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지의 응원 말씀

듀게 눈팅 열심히 하는 분이니 아래 제가 쓴 글도 누구보다 냉큼 읽으셨으리라 짐작하고 있었어요.

좀전에 저를 미소짓게 하는 메모를 보내셨는데....

"니가 만나는 이들은 여우같은 인간이지 귀신이 아니야. 얼마든지 수용가능하잖아. 두려워말거라~ 여우가 귀신보다는  훨씬 더 드라마틱하단다.~ "


그런데 이 조언은 두려워하지 말라는 말에 의해 더욱 두근거림 속에서 계속 환청됩니다. 

관계에서 발화하는 여우는 보통 여우는 아닌겁니다. 무엇보다 그들이 들려주는 환청 속에서 이미 길을 잃었고, 날은 저물었으며, 배터리는 다 닳았습니다. 같은 자리를 뱅뱅 돌고 있는 느낌이랄까요.


매일 누군가로부터 새로운 교육을 받고 계약을 맺으며 사는 듯해요.  고약한 감정이 들어야 하는데, 웬지 부드러운 정담을 나누는 듯한 느낌이 드는 게 이해불가입니다.

귀신이 아니라 여우라고 자신의 정체를 밝히는 구미호들과 부드러운 정담을 나누며 사는 기분을 이해하시겠나요?

매일 새로운 ‘교육’과 ‘계약’을 맺으며 사는 느낌적 느낌.

무엇보다 ‘여우한테 홀릴지 모른다’ 라는 어렴풋한 예견을 매일 하면서도 미필적 고의에 의해 될대로 되라는 느슨한 마음을 틈탄 어떤 홀림의 상태가 나쁘지 않다는 것이 신기하달까, 대견스럽달까.... 그렇습니다.


    • 나의 세상에서 발을 빼려는 사람들에게 분노하지 않을 수 없죠 이젠 아빠 말씀대로 여유를 가질 수 밖에 없어요 뭐 좀 드셨나요 조금씩 조금씩 대여섯번 드세요
    • 제 친구가 상담받을 때 폭풍우인 줄 알면서도 그 안으로 그대로 들어가는 사람이라고 하는 말 들었다는 게 생각나네요



      저는 저 말 듣고 폭풍 비유가 친숙해 생각해 보니



      Sometimes fate is like a small sandstorm that keeps changing directions. You change direction but the sandstorm chases you. You turn again, but the storm adjusts. Over and over you play this out, like some ominous dance with death just before dawn. Why? Because this storm isn't something that blew in from far away, something that has nothing to do with you. This storm is you. Something inside of you. So all you can do is give in to it, step right inside the storm, closing your eyes and plugging up your ears so the sand doesn't get in, and walk through it, step by step. There's no sun there, no moon, no direction, no sense of time. Just fine white sand swirling up into the sky like pulverized bones. That's the kind of sandstorm you need to imagine.


      And you really will have to make it through that violent, metaphysical, symbolic storm. No matter how metaphysical or symbolic it might be, make no mistake about it: it will cut through flesh like a thousand razor blades. People will bleed there, and you will bleed too. Hot, red blood. You'll catch that blood in your hands, your own blood and the blood of others.


      And once the storm is over you won't remember how you made it through, how you managed to survive. You won't even be sure, in fact, whether the storm is really over. But one thing is certain. When you come out of the storm you won't be the same person who walked in. That's what this storm's all about.

      Haruki Murakami, Kafka on the Shore


      이거때문이더라고요








      제 선배는 그런 여우들을 사탄이라 그랬죠

    • 가까운 사람, 가족, 친구가 돈꿔달라고 하고, 내가 여력이 있어 돈을 줄 생각이면 저는 돌려받는다는 생각을 아예 안합니다. 물론 이는 증여의제가 될 것이라 최소한의 이자와 변제계획을 기록한 종이를 나누어 갖기는 합니다만, 이 사람들이 오죽하면 나에게까지 손을 벌릴까 하는 생각에 돌려받는다는 기대를 아예 안하는 거죠. 대신 이 사람들이 진심으로 잘 되길 바래줍니다. 죽을때 이 돈 싸들고 가는 것도 아닌데 형편 어려운 사람 도와주자고 생각하면 마음이 좀 편해지죠.
    • 에쿠나~ 요렇게 예쁜 말씀들 하시면 제가 캄캄한 창밖 바라보면서 시큰해진 콧잔등 문지르게 되잖아요.


      그나저나 밥을 좀 묵어야 하는데... 냉장고에 온갖 고기, 채소들이 가득하고 음식 솜씨도 있는 편인데, 너무~ 아무것도  안 먹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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