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만날 것 같습니다

아까 비가 와르르 쏟아질 적에, 잠깐 비를 피하다가 문자를 한통 보냈습니다. 주거니 받거니.

 

나 : 비가 살인적으로 온다.

너 : 여긴 잠잠해졌다. 집에 가시나?

나 : 집에 머스마.

 

한 오분쯤 있다가 전화가 옵니다.

웃겨서 전화했다고.

 

한 이 년전 쯤이었나요. 당시에 옛 연인을 못잊고 빙빙 맴돌고 있던 저를 떠났지요.

저녁에 저장돼있지 않은 번호로 전화가 왔었고,

'누구세요'라는 하니 꺽꺽 울더랍니다. (나중에 물어보니 전화번호도 목소리도 못알아보는 게 울컥했다고.)

그게 한달 전 일입니다.

 

밤 중에 보라매 공원을 걷다가 손이 슬쩍 닿자 몸을 슬쩍 빼더군요.

"사람이 독립적으로 걸어야지."

나 때문이구나, 잠시 미안한 마음이 되었다가 "나는 독립 몰라. 광복 따위 아직 멀었다"하고 앵겨 붙습니다.

 

둘 중 누구도 그때 어땠느냐를 묻지 않았고, 다시 만나자는 얘길 꺼내지도 않았어요.

하지만 한달이 지난 지금, 우리는 다시 만나고 있는 것도 같습니다.

 

인생, 까짓거 좀 찌질하면 어떠랴 싶습니다.

 

 

* 빛은 멀리서 밝게 빛나는 것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공기 중에서 산란되는 것들이 죄다 빛이더군요.

    • 집에 머스마... 음성지원되는군요.
    • 아름다운 인생이네요
    • 보라매공원 커플들이 많아서 요즘 잘 안갑니다.
    • 연애란 참 행복한 거예요.
      행복한 연애 하세요^^
    • 아이고 예뻐라. 마지막 문장은 최근에 본 글 중 가장 예뻐요.
    • 즐거운 연애 하세요^^ 바오밥나무님이 즐기는 농담의 종류, 귀엽습니다ㅎㅎ
    • "독립 몰라. 광복따위 멀었어" ㅋㅋ 기분 좋으시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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