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레와 비둘기에 시달린 나날 - 2부 비둘기 편

밤에는 날벌레에 시달리며 며칠을 보내고 있는 중, (벌레와 비둘기에 시달린 나날 - 1부 날벌레 편 보시려면 클릭! <----) 아침에 침대에서 단잠에 빠져 있는데, 구구~ 구구~ 소리가 들려옵니다.


혹시나 해서 발코니를 보니 비둘기 두 마리가 발코니에 있네요! 

금방 날아가는 것도 아니고 계속 머물고 있습니다. 

원래 홍과 저는 새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요. 


갈매기도 그렇고, 비둘기도 그렇고 별로 안 좋아합니다. 

특히나 예전에 콜 하버에서 피자 먹다가 새들에게 포위를 당한 사건 이후로는 더더욱 싫어지게 되었어요. 

(새 포위 사건 보시려면 클릭!) <--- 


하지만 밴쿠버에는 각종 새들이 꽤 많습니다. 

그리고 저희 집은 잉글리시 베이에 가깝고...나름 높은 층수라(10층입니다), 종종 새들이 찾아오곤 합니다. 

(증거 포스팅 보시려면 클릭!) <--- 


집에서 고기 구워 먹고 있으면 냄새를 맡고 날아온 건지 갈매기가 발코니에 앉아 '꼭 달라는 건 아니지만, 굳이 준다면 마다하진 않겠어.'란 표정으로 애써 고개는 우리를 외면하지만 막상 날아가지는 않고 그저 기다리고 있었던 적도 몇 번은 있었고요. 

(하지만 절대 주지 않았어요. 혹시 맛 들이고 재미 들려서 매일 찾아오면 어떡하라고요 ;ㅁ;) 


근데 요즘 갈매기가 뜸하다 싶더니 갑자기 비둘기들이 날아오기 시작한 겁니다. 

비둘기들 날아올 때 마다 쫓고 쫓고 쫓았지만, 비둘기들은 아침부터 부지런히 날아왔고, 저희는 아침잠이 많았을 뿐인 거죠. 


그러던 어느 아침! 또 구구구~ 소리가 나길래 발코니 문을 열고 비둘기를 쫓았어요. 

근데 오늘은 여느때와는 달리 한 번 쫓아내면 몇 시간 뒤에야 다시 날아오는 게 아니라 자꾸 자꾸 금방 돌아오는 게 아니겠어요? 

그리고 금방 다시 돌아오는 비둘기의 입에 뭔가가 물려 있습니다? 


쫓아내면서 자세히 보니까...나뭇가지를 입에 물고 있습니다! 


아니, 왜 나뭇가지를 입에 물고 왔을까 해서 발코니에 나가 샅샅이 살펴보니... 

오, 맙소사. 저희 일어나기 전에 비둘기들이 물고 온 나뭇가지가 한 무더기나 쌓여있는 게 아니겠어요? 

이 놈들이 둥지를 제작 중 이었던 겁니다. 둥지 제작에 착수하고 있던 걸 미처 발견하지 못한 채 그저 쫓기만 했을 뿐이고, 그들은 마저 완성하기 위해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돌아왔던 거죠. 


아, 사실 발코니에 요즘 제가 쌓아 놓은 것들이 많습니다. 

ㅇ님과 ㅍ님이 귀국하시면서...여러 가구들을 주셨다고 했잖아요. 

붙박이 신발장에 책상에 식탁까지 말이죠. 집 안에 들여놓고 남은 신발장이니 책상 같은 것들을 차곡차곡 발코니에 놓아두었 거든요. 


신발장 사이나 책상 아래 같은 공간들이 그네들 눈에는 바람도 잘 안 통하고 나름 아늑해 보였는지, 가구들을 놓아둔 이후 부터 날아오기 시작하더라고요. 


하지만 그렇다고! 둥지까지 만들 줄은 몰랐습니다! 


그나마 다행히 완성 후 발견한 게 아니라 한창 제작을 위해 재료 수집 단계에서 발견한 거라, 당장 나뭇가지들은 던져 버렸죠. 

