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권에 대하여

어릴때 복권이 뭔지도 모르면서 많이 사러 다녔습니다. 88올림픽 기념 주택복권을 집에서 사모으셨거든요. 매주 복권 가게를 들락거렸습니다만, 소액이라도 당첨된 복권을 바꾸러 갔던 기억은 거의 없습니다. 복권이란 역시 그런 것인가봐요.

 

그 후에는 복권을 거의 사지 않았습니다. 학생때 몇 번 재미로 즉석복권을 긁은 적이 있는데, 천원 이상 되기가 힘들더군요. 어린 시절의 경험과 짬뽕되면서 복권을 끊었습니다. 그러다 로또라는 물건이 나오면서 복권에 대한 로망이 달아올랐습니다. 매주 사진 않았지만, 그래도 예전처럼 "복권은 안한다"는 원칙은 무너졌어요. 회사 다니다가 아 정말 관두고 싶다 이런 생각이 들 때면 사곤 합니다. 물론 다섯 게임을 샀는데 그 안에 쓰인 30개 약간 안되는 숫자에서 그 주의 당첨번호 6개가 단 하나도(!) 안나오는 사태를 겪기도 하다보니 저같은 인간은 복권에 당첨되서 팔자를 고칠 수 있을 거라고는 기대하지 않게 되었습니다만.

 

어제 미드 넘버스를 다시 봤습니다. 복권 강도 에피소드였는데, 수학자인 찰스 앱스 교수가 열변을 토하더군요. 어제 봤는데도 대사가 잘 기억나지 않는군요. ㅠㅠ

 

찰스 : 재미있지 않아요? 복권으로 만든 돈이 다른 아닌 수학교육에도 쓰인다는게. 확률을 공부할수록 복권을 안사게 될텐데.

 

찰스 : 사람들은 실제 확률보다 훨씬 당첨확률이 높다고 느껴지게 만든 게임을 하고 있어요. 47개 숫자중에 6개를 맞추라고 하지요? (맞나 모르겠네요) 그게 사실은 1400만개 숫자를 늘어놓고 하나를 맞추라는 것과 다를 바가 없어요.

 

찰스 : (그러니까 사람들이 의미있는 숫자들을 쓰는 것이라는 말을 듣고) 생일이나 뭐 그런거요? 누구누구가 실제 구입된 복권을 놓고 연구를 한 적이 있는데, 제일 많이 쓰인 숫자 조합이 뭔지 아세요? 1, 2, 3, 4, 5, 6 이었다고요. 문제는 그렇게 대강 마킹한 조합의 당첨확률이 다른 조합들과 마찬가지로 1400만분의 1이라는 거에요!

 

찰스 : (그날 저녁 퇴근해보니 아버지가 즉석복권 긁고있음) 제가 의사 전달에 실패한 모양이군요. ㅠㅠ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계속 복권을 사게 만드는 것은, 우리나라의 경우 814만분의 1이라는 말도 안되는 확률에도 불구하고, 한 주에 많게는 근 10명씩 당첨자가 나온다는 사실인 것 같습니다. 희박한 확률탓에 아무도 돈을 못타가고 그게 다 국고로 귀속되어 4대강 사업이나 국회의원 월급 지급에 쓰이는 꼬라지를 봐야 한다면 안사게 되지 않을까요? 매주 그렇게 당첨자가 쏟아지니 "나라고 안되라는 법은 없다"는 생각과 "번개를 몇 번 맞을 확률밖에 안된다더니 뭔 번개를 이리 많이 맞아? 순 뻥이구만!" 하는 생각이 조합되는 게 아닐까 싶어요.

 

뭐 별 내용 없는 글이니 마지막은 설문조사로ㅋ. 로또가 되어서 세후에 약 10억 정도의 돈을 받아들었다면, 뭘 하실 건가요? 지금 하고 있는 생업은 관두실 건가요? 주변에 보면 당장 회사를 관두겠다는 의견과 수틀리면 관두겠다는 마인드로 즐겁게 다니겠다는 의견이 반반이더군요. 전 그냥 지금 살고 있는 정도의 집을 사고, 직장 관두고, 나머지는 저축해놓고 이자 받으며 취미생활이나 즐기면서 평범한 월급쟁이 수준의 삶을 살고싶어요. ㅡㅡ

    • 저는 우선 집 한채 사놓고 나머지는 여기 저기 유용하게 묻어놓은채 직장생활 하겠습니다. 아마 누구를 만나도 위축되기 힘들겠죠
    • 저도 직장은 안 다닐 거예요. 대부분 거액의 복권에 당첨된 경우엔 사업을 벌여서 쫄딱 망하곤 한다는데 저는 그런 짓 안하고 그냥 도서관이나 놀러 다니고 영화 보고 여행도 가고 그러고 싶네요. 집은 지금 사는 곳이 겨울엔 추우니 좀 더 좋은 곳으로 옮기고요. 하지만 복권 같을 걸 살 생각을 안 하니 당첨될 일도 없네요.
    • 당첨자가 나오는 이상, 그 확률이 수억분의 일이 되든 복권은 계속해서 사게 되겠죠.
    • 10억 로또 맞아도 그걸 은행 이자만 받고 산다면..세후 수령액이 연간 3500만원 정도밖에 안됩니다. ㅎㅎ
    • 요즘 돈이 돈이 아니라서 10억가지고 집사고 이자로 취미생활 즐기면서 평범한 월급쟁이 수준의 삶이 안될꺼에요.. ㅜ_ㅜ
      어짜피 상상인데 100억쯤으로 하는게 어떨까요 -_-;
      저는 일단 서울에 빌딩을 하나 사서 생활비등으로 하고 나머지는 시골에 땅을 잔뜩 사서 쓸모라고는 하나도 없는 풀밭 내지는 꽃밭으로 꾸미고 살겠습니다.
    • 10억 맞았을때 그나마 편하게 사는 대안은 그돈으로 어느정도 빚을 지고 15억짜리 빌딩을 사서 임대를 주면.연간 8~9천만원 정도 나올겁니다.
    • 다 자기가 기어이 될거 같은 심리는 인생 그 자체죠.
    • 3500이면 충분한데요. 물가 상승 대비 해서 저축도 할수 있겠네요. 그리고 소박한 월급쟁이스런 삶을 살겠네요.
      물론 스타더스트님의 다음 댓글의 방법이 더 낫긴하지만요.
    • 로또는 역진세. 안 사요.
    • 10억 은행이자가 사회초년생 연봉.
    • 레옴 / 100억으로 하면 아무거나 막 할 수 있어서 상상이 재미가 없어요ㅋ. 아이러니하지만, 돈 쓰는 상상은 예산제약에 막혀야 재미있더라구요. ㅎ

      역시.. 10억도 부족해요ㅋ. 스타더스트님의 의견이 매력적이긴 한데, 은행이자만 받는 거에 비하면 부동산 등기에, 임대료 수금에, 임대료 못내면 명도소송에, 머리는 좀 아프겠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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