번 영화 후기를 보고 이제야 다른 면모를 알게 되었어요. 새롭네요. 샘 닐이 로이배티 님께 고마워하실 듯. 이 영화도 관심을 안 가졌는데 글을 읽으니 보고 싶어졌어요. 머리 속에 잘 입력해 놓겠습니다.
어떤 사람에겐 오쟁이 진 남편. 어떤 사람에겐 광인. 어떤 사람에겐 주라기 공원의 멀쩡한 과학자 아저씨... 이렇게 사람마다 전혀 다른 캐릭터로 기억을 하고 있다니 샘 닐 아저씨도 확실히 성공한 배우가 아닌가. 라는 뻘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ㅋㅋ 이 분의 광인 연기는 대체로 포제션, 이벤트 호라이즌과 이 영화로 유명한데 이 영화는 온라인으로 볼 길이 없고, 이벤트 호라이즌은 thoma님 취향이 아닐 것 같아서 이 중에서 언젠가 하날 보신다면 포제션 쪽을 추천 드려요. 애인에게 차이고 심술 부리는 예술 영화 감독님의 모습을 상상하며 본다면 의외로 코미디로 감상할 수도 있는 영화랍니다. ㅋㅋㅋ
샘 닐은 서부영화 시대였다면 대사 잘치는 악역A나 사연 있는 악당 캐릭터로 오래 버티지 않았을까 같은 생각이 드는 '선함이 좀 남아 있는 악역' 이미지라고 생각하던 때도 있었습니다.
저는 악마군단(몬스터 스쿼드), 프린스 오브 다크니스 하고 매드니스가 왠지 비슷한 시대의 영화들이라는 인상이 좀 있었는데 생각해보니 이 영화들 중에서 디스크건 소스건 갖고 있는게 없어서 아쉽네요.
오멘은 1~4, 리메이크까지 봤는데 이번에 프리퀄은 아직 못 봤네요. 오멘3에서의 샘 닐은 악역으로 꽤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운명론적인 적그리스도보다 좀더 내면 갈등 같은 걸 다룰 수 있었어도 좋았겠지만 그러기엔 시간이 부족했을지도요 ㅎㅎㅎ
:DAIN_EOM.
와 악마군단!! 이 영화 언급하는 분들을 보면 그냥 무조건적으로 반가워서 웃음이 나옵니다. ㅋㅋㅋ 어릴 때 스스로 골라서 혼자 보러 갔던 영화에요. 무슨 다른 영화 보러 갔을 때 예고편을 보고 관심 갖고 있다가 그랬던 건데, 그 시절의 저는 이런 류의 영화가 난생 처음이었기에 정말 무진장 재밌게 봤거든요. 허허.
오멘 프리퀄은 뭐랄까... 어쩌면 1편보다도 '잘 만든' 영화일 수 있습니다. 재밌게 보기도 했구요. 하지만 아무래도 1편의 존재감보다 위라는 생각은 안 들더라구요. 추억은 힘이 세기도 하고. 또 그 시절이니까 나올 수 있었던 특유의 분위기 같은 것도 있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