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설팅 / 초라한 자신에 대한 조언 / 타인을 알게 되는 것 / 조언을 할 수 없는 사람

  1. 컨설턴트란 탈무드에 언급된 '물고기를 잡아주기 보다 물고기를 잡는 방법'을 조언하는 직업을 일컫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물고기를 잡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은 아닙니다. 기본적으로는 고객사가 원하는 물고기와 고객사가 잡아야 하는 물고기를  잡는 방법과 고객사가 능력껏 잡을 수 있는 물고기 사이에서 여건과 필요에 따라 그 어떤 물고기를 잡아야 하는 지를 방향을 설정합니다. 매력적인 컨설턴트라면 고객사가 원하는 물고기를 잡는 방법을 우선적으로 고려하여 컨설팅을 하겠고 똑똑한 컨설턴트라면 고객사가 잡아야 하는 물고기의 항목을 세밀하게 검토해 줄 것입니다. 그리고 사려깊은 컨설턴트라면 고객이 잡을 수 있는 능력을 가장 먼저 고려하여 방향을 제시할 것입니다. 이상적인 컨설팅을 일컫는다면 고객사의 욕망과 현실과 능력의 절묘한 균형점을 제시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중소업체의 경우 한정된 자원과 시간만이 주어질 따름이므로  효율적인 컨설팅을 위해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사항은 고객이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의 임계를 파악하는 일입니다. 대부분의 실패하는 컨설팅이란 업무목표를 잘못 설정하기 때문이 아니라 변화에 따른 고객의 부담을 간과하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이것은 꽤 간명한 결론을 도출하기 위해서 각 부서간의 업무롤과 유기적인 연계의 변화를 초래하게 되는데 이는 장기적으론 효율적인 방향이라 하더라도 단기적으론 혼란을 야기하게 됩니다. 제풀에 지치지 않도록 이런 시행착오의 과정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계를 넘어서긴 위해서는 현재의 한계선을 먼저 일러줍니다. 이건 현재에 안주하라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성공적인 컨설팅이란 고래를 잡을 수 있는 방법을 일러주는 것이 아니라 바다로 나아가기 전에 주어진 여건 하에서 시나브로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 더 큰 물고기를 낚을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할 수 있도록 깨닫게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2. 이것은 어른으로서 스스로의 삶에 조언을 하고자 할 때도 유효하게 적용됩니다. 어린 시절에는 자신의 삶을 스스로 개척하는 강인함을 동경하거나 자신을 둘러싼 담을 넘어서 길을 떠나는 여행자가 되기를 꿈꾸곤 합니다. 하지만 이젠 두려움으로 둘러싼 사각의 벽 안에서 스스로의 안식을 취하는 것조차 어려운 삶에 있음을 알게 됩니다. 조금 더 빨라지는 일상의 와중에 잠시 숨을 고른 채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을 때 자신의 초라함을 발견하게 되는 것. 그건 자신의 꿈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어느새 체념과 미련으로 녹이 슬어감을 알게됨을 의미합니다.  이런 일련의 당혹감에 맞닥뜨리게 되었을 때 스스로의 현실에 부정하거나 절망하기에 앞서 지금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소한의 것이 무엇인지 확인하고 실천해 나갈 수 있도록 스스로를 북돋곤 합니다. 고래를 잡고 싶은 자신의 이상을 믿기 보다 해변의 조개를 줍고 있는 자신의 태도를 먼저 신뢰할 수 있길.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하고 난 뒤에야 자신이 해야 하는 것을 알게 되고 자신이 하고자 하는 것을 찾게 됩니다. 담대함을 가지지 못하는 두려움 많은 자신일지라도 작은 조개가 인고의 시간 속에서만 상처를 진주로 잉태하듯 삶의 유의미함을 갖기 위해서는 좌절을 먼저 인내해야 함을 스스로에게 조언하곤 합니다. 물론 귀하디 귀한 진주일수록 수없이 무의미한 조개껍질 같은 나날을 헤집더라도 발견하기 어려움을 더욱 흔하게 경험하고 알게 되지만요.

