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빙바낭] 제목의 패기 2. 관객을 거부하는 영화, '돈워치!' 잡담인데요

 - 2024년에 나온 프랑스 영화구요. 런닝 타임은 84분이구요. 스포일러는... 적죠 뭐. 흰 글자로요.


?scode=mtistory2&fname=https%3A%2F%2Fblo

(이걸 보고 원제는 이거였구나! 했지만)


?scode=mtistory2&fname=https%3A%2F%2Fblo

(그게 아니고 원제는 한국 번역제 그대로가 맞습니다. ㅋㅋ 프랑스 영화니까 이쪽이 원조겠죠.)



 - 4명의 인스타 인플루언서와 그 중 한 명의 친구가 함께 노르망디 숲 속 어딘가의 집으로 여행을 갑니다. 목적은 그 중 괴담 전문인 알렉스의 납량 특집 방송 겸 그냥 놀러... 인데요. 알렉스가 방송으로 이걸 홍보하는 동안 어두운 방구석에 널부러져서 홍보 방송을 보며 자위를 하는 음험한 스토커의 모습이 보이네요.

 다음이야 뭐 뻔하지 않겠습니까. 그렇긴 한데...



?scode=mtistory2&fname=https%3A%2F%2Fblo

(결국 인터넷 방송이 소재인 호러인데 파운드 푸티지 비슷한 것도 시도하지 않는 참신함(?)이 인상적이었습니다.)



 - 크레딧을 빼면 끽해야 80분인 영화인데 그 중 50여분 동안 아무 사건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냥 비호감 젊은이 네 명과 불쌍한 젊은이 한 명이 모여서 정말 재미 없게 노는 모습을 50분 동안 봐야 한단 얘기죠. 극중 대사들을 보면 얘들은 끽해야 팔로워 수백 명 수준에 가장 인기 많은 애도 수천명 근방인 애들이라 '그냥 인플루언서를 빙자한 백수들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그게 맞을 거에요. 아무리 아무 맥락 없이 술 먹고 노는 걸 방송한다지만 그게 이 정도로 재미 없는 걸 보면 애시당초 이쪽 방면으로 소질이 아예 없는 놈들인 거죠. 너무 재미가 없어서 사람이 싫어지는 경험을 해 본 적 있으신가요. 여기 나오는 애들이 그러합니다.


 그 중에서 가장 나쁜 건 이 '괴담 방송'을 기획한 호스트 알렉스에요. 충격적이게도 이들이 방문한 집은 아무 괴담도 전설도 없는 그냥 시골 별장이에요. 그리고 이 집에 모여서 하는 그 괴담 방송이란 게스트들이 돌아가며 한 가지씩 자기가 아는 무서운 이야기를 하는 겁니다. 그리고 앞서 말했듯이 얘들은 정말 세상에서 가장 재미 없는 사람들이어서 그 괴담들은 하나도 무섭지 않구요. 중간에 "와, 조회 수 대박 났어 얘들아!!" 라며 기뻐하는 장면이 한 번 나오는데 정말 중대한 개연성 오류라고 생각했습니다. 대체 그딴 걸 왜 보냐구요. 그렇게 할 일이 없나???



?scode=mtistory2&fname=https%3A%2F%2Fblo

('인플루언서'라는 직함 붙이기도 좀 민망한 구독자 수를 자랑하는 우리의 노잼 친구 군단. 저엉말로 재미 없는 놈들입니다. ㅠㅜ)



 - 그래서 이 짧은 런닝 타임을 30분도 안 남겨 두고 살인이 시작되면... 사태가 더 심각해집니다. 이 스토커놈도 정말 재미 없는 놈이었다는 게 밝혀지거든요. 아이디어도 노력도 없이 그냥 복면 쓰고 나타나서 도끼와 칼로 하나씩 찹찹. 이게 다인데 얘는 묵언 수행 중인지 말을 한 마디도 안 하구요. 주인공들은 딱히 저항도 한 번 못 해보고 그냥 죽어요. 그러니까 정말로 어떤 드라마도, 액션도 없이 [나타난다 -> 죽는다]만 반복하는 겁니다. 그러다 결국 인플루언서가 아닌, 친구 따라 와서 고생하는 젊은이와 1 vs 1이 되는데. 이 때가 제가 가장 괴로웠던 시간이었습니다. 이 불쌍한 친구는 어릴 때 아주 비극적인 트라우마를 남긴 사건이 있어요. 그래서 우울증 약을 먹고 사회 생활 적응에 힘들어 하죠. 이런 주인공과 살인마의 1 vs 1이고. 앞서 말했듯이 여기까지 오는 동안 아무런 아이디어란 게 없는 얘기였단 말이죠. 그러니 알고 보니 얘가 범인 혹은 공범이었다든가... 그것도 아니면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슬픈 운명의 장난이라든가... 뭐라도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근데 그 상황까지 쭉 지켜 본 바로는 여기에 그 어떤 반전도, 드라마도 끼어들 여지가 없었어요. 그래서 대체 뭘까. 감독은 뭘 보여주려는 걸까... 했는데요.


