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에 대한 추억(디아더스 스포일러유)

어제 낮에 글 하나를 툭 던져놓고는 하하호호 놀러다니느라 오늘 아침에야 게시판을 확인했는데 

제 글 때문에 다소 불쾌하셨던 분들이 계신 것 같아서 깜짝 놀랐습니다. 

음... 죄송하다는 말씀을 먼저 드리고요. 저 자신도 스포일러에 굉장히 예민한 편인데 제목이 그렇게 읽힐 것이라고는 생각 못했네요.

제목으로 스포할 정도로 그렇게 파렴치한 인간은 아닙니다만... 여하튼 주의하겠습니다. 


스포일러하면 저에게는 정말로 잊을 수 없는 기억이 있습니다.


중학교 시절부터 시험이나 기타 등등 스트레스는 보통 비디오 빌려 보는 것으로 풀고는 했었는데, 

그 날도 시험이 끝나고 나서 한 친구와 시험 끝나고 뭐할거냐는 얘기를 하면서 방금 빌려온 따끈따근한 '디아더스'가 있다고 자랑을 했었지요.

그랬더니 친구 왈, '아 그거 주인공이랑 자식이 다 유령이라던데?'라고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더군요. 


그야말로 읭?


그 때는 스포일러라는 말도 몰랐던 때라서, 스포하면 어떡해!! 라고 따지지는 못하고, 이보게!! 정도로만 대거리를 하고 말았던 것 같습니다. 

근데 웃겼던 게 지금같으면 스포했다고 굉장히 화를 냈을 법한데 그 때에는 또 그게 그렇지가 않더군요. 

실제로 알고 봤는데도 저한테는 꽤 재미있는 영화였고요.


지금 저한테 면전에서 저렇게 스포한다면 똑같이 반응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만, 여하튼 스포일러에 대해 갖고 있는 제 최초의 기억이자 추억입니다. 

    • 개봉첫주 토요일에 예매해둔 상태에서 관람 4시간전에 제목스포일 당한 영화죠.
      영화관련한 제일 분통터진 기억납니다.
    • 이번에 인셉션 보러 가서 영화 시작 전에 화장실에 갔는데 방금 보고 나온 두 사람이 큰소리로 흥분해서 영화 이야기를 떠벌리고 있더군요. (칸막이 너머에서)귀를 막고 비볐어욤.
    • 저는 식스센스였습니다, 제가 영화를 얼마나 좋아하는지도 알고, 그 영화를 얼마나 기대하는지도 아는 친구가 순전히 장난으로, 너무나도 해맑은 얼굴로 웃으며 'XX가 유령이다'라고 했지요. 영화야 물론 좋은 영화였으니 알고봐도 재밌었지만 중요한 건 그게 아니죠.햇살좋은 낮의 고교 운동장, 창고 옆 동아리방 열려진 철문에 기대인 그 아이의 환한 미소와 표정이 지금도 악몽처럼 선명하게 떠오르죠. 어떻게 반응해야 좋을지 몰라 머릿속이 하얘졌던 몽롱한 기분까지도. 적어놓고 보니 공포영화가 왜 아름답게 그려지는지를 알 것 같기도..
    • 누가 줄거리 시시콜콜 다 일러줘도 영화볼 때 다 까먹는 좋은 기억력의 소유자인지라 스포일러에 아무런 두려움이 없습니다. 화제만발인 영화는 온갖 영화리뷰며 분석글도 다 읽어치우는 편. 뭐...스토리 미리 알고봐도 재미있는 영화는 여전히 재미있으니까 전 상관 안합니다만.
    • 저는 날것의 기분을 최대한 느낄수 있게 사전정보없이 보는 걸 좋아합니다.
      누군가에게 내용을 들으면 자신이 최초의 날것상태를 보고 판단하기에 앞서 어떤 형태로든 선입견이 존재한다고 생각하거든요.
      하지만, 그렇게까지 결벽스럽지는 않고 될수있는 한, 좋은 영화란 평이 자자할수록, 사전지식없이 날것으로 대하고 싶다는 희망사항입니다.
    • 디 아더스는 결말 알고 다시 보면 또 다른 재미가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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