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티 봤네요

1984년에 개봉해서 41년만인데 이번엔 41주년 기념 어쩌구 하는 소리는 없더군요.
숫자가 애매해서 그런지 시집에서 몇년전에 상영해서 임팩트 떨어진다 싶어서 그런건지...


-그때는 몰랐는데 지금 보이는 것들이...

엘리엇이 처음 나올때 마이클과 친구들이 디앤디를 하고 있습니다. 엘리엇도 끼고싶어하지만 형들이 놀리기만 하고 끼워주진 않습니다. 마이클한테 부탁하니까 '스티브가 GM이라서 전권을 가지고 있으니까 걔한테 이야기하라'고 합니다.
결국 게임에 못낀 엘리엇은 그걸 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가 나중에 이티와 관련해서 자기가 전권을 가지고 있다고 영화 내내 반복해서 이야기합니다.
엄마가 와서 '그 게임은 대체 어떻게 이기는 거냐?'하고 물으니 아이들이 '이기는 게 아니고 인생같은 거'라고 이야기하네요.

근데 당시 디엔디가 애들 사이에서 크게 인기를 끌었지만 아이들 정서/교육에 좋지 않다고 욕 엄청 먹었어요. 엘리엇을 끼워주지 않은 건 그걸 의식해서였을지도?

일리엇이 이티를 방에 데려와서 자기 장난감 자랑을 할때, 전부 다 스타워즈 피겨들입니다('얘들이 전쟁도 한다'ㅎㅎ). 첫개봉때는 우리나라 애들이 알만한 만화캐릭터로 싹다 바꿨더랬는데 이번엔 이름을 다 직역했네요. 그래봐야 사람들이 알만한 이름은 랜도 칼리지안 뿐이지만...

중간쯤에 마이클이 오락실에서 아스테로이드 신기록을 세운 친구 이야기도 하고....

지금은 80년대의 추억이 된 것들인데 우리나라에 해당되는 건 하나도 없네요.
그무렵에 디앤디 아는 사람은 극소수였고... 학교 친구중에 캐나다에 이민갔다 돌아온 넘이 있어서 그넘이 학교에 디앤디를 보급시키려고 나름 노력했지만 실패했습니다ㅎㅎ
스타워즈 영화는 알더라도 거기 나오는 마이너 캐릭터/외계종족들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었을테고
우리나라 오락실에는 갤러그가 수억대씩 깔려있었지 아스테로이드는.... 전 mame에서 처음 해봤어요ㅎㅎ

-아마도 4케이 복원일 건데
화면은 상당히 아쉬웠습니다.
깔끔한 장면과 그렇지 않은 장면의 편차가 심했어요.
밤에 안개깔린 장면이 무척 많이 나오는 영화인데 이게 디지탈과 상극이거든요. 요즘 찍은 최신작에서도 안개를 풀면 썩 만족스런 그림이 안나오는데 오래된 필름에서 긁은 영상은 말할 것도....
제가 이 영화 처음 봤을때 영화 시작부분에 우주선에서 새어 나오는 빛이 만들어내는 그림이나 추적자들이 들고다니는 후레쉬 불빛 같은게 참 인상적이었는데... 그런것들이 전부다 부자연스러워 보였어요. smudge 툴로 문지른 것 같은 느낌에다.... 빛이 조각난 결정처럼 보입니다.

-사운드는 대형관/특수관은 아니라 출력이 아쉽긴 해도 그래도 극장에서 듣는 느낌은 났네요.
예전에 봤을때 국내에 돌비가 그리 많이 보급되었던 시절은 아니어서 모노로 봤던 거에 비하면 뭐...
존 윌리엄스의 최고 걸작이 이티라고 생각하는바, 그냥 음악만 들으려고 극장에서 보는 걸로도 손해볼 일은 없다고 생각해요.
특히 자전거가 처음 날아오르는 장면에서 갑자기 펀치를 때리는데 집에서 이런 느낌 절대로 안나요. 사운드트랙 음반으로 듣는 것도 느낌이 다르고(magic of halloween 트랙)

-자막은 80년대 버전이 좀 더 코미디를 잘 살리지 않았나 싶기도 해요.
엄마가 엘리엇이 술취했다는 전화를 받고 있을때 이티가 처음 말을 하고, 거티가 엄마한테 '말 해요'라고 이야기하자 엄마가 하는 말이 옛날 자막에선 '취해도 말은 하겠지' 였는데 이번엔 그냥 '당연히 말하지'라고 직역으로 나왔어요. 이번 번역이 원어를 더 충실히 옮긴 거긴 하지만 구번역이 좀 더 의미전달이 잘 되지 않았나 싶은데... 

