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의 불편한 가족안부

 

십년지기 친구가 있습니다. 동네 친구로 초,중학교를 같이 다녔죠.

그런데 고등학교 때부터 자주 못보게 되었어요. 그때부터 자연스럽게

1년에 두세번 만나는 식이 되었죠. 스무살이 넘고는 서로 사는 곳이

달라지고 더더욱 얼굴을 보기가 힘들어졌습니다.

 

그래도 1년에 한번 볼까말까 하는 친구들도 있는데 그 친군 적어도

두번이상은 꼭 만나게 됩니다.

 

그 친구와 저는 오랜 시간동안 보아왔기때문에 그 관계도 얇지

않다고 생각해요. 띄엄띄엄 만나도 어색하지않고, 수다도 잘 떨죠.

 

근데 언제부터인가 그 친구를 만나는 것이 불편해졌습니다.

그 친구가 묻는 가족안부 때문입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아버지의 안부때문이죠.

 

제 아버지는 오년 전 지금 다니시는 회사의 지사로 발령이

나신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2년을 채우시고 다시 본사로 돌아오셨어요.

 

그리고 그때부터 친구의 아버지 안부묻기는 시작되었습니다.

친구는 항상 "아버진 요즘 어디 계셔?"라고 묻습니다.

요즘 잘 계시냐는 말만 같았어도 으레 묻는 안부겠거니 하겠죠.

그런데 꼭 저렇게 묻습니다. 물론 저는 우리 아버진 지금 다시 본사로

돌아오셨다고 몇번이고 말했습니다. 

 

처음에는그러려니 했습니다. 아버지와도 안면이 있던 친구라 인사차

묻는 것이겠지 라구요. 그리고 두세번까지는 물어봤던 걸 잊었나, 싶었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별 생각없이 대답을 해줬죠.

 

그런데 이게 매번 볼때마다 물으니 슬슬 짜증이 나더라구요.

"아버진 요즘 어디 계셔?" 솔직히 왜 이런 문장으로 묻는지 이해가 안됩니다.

좀더 평범하게 안부를 물을 수도 있는 거잖아요.

 

사실 어제도 육개월만에 만나 또 저렇게 질문을 당하니 저도 곱게는 말이

나가질않더라구요. 그래서 저번에 만났을 때도 말하지않았냐고 좀 짜증을 냈습니다.

(무슨 회사가 허구언날 발령만 내는 것도 아니고 .. 설마 부서이동따위가 궁금한걸까요;?)

 

무슨 의도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아, 물론 별뜻이 없을 수도 있겠군요.

그렇지만 매번 만날 때마다 저렇게 아버지의 안부를 묻는 친구가 좀 거슬리는 건 어쩔 수 없네요.

 

 

 

 

 

    • 요즘 어디 있느냐가, 요즘 어느 회사에서 (무슨 일을 하느냐) 라는 의미라는 걸 몰랐을 땐 정말 제가 살고 있는 동네를 대답해 준 적 있습니다. 요즘 무슨 일 하느냐고 솔직하게 묻지 못하고, 나름 예의를 차린다고 저렇게 묻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저 표현이 저는 정말 익숙해지지 않더군요. 어디 계시느냐란 표현까지 써가면서 물을 정도로 어려운 질문이라면 하질 말던지.. 오랜만에 만난 친구는 나름 조심해야 겠다 싶어 저런 질문을 계속 반복하는건가 봐요. 친구에게 솔직히 만날 때 마다 질문하지 말아달라고 말씀드려보지 그러세요.
    • 5년 전부터 단기기억상실증에 걸렸나봐요. 저도 읽는데 편하지만은 않군요.
      오전 9시든 오후 3시든 저녁 7시든 '자?'라고 말을 시작하던 친구가 기억나요. 내가 잠만보냐...
      + 또 대학시절 내내 주말 아르바이트를 했는데, 한 십년지기 친구도 매주 주말이면 '어제 티비에서 해주는 영화 뭐 봤냐'고
      물었어요. 내가 그 시간에 알바를 한다는 것을 4년내내 말했거늘!! 그리고는 내가 알바하느라 못봤다 그러면 '휴...', '시들...'
      이런거나 보내고. 사람들은 생각보다 자신 외에는 관심이 없다는 걸 알았죠. 그게 십년지기 베프라 해도요ㅠ
    • 그친구 이상해요. 진정 짜증나시겠어요. 저같으면 어이없다는듯 웃으면서 넌 건강하시냐는 인사는 못배웠냐고 홍꾸녕을...
    • 레몬과 샤베트/ 와 저도 시도때도 없이 통화만 하면 첫마디가 잤어?인 친구가 있어요. 아니 회사라고! 것도 아침 10시인데!!
      이런 사람들은 상대방이 어떻게 느끼는지는 좀 무신경한것 같아요.
    • bogota /그냥 건강하시지? 라는 말로도 충분한 것을 말이죠