 네. 이미 짐작하시겠지만 결국 아무런 반전도 드라마도, 기억에 남을만한 액션이나 특별한 장면도 없이 그냥 마무리 됩니다. ㅋㅋㅋㅋ 



?scode=mtistory2&fname=https%3A%2F%2Fblo

(이 영화의 각본에서 인상적인 부분이 있다면 주인공(?) 캐릭터의 파란만장 드라마틱 과거사를 대화로 잔뜩 읊어준 후에 그걸 이야기에 단 하나도 써먹지 않는 놀라운 반전 정도...)



 - 도대체 감독은 뭔 생각으로 이런 각본을 쓴 걸까요? 그리고 대체 제작비는 어디에서 어떻게 조달했을까요. 이게 보면 촬영이나 편집 같은 건 멀쩡하거든요. 소품 같은 것도 미적 감각은 구릴 지언정 최소한 싼 티는 안 나구요. 배우들도 안 유명하지만 나름 출연 경력은 20편, 30편씩 되는 사람들이니 아마추어라곤 할 수 없겠고. 확인해 보면 제작사 이름이 영화 제목과 똑같고 감독과 촬영 감독이 제작자로 참여해 있고... 이런 걸 보면 열정 젊은이들이 자기들끼리 으쌰으쌰해서 만들어낸 영화 같아서 심한 말을 참고 싶지만 영화의 상태가... ㅋㅋ


 암튼 어쩌다 보니 실현되지 말았어야 할 기획이 그냥 실현이 되어 버린, 그런 영화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세상 일이란 게 뭐 그런 것이니 이걸 무슨 불가사의한 미스테리 취급하며 계속 궁금해할 생각까진 없지만. 어쨌든 이걸 80여분 동안 보고 있었으니 일단은 화가 납니다. 그런데 가만 생각해 보면 해외 수출용 제목을 '보지 마세요!!!!' 라고 붙여 놓은 우리 감독님께선 자신의 양심에 따라 용기 있는 행동을 한 듯 해서 그 분노는 제 자신으로 향하게 되는군요. 보지 말라는 데 왜 봤을까요. 이미 벌어진 일은 어쩔 수가 없으니 여러분들이라도 보지 않으시길 기원합니다. 정말로, 보지 마세요. 끝.




 + 프랑스 영화이고 배우들도 거의 프랑스 사람들이고 당연히 제작진도 프랑스이고... 그런데 희한하게도 대사는 다 영어로 나옵니다. 이건 또 뭐죠.



 ++ 'Festival International du Film Fantastique de Menton' 이라는 저는 모르는 영화제에서 3개 부문, 작품상과 여배우상, 음악상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게 어떤 영화제이든 간에 이 영화에 무려 3개 부문을 상을 줬다는 것도 웃음이 나오고. 여배우상을 받은 분이 내용상 주인공도 아닌 데다가 연기할 것도 거의 없는 역할이었다는 데서 또 웃음이...



 +++ 사실 제가 이 영화를 본 이유는 같은 제목(사실 조금 다릅니다. 그 쪽은 'Do Not Watch'거든요. ㅋㅋㅋ)의 다른 영화인 줄 알고 낚여서... 입니다. 으하하. 그쪽은 상당히 평이 좋았거든요.



 ++++ 스포일러 구간입니다만. 위에 적었듯이 워낙 내용이 없는 영화라서 뭐...;


 철저하게 무의미한 내용이지만, 영화가 시작하고 50분 동안 그 어떤 호러도 없이 어울려 놀기만 하는 다섯 명은 대략 이런 사람들입니다.


 알렉스. 괴담 클럽 방송의 호스트이자 우울증을 앓고 있는 카미유와는 연인 관계입니다. 이 영화에 나오는 스토커가 이 사람 팬이기도 해요.

 날라. 패션, 뷰티 인플루언서인데 사실은 본인 외모에 자신감도 없고 악플 때문에 코카인을 달고 사는 딱한 청춘이구요.

 샘. 유일한 남성 멤버로 댄스가 본인 컨텐츠인데 별로 의미는 없습니다. 구독자가 거의 없어서 라이브를 켜도 아무도 안 보거든요.

