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캐리어 안에 든 것'
'파란 캐리어 안에 든 것'
바로 앞 소설 '불가사리를 위하여'처럼 시간여행자들이 등장하는 소설입니다. 앞 소설에서 '한계없는 제안, 격차, 격변' 때문에 어지럽다고 썼었는데요. 이번 소설은 그에 비해 설정이 단출하고 시간여행도 안정적인 느낌입니다. 길이 자체가 길어진 영향도 있겠습니다. 분량이 이 작품집 소설 중 가장 긴데 '불가사리를 위하여'의 거의 세 배 가까이 됩니다.
다른 시간선에서 온 인간 둘과 머나먼 미래에서(판게아 울티마 대륙에서 왔다는데, 찾아 보니 2억년 정도 이후의 미래입니다.) 온 인간이 아닌 종 둘, 이렇게 네 분이 동행하여 서울과 그 외 공간으로 시간 여행을 합니다. 인간 둘은 친구 화옥을 찾아다니고요, 인간 아닌 둘은 자신들이 살고 있는 지구보다 살기 좋은 환경의 지구를 찾는 과정에 공통의 접점이 생겨 함께 다니게 됩니다. 이 넷은 다 좋은 분들입니다. 인간 둘 중 화자는 개념을 좀더 많이, 다른 인간은 급한 성질 포함하여 개성을 좀더 많이 장착하였는데 어쨌든 신뢰가 가는 좋은 사람들이고요, 인간 아닌 둘은 생긴 건 좀 그래도 귀엽고 예의바른, 좋은 분들입니다.
이 소설은 이 네 인물 플러스 화옥이가 친구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그리고 올바른 시간선을 회복할 방법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장애로 나타난 노성원(노상원)을 처치하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누구를 처치하는가 아주 궁금하시면 책을 읽어 보시던가 하얀색 처리한 저 부분을 긁어 보시면 되겠습니다.ㅎ 이 인간은 만나는 족족 죽어 있네요. 안 죽어 있는 마지막 놈 역시 @#$%~... 같은 인물의 주검이 자꾸 등장하고 미래에서 온 종의 귀여움 때문에 자주 웃음을 깨물게 되었어요. 소설에 긍정적인 기운이 강합니다.
첫 장면이 온갖 모임, 연합, 구호들이 적힌 깃발로 뒤덮힌 여의도 시위 현장이고 마지막 장면도 야광봉을 든 시위현장입니다.
2024년 12월 중반부터 2025년 1월 초반 사이에 쓴 소설이라고 합니다.
이 소설을 만들 때 느꼈을, 시스템이 잘 작동할 것인지에 대한 불안함과 그 불안을 극복해 보고자 하는 작가의 노력이 소설에 그대로 녹아 있습니다. 너무 현장을 즉각 반응한 작품이라 이를 의식하였는지 작가의 말에 현재성, 구체성에 대한 언급을 하고 있었습니다.(지난 번에 책 샀다는 소개 글에 일부 옮겨 두었었지요.) 당대 사건에 즉각 반응하면 어떻습니까. 작품이 거칠고 허술하면 문제삼을 수도 있겠지만 이 소설은 재미도 있고, 상당히 안정적으로 반영된 거 같습니다.
반복하게 되는데, 듀나 님 소설은 저보다 잘 읽어내실 독자들이 게시판에 많으실 테지만 그냥 기우뚱하나마 제 식으로 읽고 짧고 막연한 감상을 남겼네요.
가장 좋았던 건 처음 소설 '그깟 공놀이'입니다. 두 번째까지 꼽으면 '거북과 용과 새'입니다.
아 이게 thoma님의 듀나 단편집 시리즈 글 완결편인 게로군요. 완결이라니 아쉽지만 또 다른 책들 글 올려주실 거라 믿습니다... ㅋㅋ
그리고 시리즈로 올려주신 덕에 이 책을 읽어 봐야겠다는 맘이 들어서 장바구니에 넣어 놓았어요. 하하. 일단 사놓은지 벌써 몇 달인데 아직도 깨작거리고 있는 조 힐 단편집부터 끝낸 후에... 음...;;
방학이 끝나면 어렵습니다. 서둘러 주셔요...일단 손에 들면 빨리 읽으실 겁니다. 저는 한 편 끝낼 때마다 호흡을 고르고 쉬어가고 그랬지만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