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주에 대해 저도 한마디.

어머니께서 사주를 보러 많이 다니십니다. 특히 저와 남자친구와의 관계가 더욱 진지해지면서 둘의 궁합도 저 몰래 보러 다니셨어요. 그런데 가는 곳마다 안 좋은 얘기를 듣고 오시나봐요. 가끔 그 얘기를 하실 때면 전 속에서 천불이 나서 엄마와 대판 싸우게 됩니다. 미리 안 좋은 얘기 들어서 지금 잘 되고 있는 연애 김빠지게 할 이유가 뭐며, 또 미래의 일을 알게 되면 무슨 열의와 재미로 이 인생을 살 것이며, 인생 조언 삼아 사주를 보는 거라면 사주가 아니라도 진심어린 충고해 줄 사람은 주위에 많지 않습니까.

 

저는 또한 사주란 게 누구나 할 수 있는 얘기를 프로페셔널하게 포장해서 얘기해주는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제가 2007년도에 임용고시를 준비하고 있을 때 연초에 한 스님이 따님은 올해 시험에 떨어질 운이라고 보살님(저희 어머니)께서 정말 열심히 기도하지 않으면 불합격 할 거라고 하셨답니다. 제가 그 때 어머니께 시험운에 관해선 절대로 누구에게 물어보지 말 것이며 결과를 알게 되더라도 일체 제게 말하지 말 것을 신신당부했기 때문에 그 때 그 스님한테 그런 얘길 들었다는 것을 합격하고 나서야 알게 됐어요. 시험에 관해서 불합격할 것이라고 말하는 것. 이 얼마나 안전한 한마디인가요. 불합격한다고 말해놓으면 원망 살 일이 전혀 안 생깁니다. 열심히 기도하면 붙는다고 했으니 진짜로 불합격하게 되면 기도가 부족했다고 말해주면 되는 것이고 합격하면 기도를 열심히 하셨군요. 하면 될 일이고요. 

 

며칠 전 외할머니께서 외숙모의 올해 운에 관해서 이야기하시는 걸 들었는데 외숙모 올해 운이 정말 좋다고 했는데 팔도 다치고 몸도 안 좋고 자꾸 안 좋은 일이 생긴다고요. 그런데 엄마가 하는 말이 사주 보는 데서 원래 운이 너무 좋아도 안 좋은 거라고 했다네요. 그런 게 어딨습니까. 운이 너무 좋아서 안 좋은 거면 그냥 운이 안 좋은 거죠. 운이 좋다고 말 해놓고 안 좋은 일 생기면 변명하려고 빠져나갈 구멍 만들어 놓는 것 아닙니까. 저는 아무튼 절대로 사주 믿지 않고요. 맞지 않는 경우도 굉장히 많이 봤습니다. 또 어쩌다보니 흥분했네요. 하하.   

    • 저는 딱 두 번 보고 더 이상 안 봅니다.
      첫번째 봤을 때는 5분도 안 걸렸어요. 별로 해줄 말이 없데요. -_-;;
      좋다는 말이었지만 어찌 그리 섭섭하던지. 돈 아깝더군요.
      두 번째는 참 힘들었을 때였기 때문에 그것이 언젠간 끝난다는 말을 듣고 싶어서였던 것 같아요.
      그리고 신기하게도... 딱 맞아떨어지긴 했습니다.


      궁합으로 치면, 저와 남편은 그다지 좋지 않은 편입니다.
      연애를 8년하고 결혼한지 10년차인데, 여전히 궁합은 별로래요.
      그런 운명(?)을 이겨낸 우리는 최강이다!!! 라고 생각합니다.
    • 예전에 사귀던 남자 친구네 집에 사주 신봉자였는데 친척들이 모인자리에서 여자친구 생일이 몇월이냐라고 묻길래 몇월이다라고 이야기 했더니 겨울에 태어난 애는 성격이 어떻다는둥 사주가 어떻다는둥... 결국엔 헤어졌습니다만 유쾌하진 않더군요.
    • 상대의 사주를 보는 행위는 법으로 금지하는게 좋을 듯 해요.
    • 책으로 몇번 본적 있어요. 서점가면 철학코너 한편에 이런 책들이 즐비하죠.
      여기 진치는 분들도 꽤 있고요. 책은 총운을 볼 수 있는데 전 대체로 맞았어요.
      성격이나 인생사까지..꽤 구체적인 것도 있어서 완전히 허튼소리라고 하긴 어려워요.

      하지만 안 좋은 일 있거나 중요한 결정할 때 사주를 보겠다고 생각한 적은 없어요.
      어디까지나 성격유형 검사같은 참고사항일 뿐이죠.
    • 누구나 내 얘기라고 생각할 법한 각종 성격 분석 결과를 써서 여러 사람에게 나눠주고 마치 진짜 분석해서 나온 것인양 했는데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이 다 80%, 90% 이상 자기 성격이랑 똑같고 정말 잘 맞는다고 하더군요, 알고보니 그 사람들이 받은 결과에 적힌 글은 모두 다 똑같은 내용.
    • 전 그래서 제가 아예 자미두수를 배웠습니다. 저 양반이 대체 왜 저런 소릴 하나... 아, 이런 게 있어서 그렇게 본 거군. 하고 제 스스로 납득점을 찾으려 하죠. 그리고 그 편이 훨씬 더 어르신들 납득시키기 쉽습니다. "아, 올해 그렇대요? 그거 뭐 염정 탐랑에 천요 끼고 있으면 당연히 뭔가 있기야 있겠죠. 그러니까 넘겨짚은 걸 테고. 괜찮아요." 하는 식.

      + 역설적으로, 이러한 태크는 '신점'에는 절대 먹히지 않습니다. 어쩔 수 없죠. 이 때는 '그거 도력이니 뭐니 하는 거 어떻게 믿어요. 사주는 그나마 동양철학 범주지! 하고 응수해주는 수밖에. -> 이 과정에서 유사과학이 과학처럼 위장하는 뺑끼를 쓰게 되지만, 본인의 안녕과 집안의 평화를 위해 좀 넘어갑시다.(....) 만세력을 들이대면 어르신들 십중팔구는 납득합니다. (사실 반쯤은 블러핑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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