 마리. 샘과 아주 자유분방하고 느슨한 커플 관계를 갖고 있고 우울 찌질한 요 파티 멤버들에게 좀 짜증이 나 있습니다. 본인 컨텐츠가 뭔지는 막판이나 되어서야 밝혀지는데 남자들 상대로 야한 방송을 하는 사람이었네요.

 카미유. 알렉스의 연인입니다. 사이비 컬트 집단 소속 부모에게서 태어났는데 태어나자마자 이 부모들이 교주 지시대로 자살해 버렸다네요. 그걸로 일생 트라우마를 안고 산다는데 아무리 비극적인 일이어서 0세일 때 생긴 일로 트라우마가 오기도 하나... 라는 의구심이 좀; 암튼 그래서 우울증 약을 먹고 살아요.


 이렇게 다섯이서 술 먹고, 파티 하고, 진실/대담 게임 하고, 그러는 와중에 자기들끼리 싸우고, 키스하고, 섹스도 하고, 화해하고... 하는 것들을 50분쯤 보고 나면 이제 우리의 스토커님께서 도끼를 들고 나타나서는 혼자 나와 하이킹 하다 말고 갑자기 라이브를 켠 마리를 살해합니다. 이게 다 생중계 되었지만 나머지 넷은 와이파이가 안 터져서(!?) 그걸 아무도 모르고 있다가, 나중에 와이파이가 켜지니 영상을 확인하고선 "아 ㅋㅋㅋ 조작이네 아이디어 좋은데? ㅋㅋㅋㅋ" 라며 마리를 부러워해요. 죽어도 싼 놈들이죠.


 그날 밤엔 혼자 목욕하던 날라가 욕조 안에서 스토커에게 찔려 죽어요. 그리고 스토커는 날라의 핸드폰으로 샘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밖으로 꼬여내서는 찔러 죽이구요. 그때 마리를 찾아 헤매던 알렉스와 카미유는 마리의 시체를 발견하고는 기겁해서 도망치는데... 이때 알렉스도 칼에 맞고 쓰러져 순식간에 카미유 혼자 남았습니다. 


 잠시 후 살인자는 주인공들이 묵는 별장의 거실에 자기가 죽인 애들 시체를 모아 앉혀 놓고는 얘들 폰으로 라이브 영상을 틀어 놓고서 사람들의 반응과 조회수에 뿌듯해 하고 있구요. 그 와중에 알렉스는 아직 안 죽고 정신을 차리고선 우와아앙하고 무서워하는데 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이때 집으로 돌아온 카미유가 또 방송을 켜고는 사정을 설명한 후에 "제발 경찰을 불러주세요!!!" 라는 말을 남긴 후 집으로 들어가서 방송 하느라 정신 없던 살인마의 칼을 주워들고 뒤에서 기습해서 찔러 죽여요. 날이 밝으니 경찰이 도착해서 현장을 수습하고. 뒤늦게 자기가 올렸던 영상에 달린 사람들 댓글을 확인하는 카미유의 모습을 보여주며 끝입니다. 아, 이때 채팅창에 마지막으로 뜬 메시지가 Don't Watch! 였어요. ㅋㅋㅋㅋ 참말로 뜻깊기도 하죠!!!

게시판 2012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129457 [디플] 아무것도 없어도 괜찮단다 ‘어른들’ 2 187 08-02
129456 [방송대학TV] 문화 비평과 미학, 글로벌 자산 관리 128 08-02
129455 '거북과 용과 새' 8 176 08-02
129454 '그깟 공놀이' 6 276 08-02
129453 [넷플릭스바낭] 제가 좋아하는 류의 이야기거든요. '플라이트 플랜' 잡담입니다 16 444 08-02
129452 콘스탄틴 145 08-01
129451 (노스포) [동동의 여름방학]을 봤습니다 4 264 08-01
129450 [캐치온 vod 2탄] ‘드림 시나리오’, ‘나이트 콜’ 6 124 08-01
129449 연극 <춘섬이의 거짓말> 성수아트홀 내일 토요일 오후 5시 공연 무료 초대 3 127 08-01
129448 오늘 kbo 4 168 07-31
129447 [스크린 채널] 퀸 오브 하츠, 웬디와 루시(10시 40분에 시작) 1 141 07-31
열람 [티빙바낭] 제목의 패기 2. 관객을 거부하는 영화, '돈워치!' 잡담인데요 195 07-31
129445 영화 '소셜 네트워크' 속편 제작 5 366 07-31
129444 [왓챠바낭] 제목의 패기 때문에 봤습니다. '신은 없다: 이스트필드 엑소시즘' 8 287 07-31
129443 1000원의 힘 2 271 0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