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크 부자 옆으로 굉음을 내며 사슴떼가 지나간다. 이후 영화에서 '숲 속에 숨어있는 감염자들'의 적외선 촬영 영상이 계속 나온다. 이들은 자기들끼리 이상한 소리를 내며 사슴 한마리를 게걸스럽게 뜯어먹는다. 이 부자에게 사슴은 공생할 수 있는 자연의 일부이지만 감염자들은 그렇지 않다. 감염자들은 영화의 이미지로는 위험하고 물리쳐야 하는 존재다.
이들은 어떤 집을 수색한다. 쓸만한 가재도구가 없나 살피던 제이미는 프리스비를 발견하고 좋아한다. 어느 방의 문을 열고 이들은 거꾸로 매달린 남자를 발견한다. 그 남자의 몸에는 JIMMY라는 이름이 새겨져있다. 그 남자는 이미 감염이 되어서 꿈틀거리고 있다. 제이미는 이 감염자는 더 이상 '이성이 없다'고 하며 죽이라고 한다. 스파이크는 망설인다. 영화는 다시 질문한다. 인간에게만 이성이 있는 것일까. 그렇지 않은 존재들은 인간이 생명을 앗아도 되는 것일까.
영화가 던지는 두번째 질문이다. 스파이크는 첫번째 감염자, 슬로우 로우는 그래도 죽일 수 있었다. 그들은 문명인의 외양을 갖추지 않고 땅을 기어다니며 짐승에 더 가까웠다. 그러나 매달린 이 감염자는 '사람이었다가' 감염된 존재이다. 즉 옷을 입은 채로 명백하게 사회인의 외양을 하고 있다. 천장에 매달려있어서 이 부자를 습격하지도 않았다. 사나워보이지만, 이 '사람'을 스파이크는 아직 죽이고 싶지 않다. 제이미는 스파이크에게 계속 죽이라고 한다. 이제 이 것은 더 이상 야생동물을 향한 사냥조차 아니다. 거꾸로 매달려있는 사람을 죽이는 것을 인간사회에서는 '사형'으로 구분한다. 제이미는 지금 스파이크에게 계속 사형을 집행하라고 하고 있다. 영화는 인간으로서 인간을 죽이는 이 행위를 교육하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 여기서 주저없이 죽일 수 있어야 훌륭한 사람이 되는 것이라면, 그렇게 망설임을 버릴 때 함께 버리는 것은 무엇일까?
매달린 감염자는 계속 꿈틀대고 그가 매달려있던 천장 부분은 낡아서 무너진다. 달려드는 감염자를 제이미가 쏴 죽인다. 그들은 집을 나선다. 이들은 숲 속에서 죽어있는 사슴의 시체를 본다. 이 사슴의 시체에서 악취가 나고 구더기가 들끓고 있다. 이 장면은 스파이크가 보거나 경험한 게 아닌, 환상 속 적외선 장면의 감염자들과 연결된다. 그들은 정말로 사슴을 그렇게 게걸스럽게 먹었을 것이고 알파는 사슴의 척추를 뽑았을 것이다. 스파이크 부자가 보는 숲 속에서 관객은 계속해서 누가 다른 존재를 '살해한' 흔적들을 본다. 나무에 걸려있는 사슴의 척추를 보고 제이미는 알파의 존재를 언급하며 불안해한다.
제이미와 스파이크는 숲속에서 벗어나려 한다. 그들은 멀리 있는 동산에서 감염자 무리들이 하나 둘 나타나는 걸 확인한다. 제이미는 상황을 파악하고 스파이크와 함께 도망친다. 이것은 얼핏 보면 이 부자가 마침내 맹수와 조우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 영화에서 계속 작동하는 하나의 순서가 있다. 비감염자가 감염자를 죽이고, 그 다음에 감염자들이 죽인 비감염자를 쫓는다. 동족의 죽음에 분노한 감염자 무리가 살인자를 쫓는 것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스파이크는 숲 속에서 감염자들에게 정확히 활을 쏘지 못하고 이들은 폐허를 하나 찾아 간신히 도망친다.
스파이크 부자는 다락방에 숨어서 일단 밤을 보낸다. 스파이크는 활을 제대로 쏘지 못한 자신을 자책하지만 제이미는 활을 제대로 쏘지도 못하는 어른들도 있다며 스파이크를 칭찬한다. 어차피 목적은 '첫 사냥'이었으니 잘 했다고 한다. 스파이크는 어느 곳에서 불을 발견하지만 제이미는 위험한 곳일 거라고 대답한다. 이후 스파이크는 잠에 든다. 그는 꿈 속에서 화살을 맞은 가면을 쓴 아이와, 물 한 가운데에 있는 어머니를 본다. 그리고 사슴떼가 집 바로 바깥을 뛰어다니는 광경을 본다. 집이 무너지기 직전 두 부자는 탈출한다. 이것은 단순한 피난처의 파괴일 수도 있지만, 집으로 대표되는 home이 무너진 시각적 은유는 아닐까. 아버지의 질서 아래에 세워진 home이 이제 더는 버티지 못한다는 신호라면 스파이크는 다른 선택을 해야할 것이다.
화살이 떨어진 부자는 숲 속에서 해변으로 향한다. 첫 출정에서 죽여도 보고, 쫓겨도 봤다면서 제이미는 아들을 대견해한다. 그들은 부츠를 목에 걸고 섬으로 돌아간다. 이 때 영화는 알파를 비추고 그의 주위에는 수많은 새떼가 날아다닌다. 스파이크 부자가 섬으로 향하는 유일한 육로를 따라 걷고 있을 때 그들의 머리 위로 새떼가 날아간다. 그리고 등장한 알파가 이 부자를 쫓기 시작한다. 알파는 동물을 조종하거나 이들과 소통할 수 있는 것처럼 암시된다. 어쩌면 이 영화 속의 자연이란 감염자들을 포함한 그 자체가 자연이 아닐까. 그 자연 속에서 비감염자가 이성의 유무를 가리고 죽여도 되는 존재를 추려내는 것은 어떤 오만이 아닐까. 스파이크 부자는 필사적으로 뛰기 시작한다.
영화는 계속해서 마을의 파티 장면과 이 부자가 쫓기는 장면을 교차편집으로 보여준다. 스파이크 부자가 겪는 상황과 축제를 벌이고 있는 사람들의 상태는 전혀 조응하지 않는다. 이 부조리한 편집 속에서 영화는 묻는다. 감염자를 죽이고 귀환하면 그것은 축하할 일인가? 죽고 죽이는 행위를 겪는 사람들을 맞이하며 떠들썩하게 신을 내는 게 정확한 반응일까? 혹은 죽음이라는 사건의 무게를 일부러 모른 척 하며 한 공동체가 계속 죽이는 행위를 부추기는 것은 아닐까?
알파가 이 부자를 거의 따라잡았을 때 마을의 경비대는 화살을 쏘고 강한 쇠궁을 적중시켜 알파를 물리친다. 제이미는 계속해서 문을 열라고 하지만 마을은 원칙에 따라 이들에게 바로 문을 열어주지 않는다. 이들은 감염되지 않은 상태를 확인받고 결국 입성한다. 그렇게 이 부자의 첫 본토 원정은 일단락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