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바낭] 처음 겪어보는 무풍의 제주도
나이 들면 시간이 정말 빨리 가는 느낌이 드는데 4.4 부터 오늘까지의 시간은 많이 느리게 가는거 같습니다.
오늘과 내일은 또 얼마나 천천히 시간이 흐를까요?
오늘 아침 4.4 로부터 아직 채 두 달도 안지났다는 것을 알고 깜짝 놀랐어요.
제주도에 다녀왔습니다.
이번 여행일정을 잡은것은 내란수괴가 체포되고 며칠 안되서였을거애요.
제주도를 자주 가는데 5월 말이면 모든 상황이 종료되고 홀가분하게 여행을 떠날 수 있을거라 생각해서 일정을 잡았더니
어찌 어찌 선고가 미루어지더니 결국 대선 직전 사전선거일에 맞춰 여행을 가게 되더군요.
인기 좋은 스테이 예약을 위해서는 넉넉하게 일정을 잡은 것도 있지만
30주년이라는 시간을 기념하는 여행이기도해서 더 미룰 수도 없는 노릇이었죠.
딱 세가지만 써볼려고 합니다.
하나
‘곶자왈‘ 이라는게 있습니다.
사전적 의미를 그대로 옮기자면 ,
곶자왈은 제주도 용암 지대에 형성된 숲을 일컫는 제주 방언입니다. '곶'은 숲을, '자왈'은 덩굴이나 덤불을 의미하며, 암괴와 덩굴식물이 뒤섞여 있는 독특한 생태계를 형성합니다.
제주도의 여러곳에 분포되어 있고 따로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구역도 있습니다.
이번에 올레길 한 코스를 온전하게 다 걸었는데
바로 14-1 코스 , 보통 저지오름부터 오설록까지로 알려진 제주도에서 가장 멋진 곶자왈을 경험할 수 있는 코스입니다.
원시림을 느끼게 하는 보존상태도 좋고 길이도 충분히 즐길수 있는 코스였습니다.
평지이긴 하지만 길이 매우 거친편이라 가벼운 마음으로는 들어섰다가는 큰 코 다칩니다. 단단한 등산화가 꼭 필요한 코스입니다.
그리고 안으로 들어가면 하늘을 볼 수 없을 정도의 빽빽한 숲속이라 입구쪽에 오후2시 이후에는 들어가지 말라고 써 있습니다.
여하간 제주도 올레길중에서 걷는 것만으로 가장 자연이 주는 원초적인 도파민이 펑펑 터지는 길이었습니다.
저지오름에서 내려와 책방 '소리소문'을 기점으로 하여 오설록까지 9km , 휴식시간 포함 천천히 걸으면 대략 3시간 정도에 넉넉한 코스입니다.
여기에 포함된 곶자왈 구간은 대략 2.5km 남짓이었던거 같습니다.
둘
제주도에는 깜짝 놀랄만큼 멋지고 개성있는 카페들이 많이 있지만
이번에 찾은 '3인칭 관찰자 시점'이라는 카페는 여러모로 신기한 곳입니다.
이탈리아 유학파 건축가가 바닷가 시골마을에 조그만 카페를 디자인한다면 대충 이런 아웃풋이 나올거 같습니다.
실제 어떤 사람이 디자인을 했는지 나는 전혀 모릅니다. 그냥 같은 건축-공간디자인업을 하는 사람으로써 느낌적 느낌이 그렇다는 것입니다 ^^;
이 카페에 대하여 사진이나 상세한 리뷰는 검색을 추천합니다. 그 곳에 있는 시간이 너무 좋아서 사진을 잘 찍지 못하겠더군요.
단지 멋지기만 한게 아니라 오래 머물고 싶은 마음이 들도록 모든 면에서 아늑하고 편안한 느낌을 주는 곳이었습니다.
커피맛은 맛도 가격도 무난합니다. 긍정적인 의미에서 무난해요.
이 카페가 위치한 신창리는 인근의 한림과 애월에 비하면 그야말로 그냥 시골동네고 특별히 볼거리도 없지만
이 카페 하나를 위해 기꺼이 시간을 내어 가 볼 가치가 있습니다. 강추합니다.
셋
책방 '소리소문'입니다.
https://www.instagram.com/sorisomoonbooks?utm_source=ig_web_button_share_sheet&igsh=ZDNlZDc0MzIxNw==
상세한 설명은 링크를 참조하시면 됩니다.
입구에 '유쾌한 김정숙' 여사의 친필 사인이 액자되어 있습니다.
"책방이 먼저다'
문재인은 예나 지금이나 (정치적인으로서의 평가와 별개로) 별로 정도 안가고 왜 사람들이 좋아하는 지도 이해가 잘 안가지만
김정숙 여사는 참....볼때마다 기분이가 좋아요. 나이 들수록 저렇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사방팔방 마구 뿜뿜하는 사람으로 사는게 참 부럽습니다.
그 아래에는 개인적으로 대한민국 최애 배우 '공효진'의 사인도 보입니다.
매우 유명하여 유명한 사람들이 많이 방문하는 곳인데 이렇게 딱 두 사람의 사인만 입구에 잘 보이게 전시되어 있는걸 보면
대략 주인장의 취향? 같은걸 짐작할 수 있을듯 합니다.
대충 저와 잘 맞네 안심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이 책방의 컬렉션은 아주 위험했습니다.
올레길 출발지점이어서 최대한 절제했음에도 같이간 측근과 함께 책을 세권이나 사버렸습니다;;;
제주도를 참 좋아하고 여러곳을 다니고 있지만
이번처럼 바람이 없는 경우는 처음 봅니다.
파도도 전혀 없었구요.
특히 첫날은 바다가 아니라 호수인줄 알았어요.
거기에 덥지도 춥지도 않고 아직 햇살이 적당히 따사롭고 습하지도 않고,
외국 관광객들이 주로 찾는 유명관광지 외에는 인적도 별로 없고
5월말의 제주도는 이번에 처음이었는데 참 한가롭고 여유로운 시간이었습니다.
덕분에 한 7년전엔가? 어디 오름 입구에서 갑작스러운 눈보라 때문에 한치 앞도 보이지 않아 결국 발걸음을 돌렸던 기억이 납니다. 지나고 나면 다 좋은 추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