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거짓말한 사람

원래 오늘 낮에, 친구로 지내는 누구 하나 만날 약속이 있었습니다.

어제 확인 전화를 해 보니 오늘 대전까지 벌초하러 내려가야 한다고 해서, 미안하다고 하더군요.

조금 중요하긴 하지만 시일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 일이기 때문에 그러마 하고 넘겼습니다.

그리고 비는 시간이 생겼으니, 신촌에 나가서 다른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오랜만에 보는 동생들과 또 다른 친한 사람들 몇이었는데, 제가 합류하기 전에도 

신촌에서 모여서 대낮부터 노래방을 달리고 드립커피 마시고 깨알같이 잘 놀았다고 그러더군요.

그런데 그 다음 말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ㅇㅇ요? 오늘 여기 신촌에서 봤는데요. 여자친구랑 같이 가고 있더라구요. 인사도 했어요!"

대전에 벌초하러 내려갔다는 분이 왜 여기서 목격된 건지 당최 모를 일이지요.

별로 화는 안 납니다. 하지만 머릿속에서 뭔가 하나 툭 끊어지는 듯한 느낌은 드네요.


사실 저번에도 여기서 회자되는 이 사람, 이렇게 저한테 소소한(?) 거짓말 한 번 한 적이 있었죠.

나중에 걔가 나한테 하던 말. "미안하다, 나 걔랑 잤어."

사연인즉. 여기서 나오는 그 '걔'라 함은, 그 당시 제가 관심갖고 있던 한 여자의 이름.

내가 그 여인에게 관심이 있는 줄 뻔히 알고 있었는데도, 자기는 6년째 사귀는 여친이 있는데도

그렇게 내가 연모하던 다른 여인과 서로 즐거운 밤을 보내고서 아무 일도 없이 나타나는 그.

여러 채널을 통해 정황이 내 귀에 들어오고, 그녀의 미묘한 태도 변화에서 눈치는 충분히 챘어도

내 사람은 내가 믿어야 한다고, 그냥 짐짓 모른 체 했더니 나중에 술자리에서 사실대로 말해주길래 

문제삼지 않고 한 번 넘어갔었는데.... 

아 물론, 그 일은 옛날 일이고 저도 다른 삶을 살고 있으니 

지금도 여인과의 상열지사에 억하심정은 없음. 하지만 

사람이 별 아무 것도 아닌 것 같은 일에 거짓말을 하는 건 조금 언짢고, 

그 사람을 못 믿을 것 같단 생각이 드네요. 

한 번은 몰라도 두 번은 문제가 있다, 워너메이커의 금언.

친구 하나가 그냥 아는 사람으로 격하된 느낌.

그게 씁쓸한 밤.

    • 친구중에 자기 애인이랑 만나는 약속잡으면 집안일로 둘러대는 녀석이 있어요. 쓰잘데기없는거에 거짓말을 쏟아붓는 사람들은 희안합니다.
    • 며칠전 애인이 생기면 친구둘은 잃는다는 글이 올라왔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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