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에티.

- 새삼, 미야자키 하야오, 호소다 마모루 같은 감독들이 얼마나 연출을 잘 한 감독이었는가를 돌아보게 되더군요.

못 만든 건 아닌데 미야자키급 지브리라는 네임밸류가 가질 만한 기대치... 까지는 아닙니다.


- 음악, 좋습니다. OST만 따로 떼서 들으면 굉장히 괜찮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음악연출을 감독이 너무 못(?)하더군요.

특히, 첫 도입부에서 그런 느낌이 두드러졌는데.... 전통적인 지브리 애니처럼

차라리 1절 전체를 아우르는 오프닝 시퀀스가 있었으면 어떨까 싶었습니다.


- 스토리는 일단 제끼고, 전체적인 영화평은

"전희만 하다 끝나버린 듯한 첫경험 같은" 이라고 하겠습니다. (......)


내가 시계를 안 봤을 정도니 분명 전체적인 몰입감은 굉장했다는 얘기일 텐데, '어? 어? 어어어?' 하다가 끝난 것 같습니다.

실제로 제 앞 뒤 옆자리에서 전부 "뭐야?" "헐?" "이렇게 끝이야?" 하는 얘기가 마구 들려 왔습니다(.....)

이를 뒤집어 말하자면, 소재의 아기자기함이나 스토리텔링은.... 그렇습니다. 전형적인 일본 실사영화가 갖는 잔잔함, 그겁니다.


-> 평소 미야자키류 지브리가 얼마나 역동적이었는지를 잘 알려 주는 반증이라 할 수도 있겠군요.


- 그래도 일각에서 얘기하는 것처럼 게드전기에 비할 바는 아닙니다. 그냥 잔잔한 평작 애니메이션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그런데 '계도전기'(....)를 떠올리게 하는 대사 치고받는 장면이 하나 있기는 있더군요. 아아, 이런 건 확실히 연출의 영역일텐데.)


- 처음에는 연출이 어색한 부분이 자주(?) 보이다가, 극이 중후반으로 진행될수록 그런 문제점들이 사라집니다.

관객이 스토리에 몰입해서 그렇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제 생각으로는 감독이 계속 만들어 나가면서 실력이 성장한(...)것 같습니다.

(만화판 중에는 가끔 그런 분들이 있죠. 예컨대 꼭두각시 서커스 같은...)


+

미야자키 하야오의 연출에 대해 잡담 추가.

이 사람의 작품은 항상 '비행 장면'이 나오는 걸로도 유명하지만, 그보다 더 특기할 만한 건 오히려 달리기 장면인 것 같습니다.

미야자키 감독의 작품에서는 정말 달리기 하나는 시원스럽게 내달린다는 역동적 표현력이 돋보이죠.

(제일 압축적으로 드러나는 시퀀스는 아마 On your mark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이건 절 울게 만들 정도였으니....)


+

아리에티는 소인이기 때문에, 소인의 시점을 띠는 장면묘사가 군데군데 있습니다. 예컨대 소인의 찻주전자에서 떨어지는 물방울은

실제 세계의 비율대로, 소인의 몸에 비해서는 매우 크지요. 두 방울로 소인용 찻잔이 꽉 차 버립니다. 이런 디테일이 잘 살아있는데

이왕이면 아리에티의 시선으로 처음 남주인공 쇼우와 조우하는 장면 등 몇 부분에서는 하늘을 나는 듯한 임팩트를 좀 넣어 주면 어땠을까,

이게 미야자키 식으로 표현되었으면 정말 죽이는 장면이 되었을 텐데! 싶은 부분이 좀 있었습니다. (아, 20년간 잘 숙성된 지브리빠....<-)



= 총평 : 그럭저럭 만든 소품. 블록버스터라고 하긴 좀 뭐한데, 소품집 치고는 잘 만들었음. 클라이막스의 임팩트가 좀 약한 감이 있음.

+

OST 나오면 지를 만함.

    • 게드전기도 사운드트랙은 괜찮았어요...
      내일 아리에티 보기로 했는데 으흑.
    • 게드전기는 전반적으로 각본 연출 모두 심각하게 문제가 있었죠...;
    • 다른 지브리 작품도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미야자키 하야오 + 히사이시 조 콤비는 음악에 대해 매우 깐깐하더군요.
      1.일단 이미지 앨범부터 만든 후 그걸 감독에게 갖고 간다 -> 2.죽을만큼 토론한다(...) -> 3.본 OST를 만든다.

      이번 작품에서는 그런 배려가 없는 것이 '도드라졌'습니다. 게드전기의 음악감독은 다른 사람이긴 했지만, 그래도 이 쪽은 어울리긴 했죠. 아리에티의 경우는 기타 스트링에 비트도 조금 있어서 더 그런 인상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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