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백수 일상...(화곡~목동)


 1.심심하네요. 왜 심심하냐면...낮이니까 심심하죠. 백수들이 왜 맨날 밤을 새고 느지막히 일어나겠어요? 재미있는 일은 거의 다 밤에 일어나거든요. 그건 밤에 밖에 나가는 백수든 안 나가는 백수든 똑같아요. 


 온갖 재미있는 경기들도 다 밤에 하고, 나는솔로 보고 출연자들 욕하는 게시판도 새벽까지 시끄럽고 그러니까요. 뭐가 어째됐든 사람들이 열광할 만한 일은 다 밤에 일어난다 이거죠. 



 2.뭐 그게 본인의 일로 열광하는 거든, 남에게 일어나는 사건들로 열광하는 거든 말이죠. 사실 둘다 장단점은 있어요. 본인에게 멋있는 일이 일어나는 건 본인이 주인공이라 좋지만 그만큼 비용이 들거든요. 남에게 일어나는 사건으로 열광하는 건 본인이 주인공은 아니지만 그래도 비용은 안 들죠. 


 게다가 남에게 일어난 사건이 나쁜 사건이라면 그건 어쨌든 도파민이 되어주니까요. 요즘 세상은 옛날과는 달리 뭐가 어떻든 열광할 거리만큼은 넘쳐나는 세상이예요.



 3.어쨌든 낮이니까, 밤이 되길 기다리는 것만곤 할 게 없어요. 뭐 밤에 재밌는 일이 일어날 확률을 올리는 노력을 한다면...운동이라도 해야겠죠. 운동을 한다고 해서 그럴 확률은 기껏해야 5% 올라가겠지만 뭐. 할것도 없으니까요. 이 글을 쓰고 나가서 운동이나 해야겠네요.


 

 4.휴.



 5.그런데 어제는 노는 것도 지겨워서 그냥 아무 버스나 탔어요. 어디로 가는지도 안 보고 새로 본 버스라 걍 타봤죠. 내린 곳은 화곡동 남부시장인가 뭔가 하는 곳이었죠. 


 나는 새로운 동네에 갈때, 카드기 터치를 가능한 늦게 해요. 그 동네를 돌아볼 시간을 10초라도 더 확보하기 위해서죠. 30분 안에 그 동네를 스캔하고 놀곳이 없으면 딴 동네를 가야 하거든요. 한데 버스비나 지하철비를 또 내는 건 용납이 안되는 거예요. 그래서 '30분 룰'을 잘 지키며 살아요.


 어쨌든 화곡동이란 곳은 딱히 놀곳이 없었어요. 그래서 이리저리 동서남북으로 기웃거려 보니 까치산에 가는 방향과 목동에 가는 방향이 있더라고요. 목동이 부자 동네라는 소문을 들은 적 있어서 목동 가는 버스를 탔어요.



 6.목동에 막상 도착하니...뭐 아무것도 없어 보였어요. 다시 버스를 탔어요. 버스를 타고 1정거장 가니 이번엔 목동 로데오거리라는 곳이 나오더라고요. 다시 내려서 슬슬 돌아봤어요. 


 나는 돈을 많이 쓸 수 있는 곳을 찾고 싶었는데 그런 곳은 없더라고요. 그야 돈을 많이 쓰는 건 안좋아해요. 하지만 쓰려고 작정하면 위로 상방이 크게 뚫려 있는 그런 곳을 좋아한다는 거죠. 평소에는 버스 환승비도 아끼기 위해 버스를 탄 뒤 30분이 지나면 반드시 다시 버스를 탈 정도지만, 쓰려고 작정하면 리미터를 해제하니까요.


 하지만 어쨌든 목동이 부자 동네라는 소문은 오래된 소문이거나 헛소문 같더라고요. 오래된 소문은 결국 헛소문이 되어버리곤 하는 법이니까 이해할 만 했어요. 그렇게 허탕치는 날도 있는 거니까요. 사실 목동은 교육으로 유명한 곳이니까, 아마도 교육 부자들이 많이 사는 건가 싶기도 하고. 그런데 딱히 학원가 같은 곳은 안 보였어요.



 7.사실 나는 허탕치는 날도 나름 재미를 느껴요. 허탕쳤다는 것은 돈을 아꼈다는 뜻이니까요. 나름대로의 장점이 있는 거죠. 


 어쨌든 저번에 오목교를 가본 것과 비교하자면, 거주의 목적이든 노는 목적이든 오목교가 훨씬 나아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차가 끊기기 전에 목동을 빠져나와서 5호선을 타고, 다시 2호선으로 갈아타서 돌아왔어요. 택시를 타는 사치를 부릴 수는 없으니까요. 차가 끊길 때까지 어정거리다가 택시를 타는 사치는 한 100억 정도 벌면 해보려고요. 물론 매번 하는 건 아니고 100억을 번 기념으로 딱 한번만요.








    • 6.목동 토박이인 사람이 그 동네가 부자 이미지가 비싼 브랜드들 들어오다가 허탕치고 빠지는 경우가 많았다네요. 청담에나 있는 ssg마켓이 목동에도 있었다가 없어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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