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 이상이었던 국산 애니 '이 별에 필요한'

전혀 제목을 들어보지 못했던 작품인데 포스터랑 예고편을 보니 작화가 꽤 괜찮은 신작 애니메이션이 올라온 것 같아서 검색해보니 넷플릭스에서 최초의 한국 제작, 한국어 애니메이션 오리지널 영화라고 합니다.
한국의 우주인 여성과 뮤지션 남성간의 로맨스를 다뤘구요. '인터스텔라'나 비슷한 소재를 다뤘던 신카이 마코토 초기작 생각도 나는 그런 설정입니다. 또 최근 몇년간 미국 대기업 억만장자들이 서로 우주 가겠다고 돈 낭비하고 경쟁하는 그런 일들도 생각나지만 이건 그냥 넘어가고;;;
스토리는 저런 우주여행과 장거리 로맨스 등을 다룬 기본 장르물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거의 예상을 벗어나지 않는 뻔한 전개인데요. 제법 높은 애니메이션 퀄리티와 두 주인공의 애절한 감정선을 잘 살린 연출 덕에 별 생각없이 본 것 치고는 꽤 괜찮았습니다. 상영시간은 1시간 30분 좀 넘고 주말 오후 쯤에 시간 죽이기 좋은 작품으로 추천합니다.
포스터에 써있듯이 주연 목소리 연기를 김태리, 홍경이 맡았습니다. 나머지 배역들은 다 전문성우들이구요. 둘의 연기는 뭐 이정도면 그냥 무난하긴 했는데요. 약간 어색한 위화감이 없진 않습니다. 특히 배우 본체의 비주얼과 연기하는 모습이 너무나도 익숙한 김태리 같은 경우엔 더 그런 느낌이 있었어요. 아예 다 성우들이 맡는 게 퀄리티 면에서 더 좋은 선택이었겠지만 아무래도 작품 홍보에는 이런 스타 캐스팅이 더 도움이 되니까 이해는 합니다.
포스터부터 비주얼에 너무 신카이 느낌이 나서 피하고 있었는데, 그래도 결과물은 준수하다니 나름 기대하게 되는군요. 리뷰 잘읽었습니다.
첫 인상은 저도 그랬는데 막상 본편은 나름 자기만의 색깔이 있더라구요. 사실 이런 감성이 신카이 전유물도 아니고 ㅎㅎ
색감이나 배경 잡는 느낌 때문에 이젠 기성품화된 신카이 느낌 떠올릴 수 있겠습니다만, 개인적으론 신카이 보다는 우라사와 나오키 그림 풍이 변화된 듯한 느낌에 하라 히데노리 같은 90년대 일본 청년만화의 정서를 섞고, 그 위에 80년대 후반 올림픽 이후에 한국에 은근히 누적되어 있다가 2002월드컵 이후에 아예 디폴트 고착화된 "우리도 할 수 있다"라던가 "한국도 세계에 공헌할 수 있고 공헌해야만 한다" 같은 식의 21세기의 이상한 내쇼날리즘 픙의 자기실현이 뒤섞인 느낌에 덤으로 불특정 다수의 웹툰 스타일까지 더해진 "New신파"라는 식으로 우려진 종합 정서의 영역 아닌가 싶더군요.
어디서는 "미대 입시풍 그림보다 예쁜 만화풍 그림이었으면 팔렸을 것이다" 같은 말도 나오고 있지만 사실 그 정도는 아니고 이게 웹툰 원작이 있는 작품이 아니라는 게 신기할 정도로 그냥 잡탕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완성도와 퀄리티를 떠나서 "21세기에 들어서고도 25년이나 지난 뒤에 겨우 나오는, 50년전 80년대 감성을 21세기 기술과 제작력으로 다시 만든 New신파."라고 농을 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왜 이 정도로도 극장에 가지 못했는지 그 이유가 설마 여성 중심의 여성서사라서 그랬다고 그러면 더 서글플 거고요. :DAIN_EOM.
표현해주신 그 new신파가 잘 맞네요. ㅎㅎ 저는 그냥 기시감 느껴지는 설정들 여러가지 적당히 잘 우라까이했다는 느낌 정도만 받았죠. 극장에 걸리지 못한 이유는 뭐 여러가지 어른들의 사정이 있겠지만 전에도 댓글에서 의견 나눴듯이 웰메이드라도 '국산 애니'는 관객들 많이 들기 어려워서 차라리 넷플릭스의 플랫폼이 더 효과가 낫지 않을까 이런 결론이었을 것 같다는 추측도 듭니다.
일단 인물 그림체는 제 취향이 아닙니다만. ㅋㅋㅋ 배우들 목소리 연기도 좀 겉도는 느낌이구요. 그래도 올려주신 예고편 틀어 보니 신경 많이 써서 만든 작품 같아서 조만간 보겠다고 맘 먹었습니다. 추천 글 감사합니다!!
저도 사실 인물 그림체는 쪼~금 그랬습니다만 보다보면 익숙해지더군요. ㅋㅋㅋ 그런데 배경이나 나머지 애니메이션은 정말 괜찮아요. 다른 사람들 감상평을 보니 일본어 더빙으로 틀어서 봤더니 오히려 더 낫다고 하더군요. 국내작품인데 ㅋㅋㅋㅋ
뭐 신카이 류가 워낙 인기가 많고 '대세'니까 영향을 받지 않기가 어렵겠죠. 나름 자기만의 색을 내려고 한 흔적도 보이는데 주연 목소리 연기 캐스팅도 그렇고 이래저래 대중성을 위한 타협 중의 하나라고 보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