아쉬움을 못내 떨치지 못하고 몇 번 더 방문하던 비둘기들은 완고한 저의 수비 태세에 질린 것인지, 몇 시간이고 모아온 나뭇가지를잃음에 실망한 것인지 더 이상 발코니를 방문하고 있지 않습니다. 


아, 그리고 발코니에 있던 쓸데 없는 것들도 정리할 건 정리하고, 버릴 건 버려서 덜 아늑하게;; 꾸미기도 했고요. 


이상 벌레와 비둘기에 시달린 나날들 이야기 마칩니다. 


요즘엔 날벌레, 비둘기에 시달리지 않아요. 걱정마셔요. 밴쿠버의 여름을 오롯이 즐기고 있답니다.

    • 북미 갈매기는 무섭지요. 종자가 다른건지 뭔지. 해변에서 한국 바베큐를 하면 그렇게 달려들더라구요. 웃긴게 미국식 바베큐를 하면 이것들이 달려들지를 않아요. (허헐) 갈매기들도 인정하는 코리안 바베큐, 짱이에요 -_-b 가 아니라 갈매기들이 정말 무서운게 LA갈비 자르기 전에 뼈가 서너개 매달려 있고 고기도 실하게 붙어 있는 길쭉한 넘들을 그대로 삼켜버려요. 네, 사람이 지키지 않으면 접시로 달려들어서 먹습니다. (그 다음에 그 갈매기가 어떻게 됐는지는 추적하지 못했지만요) 남자간호사님도 고기 구우실 때는 갈매기 조심;;; 절대로 주지 않으신다니 잘하시는 거에요.
    • @이선 / 갈매기의 무서움은...정말...;ㅁ; 저 아는 분은 노천 까페에서 커피마시는데, 갈매기가 다른 사람 식탁을 습격해서 은 나이프를 꿀꺽 삼키고 날아가던 걸 목격했다고 해요.
      아니..왜 나이프를...?
    • 히치콕영화 주인공이 되어 갈매기와 사투를 벌이는데
    • 앗...나이프를 왜!!! 갈매기의 본분을 잊고 잠시 까마귀가 되었나봐요;;; (하지만 갈매기의 식성은 그대로;;)
    • ㅋ / 엉엉. 그럴까봐 무서워요 ;ㅁ; 그냥 걔네랑 저랑 상관 없는 삶을 살고 싶을 뿐.
      @이선 / 그러게요. 반짝이는 거 좋아하는 것도 아닐텐데..
    • 바베큐할때 꽁치 구우면 .... 그 공원에 새가 몇마리나 사는지 아실수 있을지도 몰라요.
    • _Ily / 그럼 그날 우리는 하늘을 볼 수 없을지도 몰라요. 아니면 뉴스에 나올지도;;;
    • 음 좀 아쉽네요 보통집 우리집에 지으려하면 그냥 놔둘텐데요.

게시판 2012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2857 갤럭시S냐 아이폰4냐... 13 3,824 07-14
2856 일드 트릭은 진짜 볼수록 재밌군요~! 4 3,557 07-14
2855 등업고시 통과!! 2 1,868 07-14
2854 다시 보고 싶은 예능 프로그램. 1 2,256 07-14
2853 한나라당 망하려나요(당대표 스포) 9 3,690 07-14
2852 [듀나인] 인강 소리 크게 할 수 없을까요? 1 2,768 07-14
2851 여배우 발견..두근두근 시트콤과 미장센 단편영화제에서 6 3,073 07-14
열람 벌레와 비둘기에 시달린 나날 - 2부 비둘기 편 8 2,514 07-14
2849 [퍼옴] 삐삐해지하면 3천만원 준답니다? 3 3,766 07-14
2848 나르샤가 MBC 음악중심에 출연하지 못하는 이유 8 5,308 07-14
2847 오늘 오무라이스 잼잼 보셨나요? 5 3,781 07-14
2846 나르샤랑 손담비 신곡 웃기지 않나요? 12 4,911 07-14
2845 인셉션 보신분들께! 4 3,102 07-14
2844 울진군청, 마리당 300만원 하는 희귀어를 상어밥으로! 22 6,859 07-14
2843 전화 빌려주는 글 읽다 보니 생각나서... 14 3,137 07-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