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도시인으로 살아가기..

처음엔, 서울 올라와 살면 친구들도 자주 만나게 되고, 영화도 매일 보러가고,연극이나 뮤지컬,학원에서 공부,헬스클럽 가서 몸 만들기 이런 걸 많이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전 강원도 출신)..

그런데 정말 올라와보니 그런 모든 건 다 쉽지 않단 걸 알게 되더라구요..시간을 누군가/어떤 것을 위해 낸다는 것도 참 어렵단 걸요..저도 그렇지만 다른 사람들도 너무 바빠요...어떤 큰 의미가 없이 어울리는 건 동네 근처에 사는 게 아니고서는 어렵더라구요..

 

그리고 살면서 점점 저 자신에 대해 무서운 사실을 알게 되는데..일정한 패턴의 삶에서 정신줄을 잡지 않으면 정말 쉽게 찌질해진다는 것이었어요..나 혼자만의 공간에서 어느 누구의 터치도 없이 지내게 되니까 맨날 새벽까지 케이블 티비 보고 인터넷하고 놀다가 아침에 지각직전에 일어나서 회사에 날아가는..회사에서 일 끝나고 난 다음에 특별히 할 일 없어서 심심해하고..이렇게 패턴화된 삶에 갇히더니..점점 삶의 림보에 빠진 듯했어요..너무 무기력해져버리고..아침 학원도 끊었다가 늦잠으로 3번이나 망치고..삶의 의미도 잃어버리고..

 

2년이 지나서야 점점 원래 나 자신을 알아야겠단 생각을 하게 되더라구요..운동을 안하면 몸이 편해지는 게 아니라 점점 몸이 굳어지고 망가져가는 것처럼..센스나 감각이 이렇게 대충 살다보니 역시 경직되어가는 것 같더라구요..그래서 누가 어떤 걸 좋아하냐, 뭐 원하냐 그러면..맨날 하는 말이 "아무거나.."아무리 회사에서 스트레스 받고 살아서 머리를 사소한데 쓰기 싫다는 이유를 대더라도..점점 회색이 되어가는 게 이건 아니더라 싶더라구요..그래서 계속 되새겨요..수 많은 케이블쇼에서 가르치는 트렌드가 아닌..내가 정말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내 꿈이 무엇인지.. 쇼퍼홀릭이 된 건..좀 과한 것도 없지 않아 있지만..그렇게 스스로를 단정하게 하는 걸 제가 좋아해서예요..방에서처럼 밖에서도 편하게 대충 입고 다니면 정말 점점 무뇌해지고 대충 살고 싶어질 거 같아요..뭔가 자극이 필요한 거 같더라구요..점점 살면서..안 그러면 정말 쓸모없는 몸뚱이로 변해갈 거 같아요..뭔가 이렇게 나 스스로의 컬쳐를 만들어가면 정말 나 자신만이 가질 수 있는 매력이 나타나는 거라 믿고 있어요..

 

그리고 의지도 몸과 감각을 다스리는 것처럼 스스로 다시 단련하기 위해 예전에 하던 대로 아침에 힘들어도 라디오 방송으로 영어듣기 공부하는 것도 시작했어요..그랬더니..좀 삶에 의미가 생겨나는 것 같더라구요..

 

정말 제가 사랑할 사람을 만나게 되면 많은 것을 나눌 수 있도록 2년간 텅비웠던 내 자신의 내면을 채워가보려고해요..아직 빠릿빠릿하게는 못하지만..

 

점점 이 시커먼 회색 도시에 묻혀지고 싶지 않고..림보에서 탈출하고 싶어요..

 

 

    • 마음 아프고 공감이 많이 되는 글이군요...
      전 라디오를 듣는 게 도움이 많이 되더라고요. 요즘 KBS FM1클래식 방송을 듣는답니다.
      그리고 꼭 서울이 아니라도 도시는 다 그런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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