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다가: 코네티컷 양키와 아더왕

책을 읽다가 주인공이 모순되는 언행을 할 때 작가가 그 상황을 풍자하려고 하는 것인지

아니면 모르고 막 쓰는 것인지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_-a 

비슷한 예로 얼마 전에 Go West 뮤비가 "제복을 입은 남성 군무를 동성애 코드로 페티쉬화"했다는 설명을 들었는데,

전 처음 봤을 때 뭐지 이 뮤비는... 밀리터리 덕후인가;; 했습니다(...)

많이 읽고 많이 보고 많이 생각해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일 거라는 생각은 드는데,

그간의 독서량에 비해 이런 것도 모르는 것은 좀 심하게 비효율적인 수용구조를 가진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구요-_-a


실은 양키와 아더왕을 막 읽고 난 참인데요.

도무지 이 책이 책 뒷표지에 써 있는 대로 사회적 불평등과 인간 본성과 기타 등등에 대한 풍자로는 안 보여요-_-a 

풍차에 덤비려고 열심히 풍차를 괴수로 만들고 있는 모습을 300페이지동안 구경한 기분이 들어요.

그 시절에는 의미가 있었을지 모르겠지만 중세 기사도나 구교에 대한 풍자가 풍자인가 싶기도 하구요.

신분제도나 특권제도에 얽매여 있다고 그 사람들을 마구 비난하고 바로 몇 줄 뒤에서는 주인공도 같은 행동을 하는걸 270페이지쯤 되풀이 하는데 이걸 인간 본성에 대한 풍자로 보기에는 좀 너무 나이브하지 않나 싶기도 하구요.

그냥 재미있는 모험 소설로 읽기에도 지나치게 허술한 구석이 많고...

설마 끝까지 이러지는 않겠지 하면서 읽었는데 끝까지 이래.. ㅠㅠ


    • 당시의 시대상과 유리되어 맥락없이 읽게되는 고전에서 그런 경험을 몇 번 했어요.
      게다가 제가 읽었던 버전의 '아더왕과 양키'는 번역까지 이상해서 막 집어던지고 싶었음 ㅋ
      해당 서브 장르(우연치 않게 과거로 가게되어 겪는 소동)의 원전으로서의 가치, 나름의 풍자정신 등만 간직하려 합니다.
      필립 K.딕의 '높은 성의 사나이'를 읽을 때도 비슷한 기분.
      별로 두껍지도 않은 책이 어찌나 길게 느껴지던지...
    • 같은 번역이었을까요. 저두 몇번 집어던지고 싶었어요ㅋ 시제까지 이상해서 일이 일어났다는 건지 일어날 거라는 건지 헷갈리는 대목도 많이 나왔어요. 원래 일부러 그렇게 쓴건지...
      '과거'로 갔다는 점이 좀 특이하지만 그 무렵 많이 나왔을 미지의 야만인의 나라로 떠난 모험소설들과 비슷한 것 같던데요. 게다가 이 책이 출간될 무렵에 과거로 가서 겪는 소동을 다루는 소설이 또 있었대요. 쓰인 시점에 대해서는 좀 애매한 것 같지만요.
      아직 안 읽었는데 높은 성의 사나이도 비슷할까요OTL
    • 높은 성의 사나이가 훠얼씬 읽기 힘드실껄요;;; 아더왕과 양키는 이래저래 모험같은 부분이라도 있지만 높은 성의 사나이는 으윽 ㅠㅠ
    • 전 애기때 읽어서 그랬는지, 무척 재밌게 읽었던 기억이 나는데(...)
      그때는 중세에 로망이 있던 시기라 그렇게 마구 써놓은 걸 보고 맘 상했던 기억이 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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