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과 용과 새'

너무나 황당한 상상의 세계입니다. 

작가의 말에 이 작품이 북아메리카 배경의 대체 역사물이라고 써 있었으나 날개 길이가 6미터에 이르는 새와 공룡과 집채만 한 거북이 인간 옆에 함께 사는 세계에서 특정 지역이라는 인식은 뚜렷하게 다가오지 않았습니다.

제가 아는 범위에서 찾자면 영화로만 접했던, 신들과 괴물들과 인간 부족이 등장하는 '반지의 제왕'의 세계가 떠올랐습니다. 

판타지와 sf 소설의 구분이 있는지? 구분할 필요가 없는지? 미스터리와 호러와 스릴러인데 탐정이 등장하면 그냥 탐정 소설이라고 부르고 마는 저는 모르겠습니다. 편의상 구분 이외에 별 의미가 없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거든요. 대충 섞어 생각하면 안 되는 어떤 순수해야 할 이론적 이유가 있는 것일까요? 모르니...조심스럽습니다. 게시판에서 물음표 다는 글 쓰지 말고 책보고 공부하라는 얘기를 들을지도 모르겠네요. 

이틀 전에 읽은 [수확자]는 죽음이 극복된 시대를 그리고 있어요. 인간이 살기 적당한 곳은 지구밖에 없다는 것이 밝혀졌고요. 이렇게 되니 인구를 조절하기 위해 각자 기준으로 사람을 죽여도 되는 자격을 지닌 '수확자' 집단의 문제를 수련생들 중심으로 전개하는 소설이었어요. 이 집단을 제외한 세계 전체는 지성이 있는 훌륭한(?) 컴퓨터가 관리하고요. 인공지능이 손대지 않는 한 줌의 수확자들이 생명을 관리하면서 역시나 '인간 문제'가 발생한다는 내용입니다. 과학적 바탕이 있는 소설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고, 과학적 이유를 그럴 듯하게 제시하기 보다 그냥 그렇단다...라고 설정된 느낌이었습니다. 이 작품이 sf로 분류되어 있어서 저같은 사람은 sf와 판타지를 더욱 구분하기가 어렵습니다. 


저에게는 이번 단편 속의 세계도 참으로 낮설어서 상황 파악부터가 쉽지 않았습니다. 이 세계를 그럭저럭 파악하고 빨려들자 작품이 끝나버렸어요. 이 작품은 장편이었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어요. 여러 나라들과 그 안의 부족들과 아주 오래 전인 것 같으면서도 미래에서나 가능해 보이는 것들이 마구 섞여 있는데, 참 시치미를 뚝 떼고 이런 이야기를 그럴 듯하게 들려 준다는 것이, 앞 글에도 쓴 표현이지만 저같은 사람은 듀나 님의 머릿 속이 신기할 따름입니다. 






 

    • 저 같은 사람은 그냥 구분이 쉽게, 확실히 되는 이야기들이 있고 또 그 경계에 서 있는 이야기도 있고... 그런 식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예 '하드 SF'의 영역으로 가면 확실히 구분이 되겠지만 안 그런 SF들도 많으니까요. ㅋㅋ 저는 그냥 SF, 호러, 환타지 다 좋아하는 편인데 아마도 남들 상상력이 극단적으로 뻗어나가는 모습을 구경하는 걸 좋아해서 그런 것 같습니다. 현실의 디테일에 기반한 상상력도 좋지만 제가 워낙 막나가는 걸 좋아해서... 하하.

      • 저도 그런 식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실상 모든 분류가 애매한 지점이 있으니 인간이 쓰는 이야기는 오죽 선명하기가 어렵겠나 싶고요.



    • 저도 늘 장르의 구분이란게 뭔가…합니다. 특히 스릴러 장르요. 그냥 쫄리면 스릴러라고 생각하고 있어요(무식쟁이)
      • 편의상 구분이라고 주장합니다. '쫄리면 스릴러' 저도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ㅎㅎ 

    • 초자연현상이 그려지지 않으니 판타지는 아니지요. 그 이야기는 우리 세계에서는 공룡을 멸망시킨 운석이 멕시코 쪽이 아니라 아시아에 떨어졌고 그 영향이 우리와는 달랐다는 데에서 시작됩니다. 그런데도 인간이 존재하고 고려 같은 나라가 있으니 역사 수렴이 아주 편리하게 일어난 거죠.

      • 그렇군요.


        융족의 충격이 강했습니다. 용의 일족이라 하셔서... 융족, 참 인상적이고 매력이 있었는데 짧게 마무리되어 아쉬웠어요. 

    • 우리 물리 세계의 법칙에서 크게 어긋나는 일이 없는 경험한 적 없는 세계라면, 판타지라고 부르긴 어렵지 않을까요? 레몬 처음 먹는 표정을 보는 것 같아 재미있네요. 이 책을 빨리 읽어봐야.

      • 레몬 먹는 표정이라니 적절한 표현 같아요. 한번 씩 레몬도 먹어줘야...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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