 

3.  자신의 모자람을 알게되는 것 만큼 타인의 모자람을 알기란 쉬운 법이기도 합니다. 아니 자신의 하나의 결함을 아는 것보다 타인의 열가지 결함을 아는 것이 조금 더 손쉬울 테지요.  삶의 장애물을 넘어서지 못하고 망신창이가 된 사람에게 조소를 던지는 것은 매우 쉬운 일이면서 어느새 자신 조차 그 비웃음의 대상이 되는 것은 흔한 일이기도 합니다. 좋은 사람을 아는 것은 수학공식의 증명처럼 영민함만으로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기대라는 착각과 믿음이라는 착오 사이에서 예전부터 소중했던 친구가 어느 순간 함께 할 수 없는 타인이 되어 있음을 알게 되기도 합니다. 어리석은 사람이라면 한 번에 타인을 단정하는 사람일 테고 경솔한 사람은 관계 속에서 타인의 단점으로 인한 한계를 설정하는 사람입니다. 스스로의 힘만으로 장애물을 극복하는 위대한 사람과 함께 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현명한 사람이라면 평범한 사람의 수많은 단점 사이에서 고유한 장점을 발견하고 함께 할수 있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물이 되어 함께 하는 인연보다 바람이 될 수 밖에 없는 스쳐 지나가는 인연이 좀 더 흔한 것을 알게 되더라도 살랑거리는 인연의 와중에 자신의 향을 실어나르는 사람을 사랑스럽다고 말합니다.

 

4.  평소에 저보다 훨씬 평온하고 사려깊은 사람일지라도 누군가를 사랑하는 와중에는 롤러코스터에 탄 것처럼 감정기복을 표출하는 것을 보면서 그 아이같은 모습에 의아하면서도 생경하게 여길 때가 있습니다. 이유없이 싸우고 이유없이 토라질 때도 있는 반면 이유없이 행복해 하고 이유없이 고민에 빠지곤 합니다. 이런 사람에게 삼자가 어떤 조언을 해 줄 수 있는 걸까요?  살아가면서 타인의 연륜과 타인의 지혜 속에서 참조가 될만한 도움을 얻게 됩니다. 이건 어른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에게 필요한 현명함입니다. 하지만 사랑에 빠진다는 것은  어른의 삶을 다시 구성하기 위한 아이의 삶으로 돌아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때문에 지금껏 자신이 알아온 경험과 상식을 믿지 마시길. 마치 아이처럼 자신의 감정이 이끄는 대로의 자연스러움으로 나아가길. 다시 어른이 되었을 때 이 선택이 상처가 되기도 하고 어쩌면 후회를 남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건 타인의 조언으로 답을 내릴 수 없는  살아가는데 있어 몇 안되게 긍정되는 어리석음이기도 합니다.    

 

    • 인생은 그 자체로 유의미한 것일까요. 아니면 자신과 주변과의 관계나, 자신이 바라고 그리는 이상과 같은 것에 의해 더 많은 의미를 가지고 그로 인해 비로소 유의미해 질 수 있는 것일까요...
    • 질문맨님의 성찰이 가슴에 와닿습니다. 그와 같은 일련의 과정들을 거치고있는 입장에서는 더욱 그렇군요...
      누군가를 깊이 사랑할 수록 그 사람을 '안다'라고 말하기가 힘들어집니다. 그럼으로 인해 더욱 더 스스로를 삼가하게되는 것이겠지요.
      사람과 사람의 관계가 '자유로운 여행자들의 연대'와 같아진다면 좋겠습니다.
    • 1. 현실적으로는, 내부에서 여러 역학관계때문에 제기하기 어려운 문제를 비싼돈 들여 외부의 '객관적인' 전문가들을 불러다가 그 문제를 좀 제시해달라고 하는 것이 컨설팅.. 가끔 제기하기 싫은 문제까지 발굴해내면 살살 달래서 그 문제는 덮고 가기도 합니다. (쿨럭)

      여름이 다가오고 있는데, 어떤이들은 한창 봄이로군요. 부럽습니다.
    • 2번과 3번 무척 공감이 되네요^^
    • 1번.. 현실적으로 컨설팅은 사기라는!!! 이미 알고 있는 걸 그럴듯하게 포장해서 보여주는 것 뿐.. ㅡㅡ;
    • ipary / 인생은 그자체로 유의미하지 않을 까요? 다만 인생이라는 기표가 어떤 기의를 갖게 될련지는 수많은 관계와 요건 속에서 재정립될 테지요.

      roarring / 네 저도 사람과 사람의 관계가 '자유로운 여행자들의 연대'와 같아진다면 좋겠습니다. 조금은 느릿하고 느슨하게 말이죠.

      가라 / 1. 네 이미 고객이 알고 있는 문제에 싫은 소리로 공론화하기 위해서 컨설턴트를 부르는 것인데... 사실 저도 모질지 못해서 좋은 컨설턴트가 되지는 못합니다. -_-

      봄은 잊더라도 여름은 맞이하는 사람도 있더라고요 ^_^

      샘물 / 힘들 때 스스로에게 다짐하는 일기같은 글입니다.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Shanti / 알고 있는 것을 다시 한 번 주지하거나 알고 있는 쓴소리를 포장해 내는 것도 생활의 기술이기도 합니다. 컨설턴트란 모르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알고 있으나 개선하지 않은 문제에 대해서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공론화하는 사람이죠. ^_^
    •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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