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티, 그 파티.

 

 

친언니네 집에 놀러 갔습니다.

언니는 자주 파티를 여는데 뭔가를 만들어 먹고 차를 마시고 이야기를 나누기를 좋아합니다.

오늘의 메뉴는 칼국수와 콩국수였어요.

참가자는 찰스 엄마, 제니 엄마,줄리 엄마,토미 엄마.

 

찰스 엄마 ㅡ> 임신 6개월이며 딸 둘에 이번에 세번째 딸 임신중. 남편을 싸가지라고 부름.

제니 엄마 ㅡ> 말투가 조근조근하면서 자신의 신상을 드러내지 않음. 남편을 아빠라고 부름.

줄리 엄마 ㅡ> 오늘 파티 참가는 동네의 수퍼 불매운동이 목적이며 온갖 집들의 신변에 관심이 지대함.

토미 엄마 ㅡ> 이혼했지만 이혼했다고 말을 안 하면서 유령 남편 이야기를 간간이 섞음. (네 저의 언니십니다)

 

토미 엄마 : 내가 재밌는 얘기 해줄까?

일동 : 뭔데요 뭔데 네네 냐하하하하

토미 엄마 : 어떤 75세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있었대. 그런데, 어느날부터 할머니가 너무 우울한 얼굴로 집안을 휘젓고 다닌거야. 할아버지는 걱정이 되서

화장실,주방,거실 죄다 따라다니며 "여보 왜 이러시오 무슨 근심이 있소?" 라고 묻기 시작했어. 그런데도 할머니는 묵묵부답인거야. 할아버지가 계속해서

할머니를 따라다니며 물어대자 드디어 할머니는 매우 억울한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대. "아 글쎄 동네 할머니들하고 지난번에 얘길 하다보니까 남편이 살아

있는 할마씨는 나밖에 없잖여욧!!!"

일동 : 냐하하하하하 깔깔깔 호호호호호호호 큭큭큭큭큭큭

제니 엄마 : 하긴 내가 지난번에 보니까 할아버지가 살아 계신 할머니는 꾀죄죄한 몰골인데 혼자신 할머니는 모양도 아주 잘 내고 깔끔하시더라.

줄리 엄마 : 맞아 맞아. 할머니들을 이렇게 가만히 보면 뭔가 초라해보이는 할머니는 다 할아버지가 살아 계시는 분이야.

찰스 엄마 : 여자가 나이 들어서도 남편이 있으면 남편 걷어 먹이느라 늙어서도 자기를 가꾸질 못하는 거야. 아니 솔직히. 남편이 밥을 해? 빨래를 해?

뭐하나 도와주는 거 없이 늙기만 해서는 가만히 있으면서 그 수발을 들어야 하니 나이 들어서는 남편 없는 게 편하지.

토미 엄마 : 뭐 다 각자 스타일이 있으니까. 근데 지난번에 스잔 엄마 애인 보니까 되게 멋있더라. (스잔 엄마는 기혼임. 총각 애인이 있다함)

제니 엄마 : 스잔 엄마는 확실히 능력이 좋은 것 같아 뭐 밤에 재주가 있나 따로?

일동 : 냐하하하하하 깔깔깔 호호호호호호호호 큭큭큭큭큭큭

줄리 엄마 : 아휴 자기는 뭐 재주 없어서 그래? 다 마음 먹기 나름이지.

제니 엄마 : 그건 그래. 우리 아빠가 나 머리 풀고 미니 스커트 입으면 아직도 처녀같대 냐하하하하하 ( 나이는 41세,얼굴에 기미 잔뜩 있음)

일동 : 침묵.

