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누가바를 외롭게 했을까

 

 

이 글은 차가운 달님의 아래 글을 읽고 문득 느낀 점이 있어 작성한 글입니다.

 

http://djuna.cine21.com/xe/?mid=board&page=5&document_srl=191649 

(shift 키를 누르면서 링크를 클릭하시면 새창으로 떠요)

 

 

 

 

이 곳은 조용한 어느 동네의 한 아이스크림통.
수십여 가지의 아이스크림들이 공존하며 살아가고 있었죠.
그 안에 우리의 주인공 누가바가 살고 있었어요.

우리의 누가바는 항상 자신의 정체성이 궁금했어요.

겉을 둘러싸고 있는 고소한 초코코팅 부분일까?

아니면 눈에 보이지 않는 부드러운 바닐라크림 부분일까?

하지만 누가바는 그 두개의 맛이 어울리지 않는다고 늘 생각했어요.

 

 

다른 아이스크림과 마찬가지로 우리의 누가바도

자신을 선택해 줄 그 누군가를 매일 매일 기다렸어요.

자신은 비록 누가바에 불과했지만 하겐다즈나 나뚜루의
비싸고 맛있는 아이스크림처럼 좋아해 줄 단 한사람을 말이죠.

 

 

그제는 보석바 친구가 떠나갔고
오늘은 메가톤바 친구가 이곳을 떠나갔어요.
늘 인기가 많은 보석바 친구는 자신보다 색깔도 알록달록하고 달콤하니깐

그런가보다 했는데
자기보다 울퉁불퉁하고 못생긴 돼지바가 떠나가자
우리의 누가바는 초조해지기 시작했어요. 
자신의 유통기한이 몇일 남지 않음을 알고 있었거든요.

  

 

하지만 누가바에게는 비밀이 하나 있었어요.
그건 바로 옆구리의 상처였지요.
아마도 누군가가 자신을 선택한다면 신나게 먹다가
몸통이 반쯤 날라가는 아픔을 겪어야만 할꺼에요.
그래도 누가바는 그 비밀을 말할 수는 없어요.
혼자 남겨지는건 정말 슬픈 일이거든요.

 

 

드디어 누가바에게도 그 사람이 나타났어요.
그 사람은 다른 친구들을 마구 뒤적거린 끝에 우리의 누가바를 골라냈지요.

그래서 누가바는 아주 아주 행복했어요.
그 사람은 뭐가 그리 급한지 포장을 마구 벗기고 한 입 베어물었어요.

 


하지만 예상했던 대로 옆구리의 상처로 인해 몸통은 찢어지고

우리의 누가바는 바닥으로 떨어지고 말았죠.
그 사람은 잠시 아쉬워했지만 곧 가던 길을 계속 걸어갔어요.
남겨진 누가바는 몸통이 잘라진 아픔으로 인해 힘들었지만
만나자마자 헤어져버린 그 사람과의 이별로 인해 힘들었지만
그래도 아이스크림통을 벗어난 것으로 만족했어요.
어쩌면 그 사람은 반통만 먹게됨으로써

자신을 조금 더 오래 기억할 수 있게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요.

 

 

무더운 여름은 우리의 누가바에게 너무도 가혹했지요.

의지와는 상관없이 흐믈흐믈 녹아져 내려갔어요.

그리고 마침내 마지막 의식을 잃어갈 때쯤

우리의 누가바는 그것을 발견했어요.
그건 바로 아이스크림통 옆에 붙은
'누가바 70% 할인' 이라는 팻말이었죠.

 

 

 

 

    • 저..잠시 휴지를 찾아..
      눙물이.
    • 누가바의 초코 코팅과 바닐라 아이스크림은 정말 어울리지 않아요.
      초코렛 먼저 먹고 나서 아이스크림을 먹어야 제 맛.
    • 저..잠시 휴지를 찾아..
      눙물이.2
    • 저희 동네는 누가바 60% 할인해요. 50%할 때 일년에 몇 번 350원 주고 사 먹었는데 이제 60%로 올라 좋아했는데 400원에 먹었어요. 골드바라던데 맛은 똑같음.
    • 누가바의 초코 코팅과 바닐라 아이스크림은 정말 어울리지 않아요. 22

      그나저나 초코 코팅이 아니지 않나요? 묘하게 카라멜 같은 걸로 기억하는데.
      저는 카라멜을 싫어했던지라 코팅 떼어 먹는게 고역이었죠. 그치만 바닐라의 유혹에 넘어가서 결국 다 먹는다능...
    • 땅콩버터맛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뭘까요. 저는 그 코팅 좋아해요.
    • 쌍쌍바는 참 행복할 것 같아요.
      처음부터 짝이 지어져 있으니...
    • 무써운 죠스바도 외로울까요-요즘 통 안보이던데
    • 으악... 슬픈 글이네요..
    • 본문, 댓글 웃으며 읽다가 박버섯님 댓글에서 눙물이.
    • 아. 땅콩버터였던 것 같기도 하군요. 저는 땅콩버터도 그리 썩 좋아하지는 않죠.
      이래저래 코팅은 제가 좋아하는 맛이 아니었다는 것만 기억합니다.
    • 누가맛 코팅이라서 누가바 아닌가요?;;
    • 본문, 댓글 웃으며 읽다가 박버섯님 댓글에서 눙물이....2
    • 박버섯 // 다만 필연적으로 찢어져야 하는 운명...?
    • 쌍동이 누가바를 모르시는군요.

    • 오애//.......!! 이... 이거슨 신세계....
    • 대단한 감수성이십니다. 재미있어요. ㅎㅎㅎ
    • 누가바여 너의 고충을 몰랐구나 미안해
    • 누가바한텐 쌍쌍바라는 동료가 염장군이군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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