-에리카 엘레니악이 생각보다 화면에 많이 나왔더군요. 얼굴로 화면을 꽉채우는 장면도 있고, 그대로 컸는데.... 베이워치 이후로 하향한 것 같네요.

-대체로 자막에 큰 문제는 없었다 싶지만 눈에 띄는 확실한 오역이 있었는데
엘리엇이 이티를 자전거 갱들한테 소개하고는 우주선으로 데려가야한다고 하자 그렉이 '그냥 광선이동(Beam up)하면 안되니?'라고 한걸 자막에선 '몸에서 광선도 나가니?'라고 나왔어요. 번역하신 분이 스타트렉 팬은 아니었던듯...ㅎㅎ (여담으로 죠스에서도 USS 인디아나폴리스를 항공모함이라고 오역한 게 나왔었던....)

-자전거가 두번째 날아오르는 장면에선, 80년대엔 온극장안에 박수소리가 울려퍼졌는데 지금은 그럴 일 절대로 없겠죠.
    • 솔직히 다시 보고 싶긴 한데, 혼자 보러가기는 좀 그렇기도 하고 그렇네요 ㅎㅎㅎ




      모여라 꿈동산의 ET 드라마 같은 걸 요즘 다시 공중파 같은데서 틀어주면 어떤 반응이 나올지 좀 궁금하긴 합니다. 



      하지만 일단 이런 노래부터 인식하고 있어야 ㅎㅎㅎ


      별나라 왕자 ET와 황금연필 같은 괴이한 한국 애니메이션도 좀 그립기도 하네요.


      아스테로이드는 국내에선 정말 짧게 소수로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아마 호텔 오락실이나 남산 타워 지하 오락실 같은데 아니면 거의 없었을 거에요. 저도 아케이드 실기보단 애플판 이식판을 더 오래 했었던 기억이고요.


      D&D는 솔직히 당시엔 제목만 어디서 주워들어서 알았는데, 80년대에 해적판 보드게임 죨리게임 시리즈라던가에서 RPG스러운 보드게임들이 있어서 그런 스타일의 보드 게임인 줄 잘못알고 있던 때도 있었습니다. 허허허.




      :DAIN_

      • 외국에서 살다온 친구덕에 디앤디를 강제로(?) 하게 되었는데 걔가 한국어를 잘하는 편이 아니라 게임 설명을 제대로 못했어요. GM이 그모양이었으니 같이하는 애들도 별로 재미있다는 생각은 못했고 그렇게 몇편 하다가 말았죠.


        이티는 개봉하기 전에는 진짜 광풍이었는데 개봉시기가 늦다보니 정작 극장상영할 때는 붐이 다 식었던 것 같습니다.



        한희작의 이티 만화가 문득 생각나서 함 찾아봤더니 제가 기억하던 것과는 다른 게 나오네요.

    • 중간에 요다 분장을 한 아이가 나오는데, 이티가 같은 외계인인줄 알고 잠깐 따라가지요. 기억하기로는 이 영화를 통해 기억되는 배우는 엘리엇의 여동생 거티를 연기한 드류 베리모어가 아닌가 싶습니다. 스필버그가 대부도 했을 정도고.




      전에 로저 이버트의 위대한 영화에 나온 E.T편을 읽었는데 손자와 같이 보는 중에 E.T를 데리러 온 우주선을 보고 이버트의 손자가 "E.T의 엄마가 온거야" 라고 외쳤다는 이야기가 있었죠.(설정상으로는 원래 과학자라고 했던가) 스필버그가 카메라 위치를 아이의 시선에서 낮게 잡았다는 게 인상깊었습니다. 지금도 엔딩 생각이 나네요.

    • 애초에 난생 처음 극장에서 본 게 한국 첫 개봉 시절 이티이기도 합니다만. 대략 20여년 전 재개봉 때 친구들과 극장에서 봤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네요. 그땐 cg를 넣어서 이티 표정 만들고 총을 무전기로 만들고 그랬다가 팬들 실망 시켰었죠. ㅋㅋ 그래도 극장에 울려 퍼지던 테마 음악의 감동은 그야말로 전율 그 자체였고 또... 상영관에 저랑 친구들 밖에 없었습니다. ㅋㅋㅋ 딱 한 명 더 있었는데 중간에 나가 버리더라구요. 그래서 자유롭게 단관으로, 재벌 기분을 느끼며 봐서 더 즐거웠던 것 같아요. 하하.




      D&D야 뭐... 애초에 한국이랑은 잘 안 맞는 놀이가 아니었나 싶구요. 그렇게 막 자율성, 창의성 요구하는 보드 게임이 한국에서 흥한 적이 있었나 싶어요. 울티마 자유도도 부담스러워서 이스 하고 드래곤 퀘스트에 빠져들던 민족 아닙니까! ㅋㅋ (이건 드립입니다!! 라고 밝혀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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