      레몬과 샤베트, 바다나리 /저같은 경우엔 무신경함보다 차라리 무관심이 낫다고 생각해요 (극단적인가..)

      홀림 /몇번 짜증을 냈었던 것 같은데 뭐 고쳐지지않네요
    • 음..저는 원글님의 친구분도 무관심(+무신경)해서 그렇게 질문한거라고 생각했고 같은 경우의 지인들 얘기를 한거예요.
      관심있었으면 원글님 아버님이 본사로 돌아오신 걸 기억하고 다른 식의 세부적인 질문을 했겠죠. 요즘 거기선 뭐하셔? 라던가.
      원글님은 그 질문을 자세히 캐묻는 걸로 받아들이셨군요. 그렇게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만 제가 진짜 친구네 집 근황을
      캐묻고 싶었으면 기억부터 제대로 하고 질문도 좀 교묘해졌을 거예요.
    • 레몬과 샤베트 /하신 말씀이 어느정도 맞다고 생각합니다 제 친구의 경우 무관심을 '동반한' 무신경이겠네요
      완전히 무관심하기만 했다면 굳이 아버지의 안부를 어디 계셔? 와 같은 말로 묻지도 않았을 것 같아요

      그치만 사실 그 친구의 의도가 어떠하든 간에 같은 질문을 매번 받는 저로서는 뭘 그런 걸 자꾸 궁금해해?
      라고 캐물음을 당하듯 느껴질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그렇게되면 무관심이고 무신경이고 일단 그 질문 자체가
      거슬리게 되는 거죠
    • 저도 반복적인 호구조사 짱나요 흑 난 남 어디 사는지 월세인지 전세인지 관심 없는데 왜 자꾸 저에겐 그런 문의가 들어올까나요 담부턴 똑같은 질문으로 갚아줘야겠어요
    • 이 글 리플들이 뭔가 다 동감되고 좋네요
      정도가 지나친 경우들인거 같긴 하지만.. 저도 잘 기억하고싶은데 그게 잘 안될때가 있어요
      수첩에 이름:홍길동 나이:xx살 사는곳:xx 직업:xx 최근에 만나서 한 얘기: 블라블라
      이렇게 적어놔야되나 싶다니까요 심각하게

게시판 2012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8392 아이돌 육상대회 안보시나요 13 3,779 09-25
8391 문득 든 생각은 주지훈 4 4,071 09-25
8390 듀게분들은 개인적으로 특히 좋아하는 영화 있으세요? 50 3,263 09-25
8389 [인생은 아름다워] 50회 할 시간입니다 28 2,669 09-25
8388 여러분들이 봤던 게 목성 맞나요 11 3,061 09-25
8387 한국은 슈스케, 독일은 지금 X-factor,,,그 중 제가 올인하는 참가자! 1 2,930 09-25
8386 슈스케2 잡담 3 2,873 09-25
8385 아이폰 생기니 정신을 못 차리겠네요. 5 3,226 09-25
8384 제가 잘한건지 잘못한건지 잘 모르겠어요. 14 3,343 09-25
8383 모카포트로 커피만들기-에 대한 의문. 18 4,090 09-25
8382 슈퍼스타K2에서 11명의 떼창을 들어보고 든 생각 10 4,208 09-25
8381 부산국제영화제 예매에 관련하여 질문드립니다. 6 2,309 09-25
8380 요새는 KBS 1FM 클래식 방송을 듣는 게 생활의 낙. 6 2,876 09-25
8379 마루 밑 아리에티에 대한 겉가지 감상. (장면 몇 개, 내용 골자 언급) 10 2,568 09-25
열람 친구의 불편한 가족안부 9 3,872 09-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