줄리 엄마 : 근데 캐리 엄마네 집은 왜 그렇게 온 동네에 피존 냄새가 진동을 해? 아휴 골치가 아파 죽겠어. 그리고 K수퍼 거기 못 쓰겠더라 앞으로 절대들

가지 말아들. (그 순간 전화벨이 울리면서 전화를 받고 다시 K수퍼 험담을 늘어 놓음)

토미 엄마 : 우리 토미 아빠가 지난번에 그러는데 블라블라....(이혼한 언니가 토미 아빠란 표현을 쓰는 것에 놀라서 내용을 제대로 못 들음)

 

 

 

 

 

 

 

 

 

사랑은,

순정은,

어디로 갔나요.

분명히 찰스 엄마 제니 엄마 줄리 엄마 토미 엄마도 한때는 누군가를 열렬히 사랑했을텐데.

 

모두가 돌아간 뒤에 언니한테 물었어요.

스잔 엄마는 기혼자야?

그럼 기혼자지.

근데 애인이 있어?

그럼 있지.

근데 그렇게 공개적으로 말하고 다녀?

아유 요새는 아줌마들 다 애인 있어 야.

아침 드라마에 이런 걸 써야 하는데.......왜 맨날 남편이 바람 펴서 아내가 울고 짜는 것만 나오니 언니.

그러게 말이다. 현실은 이런데 후후.

 

언니는 이혼했는데 왜 남편 있는 행세해? 라고는 차마 묻지 못했습니다. 물론 앞으로도 안 물을 거예요.

그냥 뭔가 기분이 씁쓸하면서 무서워지면서 급기야는 지금 좀 슬픕니다.

제가 지나치게 감상적인 걸지도 모르겠죠........

 

 

 

 

 

    • 많이 혼동했습니다 한국 음식인데 외국사람들? 한국에서의 일이죠? 다 가명을 쓰면서요.
      그럼요 다 늙어 무슨 정이 남아있겠어요 뒷치닥거리 안하고 살면 할머니들이 편하시죠 근데 요즘은 잘 죽지도 않아요.
    • 읽자니 저도 묘하게 슬프네요.뭐 이혼해도 토미아빠는 토미아빠니까 거짓말 하시는 건 아니죠..이런 사회적인 처신을 하는 제 친구가 하나 있습니다만 저 역시 묻진 않습니다.그냥요.
      그치만 왜 슬픈기분이 드는지는 알고 싶어요. 왜일까요. 다른 사람의 진실은 내게는 별로 중요하지 않아서??
    • 가끔 친구로부터 회사 꼰대들의 은밀한 사생활에 관해서 듣는데 애인없는 사람이 없다더군요. 아저씨나 아줌마나 다들 열심히 하고 사는 세상입니다.


      일동침묵이 히트네요.
    • "아유 요새는 아줌마들 다 애인있어 야."

      이 말이 놀랍지만 사실이라는 걸 느낄 때가 많아요.
      요즘 아줌마들은 우리 엄마 세대처럼 남편이 바람 좀(?) 핀다고 큰 충격을 먹고... 그러질 않는 것 같아요.
      저번에 헬스 휴게실에서 어떤 아줌마가 "(남편이) 나한테 성병만 안 옮기면 돼. 돈 잘 벌어오고 애들한테 아빠 노릇만 충실하면 돼.
      나는 내 애인이랑 즐기면 되니까." 라고 당당하게 말하는 걸 듣고 놀랐는데 그걸 듣던 주위 아줌마들이 너무나 진지하게
      동의를 해서 더 놀랐던...
      그리고 사우나에서 아줌마들이 자기들기리 모여서 비밀 얘기 한다 싶으면 대부분이 애인 얘기더군요. 시댁욕, 남편욕, 자식얘기가 아니라... 음...
    • 저런 말이 나올 때마다 내 주변은 아닌데 참 이상하다 싶어요.
    • 제니엄마의 자뻑 냐하하하하하와 그에 따른 일동 침묵이 재밌네요.
      주변에는 결혼 후 애인만드는 사람도 있고, 그런거 전혀 꿈도 못하는 사람도 있고 그래요.
    • 찰스 엄마는 본명이 엘리자베스일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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