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투자 잡담... (쾌락의 인플레이션)


 1.백만장자...아니, 21세기에 백만달러는 너무 적은 돈이니까 천만장자로 하죠. 천만장자가 되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천만달러를 그냥 써보고 싶어하는 사람들이예요. 천만달러를 소유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그저 천만달러를 누려보고 싶어하는 거죠.



 2.한데 내가 보기엔 천만달러로 누릴 수 있는 가장 즐거운 일은 천만달러를 걱정하는 거예요. 내가 살아보니까 그렇거든요. 이 세상에서 돈으로 할 수 있는 제일 재밌는 게 돈걱정인 거니까요.


 왜냐면 돈을 쓰는 걸로는 자신이 지닌 돈의 크기를 체감할 수가 없단 말이죠. 이재용이 수백조짜리 회사를 가지고 있어봤자, 그걸 소비하는 걸로 누릴 수는 없거든요. 애초에 수백조 어치의 쾌락을 정말 느껴보려고 덤벼들면 몸이 아작나니까요.


 무언가를 소비하고 즐기는 데에 1회당 쓰는 비용의 한계와, 그 비용으로 출력해내는 쾌락을 감당해야 하는 몸의 한계를 감안해 보면...결국 소비하고 노는 걸로 인생을 누리는 걸로 즐거움을 느끼는 건 한계가 있다 이거죠. 천만달러가 있어봤자 천만달러를 한 번에 쓸 수 있을 리도 없고, 설령 쓰더라도 그만한 스케일의 쾌락을 몸이 받아주지 못하니까요.



 3.그러니까 천만달러가 있다면, 그 천만달러 전부를 오롯이 느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그 돈을 걱정하는 거예요. 한 번에 천만달러 어치의 술과 약물, 도파민을 느낄 수는 없지만 한 번에 천만달러 어치의 걱정은 할 수 있으니까요. 


 결국 걱정의 크기를 늘리는 것...책임의 크기를 통감하는 것이 인생에서 느낄 수 있는 진정한 쾌락의 인플레가 아닐까 싶은 거죠.



 4.휴.



 5.내가 요즘 돈으로 아무것도 안 사는 이유가 그거예요. 10억쯤 써서 브레게 시계나 페라리를 사면 물론 좋겠지만, 사실 시계나 스포츠카를 사면 그건 그 순간부터 걱정거리가 아니예요. 그냥 천덕꾸러기일 뿐이죠. 


 10억으로 할 수 있는 더 재미난 일이 있거든요. 10억을 계속 지닌 채로 그 10억을 걱정하는 거죠. 어떻게든 그 돈이 가야 할 곳, 있어야 할 곳을 매니지먼트해 주고 불어나기를 바라며 걱정어린 마음으로 지켜보는 게 최고 재미예요.



 6.문제는 걱정의 크기예요. 나이가 들수록 더 큰 걱정을 해야 더 큰 쾌락을 느낄 수 있는데, 현금 10억이 없으면 10억어치의 걱정을 할 수 없으니까요. 그리고 30억이 없는 사람은 30억 크기의 걱정을 할 수 없고요. 100억이 없는 사람은 100억원 사이즈의 걱정을 하는 기쁨을 누릴 수 없죠.


 내 생각엔 정말 그렇거든요. 남자는 나이들면 더 큰 걱정거리를 찾는 데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는거라고 말이죠. 남자들의 기분이 나쁜 이유는 걱정거리가 있기 때문에 기분이 나쁜 게 아니라, 자신이 하는 걱정이 너무 하찮아서 기분이 나쁜 거예요.


 

 7.어쨌든 그래요. 내가 요즘 바라는 건 더 큰 걱정을 해보고 싶은 욕심뿐인거죠. 내가 번 돈으로 뭐하러 스포츠카를 사거나 여행을 가겠어요? 그 돈을 안 쓰고 가지고 있으면 더 큰 걱정을 하는 사람이 될 수 있는데, 그런 좋은 기회를 포기할 수는 없는 거죠.


 그리고 좋은 점이 또 뭐냐면, 돈 자체에는 한계 효용 체감의 법칙이 적용되지 않아요. 이세상의 모든 재미에는 한계 효용 체감의 법칙이 작용하거든요. 좋은 음식을 먹는 것도 최고의 술을 마시는 것도 멋진 여성을 만나는 것도...하면 할수록 심드렁해진단 말이죠.


 하지만 순수한 돈 그 자체는 아무리 많아져도 심드렁해지거나, 이 정도면 됐으니까 그만두자는 마음이 안 들어요. 앞자리가 바뀌어도, 뒷자리에 0 하나가 더 추가되어도 아직 갈길이 먼 것처럼 느껴진다 이거죠. 사람들이 일정 이상 돈이 많아지면 행복을 못 느낀다고 말하는 이유는, 그들은 돈을 쓰기 때문이예요. 당연히 돈을 화폐가치로 바꿔서 쓰면 한계효용체감이 오니까 써봤자 재미가 없죠. 그냥 소유만 하면서 계속 걱정의 크기를 늘려가는 게 돈으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길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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